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적 정의로의 변화-학교가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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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적 정의로의 변화-학교가 변해야 한다
  • 이수석
  • 승인 2014.01.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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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 인천교육미래찾기(39)
회복적 정의로의 변화-학교가 변해야 한다 (1/2)
 
이수석(석남중학교, 인천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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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1 학생과 교사, 그리고 응보적 정의
 
학생1 : “저희가 교무실에 들어가자 몇몇 선생님들이 또 너희냐? 사과하러 온 아이가 화장도 하고 치마도 규정에 어긋나게 하고, 머리는 또 왜 그 모양이냐?” 라며 야단을 치더라고요. …… 그러니 저희가 열 안 받겠어요? 정말 학교 오고 싶지 않아요.“
교사 : “이 자식들이! 너희들의 지금 모습이 뭐냐? 반성의 기미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더 야단맞지 않은 게 다행이지”
학생2 : “…아니 선생님은 또 왜 이러세요. 제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았잖아요. 저흰 정말 억울해요.”
교사 : “……이거 봐라. 이거 봐! 너희들이 선생님이라면 화나지 않겠니?”
학생들 : “……그래요. 선생님들은 왜 저희들만 문제가 있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들 하시잖아요.”
교사 : “……지금, ○○○ 선생님에게 가서 지금 사과해라. 이런 문제는 시간을 끌면 끌수록 골이 깊어지는 거야. ……지금 가서 사과하는 거다.”
학생들 : “……예, …그럴게요.”
 
 
상황2 학생과 교사, 그리고 회복적 정의
 
학생1 : “저희가 교무실에 들어가자 몇몇 선생님들이 또 너희냐? 사과하러 온 아이가 화장도 하고 치마도 규정에 어긋나게 하고, 머리는 또 왜 그 모양이냐?” 등의 이야기를 하며 야단을 치더라고요. …… 그러니 저희가 열 안 받겠어요? 정말 학교 오고 싶지 않아요.“
교사 : “…… 담임선생님을 만나러 교무실에 갔는데, 주위에 있던 선생님들이 다 한마디씩 하며, 너희들에게 뭐라 했기 때문에 화가 났다는 이야기니?”
학생2 : “그렇다니까요. 선생님이라면 화나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욕이 나왔어요. 전 사실 선생님께 욕한 게 아니거든요. 요즘 저희들 말버릇이 그래요. …그랬더니 그 선생님께서 오해를 하고, 소리를 지르며, 욕도 하고 야단도 치잖아요.”
교사 : “……화가 나서 너도 모르게 욕을 했는데, 그걸 오해한 선생님이 너에게 욕을 하고 소리를 질러서 너도 화가 나서 선생님하고 싸웠다는 말이구나.”
학생들 : “그래요. 선생님들은 왜 저희들만 문제가 있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들 하시잖아요.”
교사 : “……나중에, ○○○ 선생님이랑 함께 만나서 이야기해도 괜찮겠니? 너희와 ○○○ 선생님이 만나서 서로 간에 오해를 풀고, 맺힌 것을 풀었으면 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학생들 : “좋아요. 만나서 이야기하죠. 뭐.”
교사 : “……그럼 ○○○ 선생님이랑 시간 약속을 정해서, 오늘 이 자리 자기성찰실에서 함께 만나도록 하자꾸나. 시간은 너희들과 ○○○ 선생님 일정을 보아서 잡아도 되겠지? ……그럼 그 때 보자꾸나. 오늘 고생들 했다.”
 
변화의 정의
 
‘세상은 참으로 많이 변화했다.’ ‘세상은 참으로 많이 변했다.’의 표현 중, 일반적으로 쓰는 표현은 ‘변했다.’이다. 변화(變化)에서 변하다는 변(變)자는 물리적 변화를 말한다. 고쳐지다 화(化)자는 화학적 변화를 말한다. 그래서 변화라는 말은 물리적 화학적 변화 모두를 일컫는 말이다.
 
인간이 이 지구상에 출현하여 문명을 이루면서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그 삶의 모습은 참으로 많이 변했다. 구석기 시대나 신석기 시대, 청동기와 철기 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이 변했다. 그리고 지금의 사회는 그 변화가 너무도 심하고 빠르다.
내가 교편을 잡을 때인 1990년만 해도, 은행과 동사무소 가서 한참을 기다려 수수료를 내고 업무를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으로 송금하고 수수료를 지급하고 필요한 업무를 다 볼 수 있다.
사람이 사는 환경은 많이 바뀌었어도 입고 먹고 자고 싸는 생존을 위한 생물학적 활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 바로 ‘변(變)한다’는 말의 뜻이다. 자연 속의 일반적인 변화는 물리적 변화인 변(變)을 말한다. 이제는 학교가 변해야 한다. 학교와 관련된 교사, 학생, 학부모, 그리고 학교와 관련된 모든 사람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
 
양적 질적인 변화의 시기 청소년기
청소년기를 일컬어 ‘질풍노도의 시기’‘제2의 탄생기’‘이유없는 반항기’ 등의 말로 표현한다. 청소년기는 신체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이룬다. 학자들은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호흡과 기본생활을 담당하는 변연계와 사회생활을 하면서 확산되고 안정되며 발달하는 대뇌피질이 조화롭게 적응해야 할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육체적 변화의 속도는 빠른데, 그 변화를 수용하는 정신적 변화의 속도는 느리다. 이 변화를 미처 수용하지 못한 아이들은 정서적인 불안감을 갖는다. 그리하여 신경질적이고 자신의 감정조절을 데대로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은 기성세대들이라면 당연시 여길 법과 질서에 대해서 ‘왜 그래야 해요?’‘제가 교칙을 정하지 않았는데요?’‘왜 어른들은 저희들 말을 듣지 않는거죠?’ 등의 질문을 던지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갈등한다. 그 갈등을 자신의 입장으로 잘 정리하면 청소년기를 잘 보내고 자신의 꿈과 진로를 찾기 위해 안착한다. 하지만 그 갈등을 이해해 주지 못하고, 대화해 줄 사람이나 안내자를 만나지 못하면 이 학생은 방황한다.
 
사회와의 갈등, 기성세대와의 갈등, 친구와의 갈등, 부모와의 갈등, 학교 제도와의 갈등, 질서와 도덕, 그리고 법과의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청소년기에 지금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하고 있다. 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들은 아파하고 방황한다. 그 방황하는 청소년이 지금 이야기하고 있다. 부탁하다 못해 아우성치며 소리치고 있다.
 
“제발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전 지금 몹시 힘들어요. 절 도와주세요.”
 
모든 것은 변한다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변하는 것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아니 이 세상 모든 사물은 변한다는 말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따라서 이 세상 모든 사물은 변한다는 말은 참이면서 동시에 거짓이기도 한 딜레마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예외 없는 규칙은 없다는 말도 참이면서 동시에 거짓이 되는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학생과 교사는 학교에서 배우고 가르친다. 이 배움은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어제의 나는 책상 위에 빗금을 그어놓고 보상적 정의를 배우고 실천했던 학생이었다. 오늘도 나는 응보적 정의를 갖고 교단에서 수업을 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보상적 정의만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다. 그리하여 새로운 회복적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사회는 너무나 빨리 변하고, 다양해졌다. 더 이상 응보적 정의만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따르라고 할 수 없다. 이제는 학생들에게 회복정 정의를 가르치고 느끼고 체험시켜야 한다. 그래야 이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해지고, 이 세계가 조금 더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회복적 정의를 이 사회에서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가? 학교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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