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風 열기속으로
상태바
女風 열기속으로
  • 관리자
  • 승인 2014.03.09 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성칼럼] 조연수 / 시인

PBQHjju7yZrdGtF8ClqxP6.jpg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재미있는 카톡을 받았다. 처음엔 한자 숙어를 왜 보냈나하고 의아했는데 읽다보니 웃음이 터졌다. 몇 가지 소개를 하자면 이렇다. 인명재천을 인명재처(人命在妻)라하며 사람의 운명은 아내에게 달려있다. 가화만사성을 처화만사성(妻和萬事成)이라하고 아내와 화목하면 만사가 순조롭다, 천하태평을 처하태평(妻下泰平)이라하며 아내 아래 있을때 모든 것이 평온하다. 맹모삼천을 맹처삼천(猛妻三遷)이라하며 맹렬한 아내는 육아를 위해, 부동산 투자를 위해, 자녀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를 한다고 한다. 이런 말들이 우스개소리로 떠돌지만 이면에는 부부 사이에서 여성의 위치를 말해주고 있다. 이것이 요즘 시대의 흐름이든 아니든 여성성과 남성성이 고유하게 인정받기보다는 경제적인 이유 혹은 능력 위주의 평가 시대에 부합하는 분위기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여성 남성의 경계를 허물고 이익을 가져오는 사람이 기득권을 갖는 사회가 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女風 열기 속에 대한민국도 여성대통령이 활약하면서 그 흐름을 타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회적으로 여성의 위치가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얼마 전 예술계 법조계 경제계 등 각 분야의 여성1호 리더들이 모여 의기투합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들은 여성의 능력이 필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은 결과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또 여성들이 많이 발탁되기 위해서는 관리자를 양성해야한다고 강조하며 사회 전반적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많은 이들이 여성시대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특정 분야에서는 여성의 위치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얼마 전 공군사관학교에서 수석 졸업대상자가 여생도인데 남생도와 순위를 바꾸어 수상자로 결정했다가 성차별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여생도를 최종 수석졸업자로 다시 선정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그런데 불과 이 일이 있은 며칠 뒤 육군사관학교에서도 여생도가 수석 대상자가 되자 성적 평가기준을 바꾸어서 남생도를 수석졸업자로 선정하려했다. 그러나 여생도들의 반발과 함께 공사의 사건을 의식해서 성적 평가기준을 내년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웃지 못 할 일들이다. 권위 있는 공 기관에서 아직도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평가를 받아들이지 못하다니. 혹여 그곳이 군인이라는 특정 직업군이어서 그런가라고 여길 수 있으나 이것은 엄연히 고지식한 방식의 개념일 뿐이다. 분명 평가 기준은 공정하게 적용 했을 터인데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기관의 전통 때문에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러나 여성 우위 사회로 가는 것에 우려되는 점도 있다. 무조건 여성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아니라 각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는 사람이 공정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옳을 것이다. 여성 시대라는 이유로 혹여나 남성이 설 자리가 없어지거나 예전 여성들이 받았던 불이익을 남성들이 역으로 받는 예를 번복해서도 안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개개인이 공정하게 인정받는 차별 없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