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마시다, 축구하다 다쳐도 국가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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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마시다, 축구하다 다쳐도 국가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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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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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술을 마시다 다쳤거나 과실로 사고가 나서 부상을 당했는데도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각종 지원을 받아온 전현직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국가보훈처 등 5개 기관을 대상으로 공상공무원 등 국가유공자로 등록된 5천113명 중 3천74명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993명이 부적절하게 등록돼 예우와 지원을 받고 있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북도청 6급 공무원 A씨는 지난 2004년 부서 공식 회식을 마친 뒤 일부 동료와 따로 '2차'를 가서 술을 마시다 다쳤지만 이를 회식 후 남은 업무를 처리하려고 사무실로 돌아오다 넘어져 다친 것으로 서류를 꾸몄다.

   A씨는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공무상 요양비 497만원, 퇴직 후 매월 장해연금 63만원을 받아 온 것은 물론, 자녀교육비 800만원 등의 보훈 혜택도 받았다.

   경기 남양주시 7급 공무원 B씨는 지난 2006년 산불감시 대기 근무를 하던 중 무료함을 달래려고 공동묘지 일대에서 동료들과 축구하다 무릎 부상을 입었지만 국가유공자로 인정됐다.

   이밖에 직무관련 범죄로 퇴직하거나 출퇴근 또는 근무시간 중 혼자 넘어져 다친 이들도 공상 국가유공자로 등록됐으며, 부상이나 질병이 완화되거나 회복된 이들도 여전히 혜택을 받고 있었다.

   국가유공자로 지정되면 학자금, 취업, 의료비 등의 지원 외에도 아파트 분양 시 우선순위 부여, 차량 구입시 세금 면제 등의 다양한 혜택을 준다.

   감사원은 국가보훈처장 등에게 다친 경위를 허위 작성한 A씨를 비롯한 215명의 국가유공자 자격을 취소하는 등 적발된 993명에 대해 재심의 또는 재분류 신체검사를 실시, '부적절한' 사람은 유공자 등록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아울러 다친 경위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해 제출한 이는 보훈급여금 환수 및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고,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도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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