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탄생' 인천발전연구원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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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탄생' 인천발전연구원을 기다리며…
  • 이문일
  • 승인 2010.07.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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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일 칼럼] '인천의 발전'을 생각한다

시민들에게 "인천발전연구원이 뭘 하는 곳이냐"고 물으면 "모른다"고 답하기 일쑤다. 그만큼 해온 일이 시원치 않다는 얘기일 터이다. 물론 일을 수행하면서 '티 나지 않게' 묵묵히 하는 것도 '미덕(美德)'이라면 미덕일 수 있다.

하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인천발전연구원은 말 그대로 인천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실행하는 아주 중요한 기관 중 하나다. 연구원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시민들의 실생활과 접목해 '써 먹을' 수 있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인천발전연구원에서 내놓는 상당수 '발전계획'과 '현안연구'들은 그저 '계획'과 '연구'에 그쳤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새삼 "인천시의 요구에 순응하고, 관료들의 입맛에 맞추는 데 급급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인천시의 '하청기관'에 머물고 있다는 비아냥이 연구원 내부에서조차 흘러 나오는 형편이다. 용역이다 뭐다 해서 인천시가 하라는 대로 따랐다는 말이다. 이래 놓고 무슨 '인천의 발전'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물론 인천발전연구원이 이렇게 전락(轉落)하기까지에는 인천시의 책임이 크다. 계속 연구원 원장을 임기가 끝난 인천시 행정부시장으로 앉힌다든지, 연구원들이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든지, 인천시의 잘못은 많다.

인천시에서 주요 업무를 보던 이를 연구원 원장으로 임명한다는 건 독자적인 연구원의 일보다는 시 업무의 연장선에서 일을 처리하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여기에 연구원들은 '인천의 발전'을 위한 연구에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상부와 인천시의 눈치를 보며, 정작 나름대로 계획한 일들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천발전연구원이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인천시 하청이나 맡아서 일한다면, '있으나 마나' 한 존재다. 결국 시민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다.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가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현재로선 인천발전연구원은 인천 최대의 '싱크탱크'가 모여 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인천발전연구원이 제 구실을 하려면, 합당한 권한과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시 공무원들이 인천발전연구원을 단지 시 정책을 보조하는 하부기관 쯤으로 여기고, 부당한 간섭을 일삼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이러한 습관과 타성 탓에 고급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인천발전연구원의 몫을 빼앗지 않았나 인천시는 뼈아프게 반성할 일이다. 자성(自省)하지 않으면, 인천시의 앞날에는 '잿빛'만 무성할 뿐이다.

민선 5기를 맞아 인천시 체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인천시뿐만 아니라 산하 기관과 단체 등의 조직이 확 바뀔 터이다. 하지만 각 조직이 바뀌어 나가면서 '정체성 확립'은 꼭 필요하다. 

인천발전연구원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길 바란다. 아니 완전히 다르게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모든 시민이 갖고 있는 희망이기도 하다.           

엊그제 부산발전연구원에선 제7대 원장에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출신을 기용했다. 설립된 지 18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연구기관 출신 원장을 맞았다고 한다. 당연히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고, 부산시민들이 거는 기대도 남다를 수밖에 없겠다. 인천시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일이다. 

효율적이고도 체계적인 연구로 인천의 발전을 꾀하려고 설립한 인천발전연구원은 이제 그에 걸맞은 일을 해야 한다. 지역을 위해 다양한 정책 어젠다 발굴과 현안 연구를 통해 시민들이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 다방면에서 인천시와 적극적으로 협조하되, 비판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윈-윈'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의 '환골탈태(換骨奪胎)'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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