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배로 갯벌의 죽음과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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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배로 갯벌의 죽음과 아버지
  • 주성준
  • 승인 2017.10.28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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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주성준 / 전 인천대 예술경영학 외래교수

얼마 전에 수봉공원에서는 인천시민들을 위한 문화축제가 있었습니다.
여러 단체들이 모여 요즘 가뜩이나 어렵고 힘겨운 어르신들과 남녀노소 시민들과 함께 어울려 하나 되어 어울리는 자리였죠. 전통 해학을 담은 꽃도깨비 퍼레이드 및 다양한 연극 공연 등이 어우러져 다들 그 동안의 시름을 잊고 화기로운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동양화학 옆, 남구 독배로(학익동)에 30여 년 째 살고 있는 주민으로서 인천대학교에서 '예술경영학 초빙교수'로 근무하기도 했었죠.

저희 집 바로 옆은 예전에는 나즈막한 언덕 위 바닷가였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끝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30여 만 평의 갯벌과 갯마을아낙네들이 잡아서 손질한 조개더미들이 집 앞 바닷가 길옆에 산처럼 쌓여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버스정류장 이름이 조개고개라고 합니다. 술도 못하시는 아버님은 그곳에서 집밖에도 거의 나가시지 않고 30년을 넘게 사셨습니다.
아버님은 이북에서 피난 오셔서 갖은 고생을 다 하셔서인지 평소에 기침과 천식이 심하셨습니다. 그러다 목 혈관이 막혀 급히 수술을 하셨고, 요양원에 계시다가 다시 큰 수술을 하시고 결국 혈액암(백혈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동양화학 바로 옆에서 살면서 접한 굴뚝 연기와 동양화학이 집 뒤 30여 만 평 갯벌을 매립해서 15m 높이로 수 십 년간 포장도 덮지 않고 쌓아놓은 폐석회가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그때는 환경병이니 재해보상이니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80도 못사시고 고생만 하시다 가신 아버님을 생각하면 눈물만 나곤 했었죠.

이번 축제 공연에 게스트 공연자로 나가게 된 저는 아버님에 얽힌 추억을 얘기하면서, 동시대 삶을 사시고 계시는 어르신들 그리고 그분들의 아들 손녀들을 위해 마음을 쉬고 소통할 수 있는 구민들의 공간을 동양화학이 배려해 주었으면 하는 의견을 강연했었습니다.

아버님세대들이 몸 바쳐 일했었고 인천경제의 주축을 이루었던 동양화학, 그 추억어린 향수가 담겨있는 모뉴먼트인 높은 굴뚝과 엔틱한 옛 건물들을 리모델링해서 구민들의 문화 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게 제 이야기의 취지였습니다.
독일에는 발전소를 리모델링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가 된 박물관이 있고 광명에서는 탄광동굴을 미술관으로 꾸며 관광 수익을 선도하고 있죠. 용산의 석유비축기지도 미술관으로 거듭난다고 합니다.

싫어하는 사람들도 소수 있겠죠. 신규 건축을 해야 수백억대 이상의 돈을 버는 건축업자들이겠죠? 이러한 유착관계를 끊고 시민들과 진정한 소통과 스토리가 있는 문화를 추구하는 것이 남구가 살길입니다.

얼마 전 통계에서는 대한민국의 '자치단체'중에서 자살율과 다양한 문화향유 등에서 가장 살기 힘든 곳이 바로 인천 남구라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헬(hell)조선 중에서도 가장 핵심자리가 바로 헬남구 라는 겁니다!
세계 자살률 1위는 한국이죠. 거기다 스트레스에 의한 음주, 위스키수입률, 교통사고율도 세계 1~10위를 다툽니다.
학문적 소양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나이 차이나 학생과 교수관계, 갑을관계에 의해 ‘할 말도 못하고 가슴에 못이 박히는게 미덕’으로 여겨져 생긴 ‘화병’도 학술적 학명이 한국어 ‘hwa-byung'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한국이 그 발생지이고 종주국입니다.

이러한 소통의 결여가 가장 심한 곳도 인천 남구가 아닐까요? 그리 보면 세계에서 문화적으로 가장 낙후된 지옥과 같은 곳이 남구입니다. 구의회와 시, 남구 주민들과의 소통의 결여가 이러한 남구를 만든 것입니다.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문화예술을 전공하고 외래교수를 역임했었던 저는 이러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기위해 이번 남구문화예술축제에 공연을 흔쾌히 허락하였고 할 말을 했었습니다.

제가 마이크를 놓고 무대에서 퇴장한 직후 공연 중인데도 소란을 피우고 갑질을 한 공직자들이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L구의회 의장, L구의원, P구의원...

L구의회 의장은 공연 중인데도 축제위원인 문화원장에게 닦달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문화예술과장에게 예술감독을 불러오라고 갑질, 공연 중인 작품을 보고 있는 관중을 깡그리 무시하고 예술감독을 '훈계'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자기와 생각이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공연 중에 소란을 피우는 것도 모자라서 공연 연출 중인 감독을 불러다가 훈계를 하는 막돼먹은 인간들이 구민들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큰 소리를 치고 의자를 박차고 나간 L구의원 때문에 공연 중이던 김현자 배우가 놀라서 대사를 까먹고 앞뒤를 바꿔서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L구의원은 나가서도 큰 소란을 피웠다고 합니다.

또 P구의원은 구의회 의장이 소란을 피우는 와중에 같이 합세해서 내년부터 남구의 몇 안되는 문화축제인 '미디어축제를 없애버려!' 라고 막말을 해서 역시 같은 자유한국당의 갑질 행렬에 동참, 예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구의원 자질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죠.

다른 관중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이 구의원을 하며 주민들의 세금을 축내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웬만한 양아치도 공연장에서 이런 깡패 같은 짓은 안합니다. 그래서 인천남구가 가장 살기 힘든 구라고 전국 통계에 나온 것 같네요.
문화발전에 대한 좋은 기획이 올라오면 이러한 의원들이 득실거리는 구의회에서 과연 통과시킬까요?

L구의회 의장은 의장직을 반납하고 물러나야 하고, L구의원, P구의원은 구민들 앞에 석고 대죄해야 합니다.
자유한국당은 자질 없는 구의원들을 소환하여 일벌백계 하여야 당의 위신이 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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