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이병기 기자
영하 20도의 체감온도 속에 밤을 지샌 지엠대우 부평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끝내 마이크 아카몬 지엠대우자동차 사장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지엠대우자동차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인천지역 대책위원회'는 15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중인 지엠대우 부평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카몬 사장은 대화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아카몬 사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사측 경비직원들에게 가로막혀 전하지 못했다. 이들은 정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결국 서한을 불태워 버리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고공 농성자들은 영하 10도의 날씨와 온갖 악조건 속에서 15일째 사투를 벌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카몬 사장은 농성 첫 날부터 노무팀 직원을 동원해 집회마저 폭력으로 얼룩지게 했고, 지난 4일에는 사람들 머리 위로 서슬 퍼런 낫을 휘두르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 사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면서 "그럼에도 지엠대우측이 계속적인 폭력을 수반한 반사회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아카몬 사장의 인천명예시민 박탈 운동, 지엠대우자동차 불매 운동 등을 전개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과거 지엠대우의 회생 과정에서 법인세 감면이나 특소세 납부 유예, 대우차 사기 운동 등 인천지역에서 아낌없이 지원했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아카몬 사장은 대화에 당장 나서야 한다"면서 "대화를 계속 거부할 경우 지엠대우에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그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향후 미국이나 국제사회 노조와 연계해 지엠대우 규탄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지역 내에서도 불매 운동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일회 신부(인천시민연대 상임대표), 문병호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 전재환 민주노총 인천본부장 등 지역 시민사회 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