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도시재생의 해법을 평생교육에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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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도시재생의 해법을 평생교육에서 찾다
  • 학오름
  • 승인 2019.04.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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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으로 만나 사회적기업 어울푸름 창업까지 '한마음'
 
어울푸름은 지역 활동가들과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공유하는 현장 워크숍을 자주 갖는다.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  공동체 활동이 주목을 받는 경우가 꽤 있다. 인천지역 에도 적잖은 수의 공동체가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다. 단순한 친목 활동이든, 예술 또는 스포츠 활동이든, 봉사 활동이든 지역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참여해 힘을 모으고 보탤 때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마련이다.
 
인천에 그러한 사례들이 있고, 지금 소개하는 (주)어울푸름도 좋은 예가 된다. 무예를 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공동체 활동이 평생교육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으로 발전한 경우다. 전통무예 택견을 하는 청년들이 우리청년사업단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만들었고, 이들이 한걸음 더 나아가  ‘어울푸름’(푸른 청년들의 어울림)이라는 이름의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어울푸름 정명섭 대표는 25년의 택견 경력을 가진 인물로, 2000년대 초반부터 동구지역에서 택견 기반의 동아리를 이끌어 왔다. 동아리에서 만난 청년들 중 일부가 그에게서 택견을 전수받은 제자들이고, 지금의 회사에서도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전수하고, 전수받는 차원을 넘어 2000년대 중후반에는 중국, 일본,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외국에 택견을 보급하는 사업까지 함께 해왔던 동료들이었다.
 

어울푸름 정명섭 대표.
 

이들은 동구에서 나고 자라면서 동구지역의 쇠락을 보아온 터라 ‘더 좋은 동네를 만들 수 없을까'를 고민하게 됐고, 자연스레  마을운동 쪽으로 활동을 넓혀갔다. 특히 구 도심 공동화 등 현상으로 급격히 인구가 줄고 있는 자신들의 고향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컸다. 또 도시재생사업이 도시공학에만 의거해 추진되다 보니 원주민 이주, 공동체 파괴 등  부작용이 크다는 우려도 함께 했다.

이들은 마을운동을 하며 동구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도시를 되살리려면 마을공동체의 정립과 주민 커뮤니티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고, 교육에서 그 해답을 찾기로 뜻을 모았다. 정 대표는 일찍부터 평생교육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대학원에서 평생교육을 전공한 뒤 박문여고, 도화기계공고 등에서 장애 청소년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기도 했었다. 이 경험을 바탕삼아 ‘우리청년사업단’ 이름으로 교육부로부터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인증을 받아 택견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진로체험 및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등 교육서비스를 운영했다.

그리고 지난 2011년 어울푸름을 설립했다. 택견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돼 택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은 때였다. 어울푸름은 택견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공연은 물론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을 청년세대에 펼쳐 보이겠다는 플랜을 마련했고, 노동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2012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2015년에는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관광상품화 해 한국관광공사 인증 관광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2017년부터는 ‘일-학습-나눔’이란 과정을 운영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지역활동가도 양성하는 일도 하고 있다.

어울푸름은 설립 이후 문화, 관광, 경제 등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항상 바라보고 천착해 온 것은 도시재생이다. 공동체 구축과 주민 커뮤니 활성화는 결국 살기좋은 동네, 더불어 사는 도시를 만들기에 귀착된다. 지난해 운영한  ‘도시재생(애인하자!)’라는 이름의 관광자원 개발을 위한 테마기획전문가 심화과정도 구도심 공동화현상을 해결할 수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전문가들의 도시재생 교육은 물론 전통놀이 및 무예, 역사문화 체험의 장을 마련해 지역 활동가들을 양성하고, 사회적기업 등을 준비하는 수강생들에게는 컨설팅도 제공했다.


어울푸름이 인천평생교육진흥원 및 동구와 지난해에 진행한 테마기획 전문가 심화과정 수업 장면.
 

“동구의 도시 공동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민들이 관광자원 개발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인천에서는 동구에서 최초로 3.1운동이 시작됐고, 성냥공장 등 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지역인 만큼 활용할 자원이 많다는 것이죠. 중구만 하더라도 차이나타운과 신포동 문화의 거리를 찾는 외지인들의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린 그런 게 없다는 거죠. 주민들이 공감하는 동구 도시재생의 큰 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정명섭 대표)
 
올해 어울푸름은 동구와 ‘동구 투어플래너’ 사업을 해 양성된 인력들이 관광기획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지역주민들의 관광콘텐츠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관광공사가 추진하는 ‘낭만시장’이라는 인천관광 프로그램에 동구 투어를 포함시키기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또 커뮤니티 비즈니스 형태의 ‘평생학습 마을 만들기’ 사업을 동구 및 유관 기관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인구 감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뉴스테이-뉴딜로 이어지는 개발사업이 불러올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형태가 가미된 마울만들기 사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정 대표의 지론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잠재된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상품화해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발사업 주변부로 쇠락한 송현시장 활성화를 위해 벌였던 내부가꾸기 등 도시재생사업이 그런 형태였고, 올해는 송희마을에서 비슷한 사업을 합니다. 참여자들에게 제공되는 학습과 일, 학습과 나눔이란 일련의 과정을 커뮤니티 비즈니스화하자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물리적인 환경개선은 도시공학 전문가들이 하겠지만, 사회적인 환경개선은 지역 청년들과 주민들이 함께 해나가야 합니다.” (정명섭 대표)
 
정대표의 말에는 확신이 가득 차있었다. 도시재생사업은 주민들과 청년들의 참여가 있을 때 성공적인 모델이 만들어지고, 주민들의 참여는 평생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질수록 그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어울푸름 사무공간 한편에는 택견 등 무예 훈련 및 체험이 가능한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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