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세워질 평화의 소녀상
상태바
인천에 세워질 평화의 소녀상
  • 최문영
  • 승인 2016.08.14 15:5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칼럼] 최문영 / 인천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 홍보위원장·인천YMCA 정책기획실장

<'인천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가 지난 6월8일 발족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던 모습>

“그 어마어마한 군인들이 강제로 달려들 적에는 정말 기가막혀 입술을 깨물고 도망을 가려고...뿌리치고 도망을 나오다가 붙잡혀서 끌려가면 말이 안 나와요.. 그때 생각을 안 해야지 하면은.. 내 마음이 아주 그냥 어떻게 할지를 모르고..”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故 김학순 할머니가 대중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서 일본 정부를 향해 증언한 내용이다. 올해로 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증언한지 25년이 됐다.

 

김 할머니처럼 일본군에게 끌려가 고통을 겪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지난 2012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는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정했다.

 

일제강점기는 한민족의 반만년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치욕과 상처를 안겨주었다. 역사왜곡과문화말살은 물론 일제가 자행한 만행 중 일본군 위안부는 우리 민족 뿐 아니라 세계사적으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폭력이자 인권유린 행위였다.

 

지금이라면 초중교학생 정도의 어린 소녀들이 일본 군인들에게 끌려가 전쟁터에서 성노리개가 됐다. 한반도의 소녀들은 피기도 전에 짓밟혔고 수십 년의 세월을 고통 속에 살아야만 했다.

 

일제만행의 피해자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눈을 감기 전 소원은 일본으로부터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배상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과거를 사죄하지 않은 채 보상비 10억 엔을 운운하며 그 대가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 1천회를 맞은 2011년 11월 1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중심이 된 시민 모금으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으로 세워졌다.

 

소녀상은 높이가 130cm이며 치마저고리를 입고 짧은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의자에 앉은 채 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군에 끌려갔던 14∼16세 때를 재현한 것이다. 또 소녀상의 옆에는 빈 의자 하나가 놓여 있는데, 이는 할머니들의 고통에 공감해 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은 이후 국민 모금 등으로 전국 40여곳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립공원 등 해외에도 여러곳이 세워져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실상을 외부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대도시 중 유일하게 건립되지 못했던 인천에도 평화의 소녀상에 세워진다.

 

인천은 인구 300만의 국내 제3의 도시이자 일본의 침탈이 시작된 곳이다. 전쟁과 분단의 피해를 지속적으로 견뎌낸 도시이시도 하다.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인천시민의 마음을 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로 ‘인천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가 인천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되었고 10월 중순 건립을 목표로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6월 중순 발족식을 시작으로 1억원을 목표로 한 모금운동은 두 달여만에 5천만원 가까이 모아졌다. 거리모금 및 시민단체 회원들의 작은 참여로 채워진 금액이라 그 의미는 더욱 크다.

 

건립 장소에 대한 고민도 했다. 중구청과 옛 시민회관터, 부평공원과 종합문화예술회관 광장 등 주요 후보지를 놓고 시민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가장 많은 응답율을 보인 부평공원과 종합문화예술회관 광장이 최종 후보지가 됐고 결국엔 종합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에 건립하는 것으로 정리되어 관계부처와 협의중에 있다.

 

인천에 세워지는 소녀상의 모습은 일본 대사관 앞에 처음으로 세워졌던 좌상이 아니다. 대부분의 시·도에 먼저 세워진 소녀상은 동일한 모습의 복제판인데 반해 인천의 소녀상은 서있는 모습의 순수 창작물이 될 계획이다.

 

움켜진 손은 부끄러움이 아닌 당당함을 표현하게 된다. 앉아 있기 보다는 서서 하늘을 응시한다. 10월이면 인천에도 소녀상이 세워진다. 소녀상 건립기금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이름도 동판에 함께 새겨진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자는 그 역사를 다시 살게 된다. 우리세대, 다음세대 모두 역사인식을 같이하여 이와 같은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있는소녀상? 2016-08-16 14:29:19
정대협하고 얘기는 하고 세우는 건가?

남풍 2016-08-15 21:23:04
순수 창작물이라는 것이 마음에 걸리네요.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가질지 보장이 안된다는 말이니..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