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철길 따라, 오랜 기억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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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철길 따라, 오랜 기억 따라
  • 고제민
  • 승인 2018.10.1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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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수인선 따라 걷는 골목길
수인선 철길따라 32×24(cm) Pen, watercolor on paper 2018


 
가을 빛 좋은 날, 수인선 철길 흔적을 따라 걸었습니다. 지금 인천항 내항 부두 따라 철로가 일부 남아있긴 하지만 녹슨 채 버려져 있고, 녹슨 철로 위로 무성하게 자란 잡초가 켜켜이 쌓인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수인선은 1937년에 개통되었으니 80년이 넘었습니다. 수인선을 달리는 협궤열차는 경기, 인천에서 생산되는 소금과 곡물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 다녔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아픈 역사가 새겨진 곳이네요.
 
수인선 따라 걷다보면 수인 곡물시장과 참기름 가게를 만납니다. 지금은 낙후된 동네지만 근처에 대형극장(세계극장)이 있을 정도로 인천에선 번화한 곳이었습니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세계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수인선 철도를 따라 송도까지 걸어다녔던 기억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 했습니다.

곡물시장 골목길 안쪽에서 30년 넘게 가게를 지켜온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근처에 있었던 수인역과 철로는 흔적도 찾기 어려웠지만 사람 사는 모습은 변치 않고 남아 있어 참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주름살은 마음을 애잔하게 만듭니다.
    
                                                                                          2018. 10. 11 글 그림 고제민



수인선 32×24(cm) Pen, watercolor on paper 2018




 곡물시장 할머니 32×24(cm) Pen, watercolor on pape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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