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학’은 ‘미학’의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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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학’은 ‘미학’의 출발"
  • 이스트체
  • 승인 2019.01.2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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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시학 7장 - 아름다운 것

[인천in]이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서유당’과 함께 어렵게만 느껴지던 동·서양의 고전 읽기에 도전합니다. 고전을 읽고 함께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 고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그 문턱을 넘습니다.
‘서유당’의 고전읽기모임인 ‘하이델베르크모임’에는 김경선(한국교육복지문화진흥재단인천지부장), 김일형(번역가), 김현(사회복지사), 최윤지(도서편집자), 지난주부터 합류한 김영애(생활소품작가), 서정혜(의류디자이너)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스트체’ 효모의 일종으로 ‘고전을 대중에게 부풀린다’는 의미와 동시에 만나고 싶은 학자들의 이름을 따 왔습니다. 김현은 프로이드의 ‘이’, 최윤지는 마르크스의 ‘스’, 김일형은 칸트의 ‘트’, 김경선은 니체의 ‘체’, 김영애는 헤르만헤서의 ‘르’, 서정혜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베’라는 별칭으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시학 7장


“비극이 완결적이고 일정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전체적 행동의 모방이라는 것은 우리가 이미 확인한 바이다.” 47쪽


체: 비극의 여러 요소를 분석하면서 제1의 것으로 보는 ‘사건’이 어떻게 결합되어야 하는지 말하고 있네요.

트: 사건이 플롯을 뜻하는데 완결성, 일정한 크기, 전체적 행동의 모방이라고 분석하려면 그 기준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스: 호메로스의 비극작품들이 그 예라고 하는데 아직 제대로 읽지 않아서 뭐라고 확 와 닿지는 안아서..

베: 작품을 통한 기준찾기보다는 인간 내면에 이미 존재하는 기준을 염두하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체: 좀 더 읽어 가면서 보겠습니다.


"전체는 시초와 중간과 종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시초는 그 자신 필연적으로 다른 것 다음에 오는 것이 아니고 그것 다음에 다른 것이 존재하거나 생성하는 성질의 것이다. 종말은 이와 반대로 그 자신 필연적으로 혹은 대개 다른 것 다음에 오거나 그것 다음에는 아무런 것이 오지 않는 성질의 것이다. 중간은 그 자신 다른 것 다음에 오고 또 그것 다음에 다른 것이 오기도 하는 것이다.”47~48쪽

 

▲ 모형으로 표현해 본 플롯

 

체: 시초, 중간, 종말을 명칭대로 정의하고 있는데 새로운 사실을 전해주지는 않네요.

트: 그래도 시초, 중간, 종말 명칭정의를 통해 전체라는 개념을 여전히 관념적이긴 하지만 윤곽을 드러내 주고 있다고 봐요.

르: 설명방식을 보니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전히 플라톤 제자인 것 같아요.

베: 배웠던 방식 때문이겠죠.

체: 전체가 빈틈없는 레고와 같다는 느낌이네요. 필연성을 내포한 '개념의 성’ 같아요.

트: 비극의 플롯은 호메로스 같은 천재적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설계도 같아요.


“아름다운 것은...여러부분의 배열에 있어서 어떤 질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될 뿐만 아니라 일정한 크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48쪽


 
                         
▲출처: 파리노틀담성당, 「구약성서」를 표현한 북쪽 장미창, 1163~1197년경.
       움베르토 에코, 『미의역사』, 열린책들,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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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미학의 개념이 여기서 나오네요. 비극의 플롯처럼 아름다움도 배열, 크기의 질서가 있어야 한다고 하네요. 『신성한 비례에 대하여』를 쓴 루카 파촐 리가 떠오르네요...

 

▲ 야코포 데 바르바리, 「루카 파촐리 수사와 미지의 청년 초상화」, 1495년경, 나폴리, 카포디몬테 박물관.
움베르토 에코, 『미의역사』, 열린책들, p.66.



 
르: 질서라는 말을 들으니 어렸을 때 친구들 얼굴보고 ‘얼굴에 질서가 없다’라고 말한 기억이 나네요.

스: 개그맨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고 ‘넌 생김새가 무질서 해~’라고 말하는 것과 같네요.

베: 개그맨들이 이미 미학개념을 알고 콩트를 하고 있었네요. ㅎㅎ

체: 진, 선, 미, 질서라는 개념이 우리 안에 있어야 이해 가능한 미학적인 대화일 수 있는데...

트: 자연스럽게 대화할 때 이미 ‘미’의 절대개념이 우리 안에 있어 온 것 같기는 해요.

베: 그런데 그 동안 추상적이며 관념적인 것들을 자연스럽게 인정해 온 사실이 지금은 의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입장도 있는 것 같아요.

체: 맞아요. 뇌과학자들과 심리힉자들 중에는 인간의 관념이 물질의 화학작용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적 인간관을 부정하는 과학적 주장들이 등장하는 시대가 되고 있어요.

르: 인간의 가치가 점점 퇴색해 지는 느낌이 드네요.

체: 미에 대한 관심들이 많으셔서 그런지 얘기가 길어지네요. 질서있는 문학작품이나 그림, 음악을 들을 때도 아름다움이 떠오르곤 하는데 어떠세요?

르: 요즘은 난해한 그림들, 이해하기 어려운 문학책, 따라 갈 수 없는 음악들이 많아서 불편해요.

트: 무질서와 무형식의 예술경향이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이라고 하는데 모더니즘적 세계에 익숙한 탓이겠죠.

스: 요즘 애들 음악은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겠어요.

베: 광고중에도 정말 엉뚱한 대사와 화면이 나온 것들도 있는데 그런 것도 포스트모던인가...

체: 건축물을 봐도 예전에는 대칭적이던 형태들이 지금은 비대칭과 부분왜곡의 특이한 건물들이 눈에 띄어요.

스: 알게 모르게 포스트모던한 시대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나 봐요.

체: 미에 대한 기준이 있기에 분석이 가능하다고 본다면 ‘시학’은 ‘미학’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트: 자연스럽게 미학까지 공부하게 되네요.

체: 학문의 확장을 경함하고 있는데요, 우리 모임의 확장도 기대해 보면서 오늘 얘기는 여기서 마무리 할께요.
 
정리: 이

참고문헌:
아리스토텔레스, 손명현역(2009), 시학, 고려대학교출판부.
아리스토텔레스, 천병희역(2017), 수사학/시학, 도서출판 숲.
Aristoteles, Manfred Fuhrmann(1982), Poetik, Griechisch/Deutsch, Philipp Recl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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