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 통해 이웃 사랑과 도시재생을 실천한다
상태바
집수리 통해 이웃 사랑과 도시재생을 실천한다
  • 학오름
  • 승인 2019.04.19 2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안전문화재단, '평생교육과 도시재생의 조화' 추구

 
중구 한 취약계층 세대에서 진행된 '2018 중구 셀프 집수리 전문가 과정' 현장실습 모습.
 

생활형편이 어려운 가구에게 집수리는 그저 희망사항인 경우가 많다. 주거환경이 열악한 원도심 주민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생계가 어려운  취약계층 가구는 더욱 엄두가 안 난다. 막상 전문가를 부르자니 수리비가 부담되고, 직접 나서기에는 제대로 방법을 몰라 막막하기만 하다.
 
인천 구 도심지역에서 형편이 어려운 이웃의 집을 수리해주는 ’사랑의 집수리‘ 활동이 이어지고 있어 곳곳에서 훈훈한 미담이 들려오고 있다. 이 활동에 참여하는 이들은 (사)사회안전문화재단에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집수리 전문가 과정을 수료한 수강생들이다. 

봉사단체이자 사회적기업인 사회안전문화재단은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배, 장판, 페인트 도색 등 집수리 작업을 해주는 단체다. 저소득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는 것이 이 단체의 설립목적이다.
 
2013년 ’Yes! 인천천사 봉사단‘으로 출발해 2015년 사회안전문화재단으로 법인명칭을 변경했고, 올해 3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사업 분야는 다양하다. 취약계층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중심으로 평생교육 학습공동체 활동, 안전캠페인과 안전문화연극대회 등 안전문화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집수리 사업은 사회안전문화재단이 진행하는 핵심 평생학습 프로그램이다. 교육생들을 모집해 집수리 전문가로 양성하고 이들이 직접 집수리에 참여토록 한다. 2016년에는 계양구에서 '내 손으로 뚝딱! 집수리 마술사' 과정을 운영했고, 지난해 4월에는 인천평생교육진흥원에서 진행하는 ‘군·구 평생교육 특성화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같은해 7~9월 중구 주민을 대상으로 '셀프 집수리 전문가 과정'을 진행했다.

집수리 전문가 과정은 실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고 실제 주택관리에 필요한 기술을 위주로 진행된다. 집수리 때 가장 많이 접하는 도배, 장판부터 가정용 전기 배선 작업, 배관 교체, 타일줄눈시공에 이르기까지 집수리에 꼭 필요한 분야를 망라한다.

 
'2018 중구 셀프 집수리 전문가 과정' 참여자들이 수료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집수리를 배우고자 하는 시민들의 관심도 높다. 주민 25명을 모집한 프로그램에 무려 85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지원자는 20대 대학생부터 직장인, 은퇴자, 주부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사회안전문화재단 송의섭 대표는 ”처음에는 대부분 집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오는 편인데, 기술을 하나씩 익혀가면서 나중에는 너무 재미있어 한다"며 "기술자를 양성하는 것 보단 내 집을 내가 수리한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수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저소득 취약계층 가구의 집수리 활동까지 참여함으로써 평생교육이 선순환되어 지역의 도시재생과도 연계돼 그 의미가 크다.

지난해 진행된 '셀프 집수리 전문가 과정' 참여자들은 현장실습을 통해 중구 주거취약계층 10가구를 대상으로 전등과 스위치를 교체해주고 장판은 새로 깔아주기도 했다. 수료 이후에는 중구 자원봉사센터 ‘수리특공대’에 소속돼 일대 주거취약계층 가정을 대상으로 소규모 집수리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또 재능나눔 활동의 일환으로, 수료생들과 집수리 전문가들이 중구 마을주택관리소와 연계해 주민들에게 공구를 다루는 방법과 타일, 도배 등 간단한 집수리 기술을 교육하기도 했다.

 
'2018 중구 셀프 집수리 전문가 과정' 참가자들이 장판 시공을 배우고 있다.
 

함께 배우고 함께 집수리 활동을 하면서 교육 참여자 간 끈끈한 네트워크도 구축되고 있다. 기술을 배운 참여자들이 서로의 집을 수리하기도 하고, 뜻을 맞춰 관련 사회적기업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 김모(22)씨는 “처음에는 막연히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다양한 기술을 익히면서 실제로 생활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웃 집수리에 참여하면서 말끔해진 집을 보며 좋아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 뿌뜻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도심지역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세대가 많은 만큼 집수리가 도시재생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며 "앞으로 집수리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해 구 도심 재생사업의 한 축으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며 올해 집수리 과정은 3기까지 확대됐다. 사회안전문화재단은 올해는 특히 취업의지가 높은 참여자들은 취업으로까지 연계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송 대표는 "전체 수료생 중 20명 정도를 전문과정인 ‘누수탐지전문가’ 양성 프로그램까지 수료토록 해 취업과 연계시킬 계획"이라며 "평생교육 관련 공공기관 및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집수리를 통한 도시재생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구 도심지역에서는 집수리가 평범한 생활기술로 활용될 시대가 올 것"이라며 "집수리를 생활기술로 누구나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게 되면 주거환경 개선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도 크게 절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