아파트 관리, 투명하고 알뜰하고 진실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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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 투명하고 알뜰하고 진실되게!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3.12.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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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좌동 범양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이부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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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들은 인천지역 아파트 단지가 각종 비리로 얼룩지고 있다는 내용이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이를 기획수사하여 심각한 단면들을 파헤쳐왔다. 아파트에 만연해 있는 금품수수와 용역업체들 간 입찰 담합의 관행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서 완전 자유로운 곳도 있다. 가좌동 범양아파트. 모든 사항을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참으로 주민과 가까이하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있기 때문이다. 3년 전부터 입주자대표회의를 이끌고 있는 이부종(54) 회장을 만났다.
 
-앞으로 1년 후면 임기 끝나
“우리 아파트는 24년 된 아파트이고, 510세대에 약 2천여명이 살고 있다. 나는 2006년 7월에 입주했다. 바로 옆에 있는 진주아파트에 살다가 이사왔다. 거기서 회장을 6개월 하다가 이리로 왔다. 동대표 중에서 입주자들이 직접 선거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2년 하고, 연임해서 1년 했다. 연임이 한 번만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1년 후면 임기가 완전히 끝난다.”
 
-처음에 공고 낼 때부터 하자보수 10년 명시해
“옥상 방수를 빨리 해결해야 했다. 101, 102, 103동은 옥상에 우레탄을 안 깔고 104, 105, 106동은 우레탄을 깔았다. 방수 문제에 있어서 우레탄 깐 데가 더 문제였다. 바닥이 들고 일어나서 15층 방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큰 문제였고, 업체 서너 군데를 불러서 설명을 들었다. 그 가운데 특허 받은 데를 선정했고, 분당에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그곳은 시공한 지 10년 됐는데 상태가 참 좋았다. 그 아파트는 하자보증을 3년 해 주고 5년마다 공사를 하기로 했다고 하더라. 우리는 10년 하자보증 받았다. 방수공사를 하려면 우레탄을 다 끄집어내서 해야 하는데, 우리는 부분적으로 보수를 했다. 그 결과 지난여름을 지내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전에는 15층에 물이 새는 바람에 관리비에서 도배도 해드렸다. 이번에 특허 받은 데로 결정해서 10년 하자보증 받았다. 처음에 공고 낼 때 아예 하자보수를 10년 받는 걸로 했다. 5년은 건설공제에서 해주고, 5년은 회사에서 하는 걸로 공증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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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 직원들이 올 겨울에 장만한 제설기로 눈을 치우고 있다.
 
 
-제설기 두 대로 차량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지난해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와서 염화칼슘을 많이 썼다. 금액으로 500만원 넘게 들었다. 염화칼슘을 뿌리면 당장 제설은 되지만 차량이 망가지고 환경오염이 된다. 올해는 백포만 사고 250만원씩 하는 제설기를 두 대 구입했다. 차량도 보호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게 됐다. 마침 오늘도 눈이 와서 세 번째 사용했다. 덕분에 염화칼슘 많이 절약했다. 관리소 직원까지 나가서 눈을 치우고 있는데 힘들긴 해도 전보다 덜 힘들다. 눈 치울 때 비질이나 염화칼슘을 뿌리면 힘든데, 제설기로 하니 훨씬 낫다.”
 
-놀이터 모래는 해마다 소독하고 뒤집어줘
“놀이터는 몇 년 되면 시설을 검사 맡아야 한다. 놀이터와 관련해 공청회를 했는데, 주민은 우레탄으로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환경오염이 심각하다. 보기에는 괜찮지만 발암물질이 있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우레탄에 비해 모래가 비용 절감이 많이 된다. 모래 소독은 2년에 한 번 해야 하는데, 우리는 1년에 한 번씩 소독하고 뒤집어준다. 그러면 모래 밀도가 상당히 좋아져 부드럽다. 그냥 두면 딱딱해진다. 우리 아파트 놀이터는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개방한다. 야간에 청소년들이 들어와 담배 피울 수도 있고, 야생고양이들이 많아 놀이터에서 노는 애들한테 안 좋을 수도 있다. 고양이 습성이 모래에 똥오줌을 누기 때문에 차단하고 있다. 들어가지 못하도록 다 막아놨다.”
 
-공사업체에서 간판 기증 받아 옹벽에 설치
“공사업체에서 LED간판 두 개를 기증 받았다. 아파트 입구 옹벽에 간판을 추가해 붙였더니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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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도색할 때는 스티커로 주민들의 의견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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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을 바꾸면서 파이프를 재활용해 자전거보관대를 만들었다.
 
 
 
-가로등 몸통 파이프를 재활용해 자전거보관대 만들어
“자전거 보관대가 없어서 아파트 안에 몇 군데 만들었다. 특히 우리 아파트 배관들을 1층에 둬서, 1층은 창고로 쓰고 있다. 지난번에 구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가로등을 다 교체했다. 그때 버려지는 가로등 몸통 파이프를 재활용해서 자전거보관대로 썼다. 보관대는 105동과 103동쪽에도 만들어놨다. 아파트 옆에는 업체에서 12대짜리를 해줬고, 이번에 다른 업체에서 20대짜리를 해주기로 했다. 자전거를 한데 모아 깔끔해졌다.”
 
