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에 대한 편견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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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에 대한 편견과 진실
  • 김보기
  • 승인 2009.12.22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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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24시] 김보기 인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소장


김보기 인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소장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상담’이라는 용어는 이제 익숙하면서도 편리한 말이다. 대출 상담, 건강 상담, 부동산 상담 등 많은 곳에서 상담을 긍정적이면서 쉽게 사용한다. 하지만 유독 청소년들은 상담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편견은 “상담을 받는 청소년들은 모두 문제아이다?”이다. 이는 학교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소위 비행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이 상담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상담이라고 했을 경우 정신과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만이 이용하는 정신과 병원을 상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가정 내에서도 자녀문제로 고민 상담을 하는 부모님들이 강제로 상담을 의뢰하여 청소년들의 머릿속에는 상담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각인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본 센터를 처음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가슴을 활짝 펴고 당당히 문을 열고 들어오기보다 약간의 두려움을 가진 채 눈치를 살피며 첫 발을 내딛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편견을 갖고 청소년상담사와 첫 대면을 한 것과는 달리 상담을 마친 청소년들의 얼굴은 그저 편하고 환하게 웃거나, 때론 가슴에 묻어 두었던 깊은 감정들을 꺼내야 하기에 울음이 섞여 있기도 하다.

 이런 그들에게 상담이 어땠냐고 물으면 “상담이 이런 거군요. 답답했던 마음이 시원해졌고,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것 같아 정말 좋아요’라는 피드백을 준다.

 두 번째 편견은 “상담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이다. 대개 상담을 받고자 희망하는 청소년, 학부모 등 많은 사람들은 당장 해결해야 할 급한 문제들을 가지고 오기 때문에 단 한 번의 상담으로 문제가 깨끗이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온다. 이 또한 상담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편견이다. 

 대개의 경우 당면한 문제가 오늘 지금 발생했다기보다 오랫동안 누적되어 오다가 그것을 촉발시키는 계기들로 인해 표면으로 떠오르는 게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 1회의 상담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급한 마음에 상담을 중단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 편견이야말로 상담의 효과를 보이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소이다. 상담은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상담에 대한 이 같은 편견이 없다면, 우리는 상담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상담은 단기적으로는 일상 생활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며,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성장과 발달을 하도록 촉진시켜준다. 자신이 갖고 있는 다양한 긍정적인 능력을 찾아내 지금보다 더 유능하게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상담에 대한 동기를 갖는 건 무엇보다 필요하다.

 상담을 올바로 이해하여 더 많은 청소년들이 어려운 청소년기를 잘 극복하여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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