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그곳, 들려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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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그곳, 들려오는 소리
  • 고제민
  • 승인 2019.11.19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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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만석동에서 송현동까지, 못다한 이야기

 

 


 

축항철도 ( The Sound of memory – railroad) 32×24(cm) Pen, watercolor on paper
 


 인천역을 뒤로 돌아 고가도로 밑에서 내항 부두와 만석동으로 이어지는 축항선을 만납니다. 한때는 만석동, 북성동 공장에서 만든 물건을 항구로 실어내느라 분주했을 텐데, 지금은 열차가 다니지 않아 침목은 허물어지고 철로 레일은 시커멓게 녹슬어 있어 있습니다. 녹슨 레일을 뒤덮은 흔들리는 풀들이 잊혀진 화물열차의 덜컹거리는 소리를 들려주는 듯 하네요.

 축항선을 따라 걷다 보면 끝에 넓은 공단이 있고 그 가운데에 그 유명한 동일방직 공장이 나옵니다. 이 공장에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깃들여 있습니다. 공장 한쪽 벽, 헐은 흔적들이 방직기계 돌아가는 소리와 여공들의 함성을 말해주는 듯해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역사의 흔적이 아직도 생생한 이 공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니 이 또한 슬픈 마음을 더합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들에 쫓겨난 사람들이 자리 잡았던 동네,
산업화 시대에는 고달픈 살림, 노동자들이 많이 살았던 동네,
송현동에는 비탈진 산자락에 아직도 그 시절 애환이 그대로 깃들어 있어 이 동네 골목길을 걸으면 담 너머로 투닥 투닥 사람 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2019. 6. 13 <글·그림 고제민>



동일방직 (The Sound of memory - dongil bangjig) 32×24(cm) Pen, watercolor on paper





 송현동 벽 (The Sound of memory – Wall) 32×24(cm) Pen, watercolor on 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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