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신청에서 OK까지'…꼭 챙길 것들
상태바
미소금융 '신청에서 OK까지'…꼭 챙길 것들
  • master
  • 승인 2010.01.20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 한 아파트 상가에서 10㎡(3평) 남짓한 옷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36·여)씨는 지난 4일 우리미소금융재단 상담자에게 500만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록 큰돈은 아니었지만 신용불량자로 대출은 엄두도 못 내던 그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1
세 남매를 둔 그는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옷가게 운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수중에 돈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탓에 곧 자금난에 시달렸고, 물건을 제때 갖다놓지 못하는 것은 물론 월세 60만 원을 내기조차 버거웠다. 그러다 보니 간판은 달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3년 전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카드빚 1000만 원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됐다. 이씨의 신용등급은 현재 7등급. 신용회복위원회는 지난 3년간 카드빚을 성실하게 갚아온 이 씨의 사정을 듣고난 뒤 미소금융재단 이용을 권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7일 우리미소금융재단이 문을 열자마자 운영자금을 신청했다.

대출을 받게 됐다는 소식에 “이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이씨는 “우리 같은 서민들은 은행에서 100만 원 대출받기도 어려운데, 의지를 갖고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에게 미소금융이 큰 보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500만 원을 대출받은 이씨는 6개월 후부터 연 2%의 이율로 원금과 이자를 5년에 걸쳐 갚아나가게 된다.

대출 잘 받으려면 ‘자활의지’ 보여야

이씨와 같은 저소득 저신용층 서민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지난달 중순 탄생한 미소금융 사업의 대출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의 경우 은행대출이 어려워 제2금융권을 찾게 되는데, 대출이 쉽지 않은 데다 시중은행의 2배가 넘는 대출금리 탓에 그마저도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댈 곳 없는 이들이 급전이 필요해 마지막으로 찾게 되는 곳은 사금융. 그러나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다시빈곤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미소금융은 대출금리를 은행권의 저신용자 대출금리보다 훨씬 낮은 연 2~4.5%로 책정하고, 급전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금융 소외계층에게 500만~5000만 원까지 신용대출을 해주고 있다.

1
 
 
그러나 신용등급이 낮고, 사정이 어렵다고 해서 모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활 의지가 있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1차 지원대상이다. 이씨의 경우도 자활 의지를 보여준 것이 대출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씨의 상담과 대출심사를 맡았던 박철하 우리미소금융재단 상담역은 “이 씨의 경우 사업을 오랫동안 해온 경험이 있고, 자활의지가 강해 대출을 결정하게 됐다”며, “3년간 성실하게 빚을 갚아왔다는 점은 이미 열심히 생활해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씨가 ‘무등록사업자’라는 점도 다른 사람에 비해 대출을 빨리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이다. 박 상담역은 “500만 원 이내의 소액대출은 현장실사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늦어도 2주 정도면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소금융 대출 상품 중 창업자금은 한도가 5000만 원, 운영자금은 1000만원인데 반해 무등록사업자대출은 한도가 500만원으로 소액이다. 금리도 다른 대출이 연 4.5%인 반면 연 2.0%(연 4.5%로 책정한 지점도 있음)로 낮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500만 원 이하 소액대출은 소상공인진흥원의 컨설팅을 거치지 않게끔 해 대출 기간을 줄였다. 각 지점이 1차 상담과 현장 방문만을 통해 자율적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씨는 지난달 17일 상담을 받은 뒤 2주일 만에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대출자격 꼼꼼히 살펴야 낭패 없어

이씨처럼 무등록사업자가 아닌 경우라면 창업을 위한 사업자금이 50% 정도는 필요하다. 그러나 채무가 보유 재산의 50%를 넘는 과다 채무 보유자는 대출을 받기 어렵다. 또 주택이나 차량 등 각종 재산을 합친 금액이 8500만 원(특별시, 광역시 등 대도시는 1억3500만원)을 넘어도 대출이 곤란하다.

이처럼 대출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한 것은 기존의 서민 대출이 생계비 대출 위주였던 데 반해 미소금융은 서민 대출의 사각지대였던 창업 대출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해보다가 힘들면 치워버리면 된다’는 식으로 대책 없이 돈만 빌리러 오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다.

또 대출 신청을 했다고 해서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출 상담, 사업 컨설팅, 창업 지원 교육, 현장 실사 등 여러 절차를 걸쳐 최종 대상자를 선정한다. 이 때문에 실제 대출을 받기까지 최소 1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1

이렇듯 다소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아직까지 대출자 수는 미미한 편이다. 실제로 우리미소금융재단이 지난달 17일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재단을 찾은 고객 수는 1300여 명. 그러나 지금까지 대출자수 는 5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미소금융중앙재단 양창엽 기획총괄팀장은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서민들이 단순히 돈을 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활 의지를 갖고 사업의 결실을 거둬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함은 물론 빚을 갚을 수 있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무조건 퍼주기 식의 대출은 지양해야 한다”며, “이는 대출자금이 부실화하는 것을 막고, 자금 회전을 도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미소금융재단의 박철하 상담역은 “더 많은 분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었지만 자격 요건에 미달하는 사람들이 많아 아쉬웠다"며,“재단 방문 전 인터넷 등을 통해 자신의 자격요건을 꼼꼼히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미소금융 대출을 받고자 한다면?

먼저 ‘한국 이지론(www.egloan.co,kr)’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해봐야 한다. 다음 달부터는 ‘미소금융재단(www.smilemicrobank.or.kr)’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신용등급 확인이 가능하다. 본인이 신용조회를 하기 때문에 신용조회에 따른 신용누적이 되지 않아 불이익은 받지 않는다. 아울러 자신의 대출내역, 채무불이행 사실 등을 알아보고 부적격 여부를 꼭 미리 확인해야 헛걸음 하는 낭패를 막을 수 있다.

1
 
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