-우리 아파트는 비리가 일어날 수 없어
“우리는 2년에 한 번 외부 회계감사를 받고 있다. 아파트 비리가 일어날 수 없다. 부녀회도 1년 예산을 받아 집행해 준다. 부녀회에서는 봉사를 비롯해 여러 가지 일을 한다. 노인정도 구에서 지원받아 리모델링했다. 공동주택 지원사업이라고 해서 예산금으로도 쓰고, 자부담해서 리모델링했다.”
 
-우리 아파트는 가좌동에서 공기가 가장 좋은 곳
“우리 아파트는 교통이 약간 불편하다. 5번 종점이 있다. 하지만 살기가 참 좋다. 가좌동에서 공기가 가장 좋다. 철마산 줄기 아래 아파트가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 있으면서도 한적하고 고즈넉해서 좋다.”
 
-아침마다 아파트관리소 들렀다 출근
“하는 일이 많아 바쁜 편이다. 아파트 관리소는 아침 8시에서 8시 반 사이에 들른다. 전날 무슨 일이 있었나 보고 받고, 관리소장님한테 지시한다. 아파트는 입주자가 나서서 신경 써야 한다. 늘 신경을 쓰고 있어야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CCTV 15대 신설까지 포함해 29대가 모든 동선 파악
“CCTV 210만화소를 옥상에서 쏴준다. 차량 접촉사고도 많이 나도 식별할 수 있게 됐다. 신설 15대까지 해서 29대다. HD화면 풀 화면으로 옥상마다 두 대씩 설치돼 밑으로 쏴준다. 모든 동선이 다 보인다. 사각지대가 없게끔 했다.”
 
-주간에는 외부차량이 주차
“아파트마다 외부차량이 못 들어오게 차단기를 설치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야박하게 굴 필요가 없다. 우리 아파트는 외부 차가 들어와도 그렇게 많이 들어오지 않거니와, 들어와도 낮에는 출근하는 차량이 많아 괜찮다. 대신에 야간에는 단속을 하고 있다.”
 
-번호 키 만들지 않아 경비절감
“참, 우리 아파트는 현관마다 번호 키를 만들지 않았다. 경비 절감 차원에서 괜찮다.”
 
-뭐든 주민에게 물어봐서 시행
“아파트를 도색할 때는 세 가지 시안을 갖고 주민에게 물어봤다. 동별로 스티커를 붙여 의견을 물어봐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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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마다 똑같은 깔개는 미끄럼을 방지하고, 통일성으로 깔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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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동과 105동 사이 계단에 덮개를 씌어 미끄럼을 방지했다.
 
 
-아파트 전체를 위해 리베이트식으로 받아
“모든 걸 투명하게 하니까 비리 문제가 생길 수가 없다. 공사를 최저 입찰해도 리베이트를 받지 않는다. 아파트 전체를 위해서는 하나씩 받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절대로 받을 수 없다. 그 동안 공사업체로부터 리베이트식으로 받은 건 자전거보관대, LED간판, 104동에서 105동 올라가는 데가 미끄러워서 덮개를 씌운 건 받았다.”
 
-LED가로등 설치로 비용 절감
“LED가로등은 우리 돈이 많이 들어갔지만 공동전기 비용이 절감됐다. 모양도 튀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예쁘다.”
 
-우리 아파트는 야외 정원
“우리 아파트는 조경도 잘 돼 있다. 신경 써서 잘 자라도록 돌본다. 작년에는 모과나무 한 그루가 병들어 죽기 직전이었는데 전문가한테 문의해서 살렸다. 봐라, 우리 아파트는 야외 정원에 온 것 같지 않나.(웃음)”
 
-효율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생각해
“아파트 현관 앞이 미끄럽지 않도록 전체적으로 똑같은 걸 다 깔았다. 눈 오고 비 오면 미끄러워 위험할 수 있다. 담요 같은 걸 깔면 좋기도 하지만 보기에 안 좋다. 게다가 반영구적이라 비용이 더 드는 것도 아니다.”
 
-효율적인 주차라인으로 바꿔
“주차라인도 몇 군데 바꾸었다. 이중주차를 막으려고 대각선으로 주차선을 그렸더니 열네 대가 더 주차할 수 있다. 이중주차가 없어져서 주차하거나 빼는 데 신경전을 벌일 필요도 없다. 길이 넓어져 오가는 차들이 편해졌다.”
 
 
인터뷰가 거의 끝날 무렵, 관리소 직원이 제설기로 눈을 치우고 들어왔다.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시원하게 대답했다. “제설기 운전은 힘들지 않아요. 물론 기계니까 오작동이 일어날까봐 조심한다. 좀 더 숙달이 되면 괜찮을 것이다. 비질하거나 염화칼슘을 뿌리면 네 시간도 더 걸리는데, 제설기를 쓰면 두 시간이면 충분하고 구석구석까지 치울 수 있다. 또 염화칼슘은 한 번 쓰면 끝이지만 제설기는 계속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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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양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이부종씨.
 
 
이 회장은 하는 일이 많다. 지난주에 가좌2동 주민자치위원 위원장 임기를 마쳤다. 그렇다고 그가 일로부터 홀가분한 건 아니다. 여러 단체에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고, 성당 활동도 열심히 할 것이고, 무엇보다 사업가로 날마다 바쁠 것이다. 한 가지 일을 제대로 해내기도 버거운 사람이 많은데, 그가 여러 가지 일을 다 잘 할 수 있는 데는 타고난 ‘부지런함’과 ‘성실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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