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연평도 사격 훈련'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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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회, '연평도 사격 훈련' 공방
  • 김주희
  • 승인 2010.12.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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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질문 중 의장 돌출발언으로 촉발 - '반쪽짜리' 선언문 발표
취재: 김주희 기자

시정질문 첫날인 20일 오전 인천시의회가 본회의 도중
 '연평도 사격 훈련 유감'을 표명한 김기신 시의회 의장의
돌출발언으로 50여분간 정회됐다.

연평도 사격 훈련과 관련한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의회도 같은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시의회 본회의 도중 김기신 시의회 의장이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는 돌출발언을 하자,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소속 의원들은 한나라당 의원이 빠진 연평도 사격 훈련 중단 선언문을 발표했다.

시의회는 20일 오전 189회 제2차 정례회 4차 본회의를 열어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에 대한 시정질문에 들어갔다.


시의회는 이날 시정질문에서 강화군 산업단지 조성, 농업정책 경시 풍토 개선, 경인운하 재검증 위원회 검증결과에 대한 후속대책, 무상급식 시행과 관련한 대책, 대형마트 관련 중소상인 보호, 비정규직 문제, 학력향상 선도학교 사업 등에 대해 물을 예정이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시정질문은 그러나 김기신 시의회 의장의 발언이 촉발돼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고, 급기야 회의가 50여분간 정회되는 사태까지 맞았다.


김 의장은 윤재상 의원의 첫 시정질문 후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김 의장은 "연평도 사격 훈련으로 서해5도 주민들이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다.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한 이재병 시의원은 김 의장에 이어 시의회가 연평도에서 사격 훈련을 중지하는 촉구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 정부가 인천시민을 볼모로 온 국민을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연평도 사격 훈련은 전면 중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떤 명분으로도 전쟁은 합리화할 수 없다"면서 시의회 차원의 연평도 사격 훈련 중단 촉구서 채택을 요구했다. 

이러자 안영수 의원의 시정질문 후 허회숙 의원이 시의회 의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논쟁을 시작했다.

허 의원은 "(김기신 의장이) 민주당 의장인지, 시의회 의장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으며  시의회가 포격 훈련 중단을 결의한 적도 없는데, 시의회 의장이 별안간 개인 발언을 통해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사격 훈련을 중단하자고 요구한 것은 알지만, 시의회 전체가 결의안을 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공방은 이한구 의원으로 이어졌다.


시정질문에 앞서 이 의원은 "시정질문이 진행되는 이 순간에도 서해5도 주민들이 차가운 대피소로 대피해야 하는 현실이고, (시의회는) 이를 극복할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시민이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시와 시의회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이재호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시의회 의장 발언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는 기관의 장이다"면서 "이재병 의원의 (사격 훈련 중단 촉구안 채택) 발언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의장이 의장석에서 한 말은 적절치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어느 누가 전쟁을 원하는가. 그러나 자위권까지 억제하는 (의장의) 발언은 심히 우려스럽다"면서 발언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충절에서 나온 말이다"면서 연평도 사격 훈련과 관련한 의사진행 발언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오전 11시30분 정회한 시회의 본회의는 오후 12시20분경 이어졌다.

이성만 의원은 시정질문을 하다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소속 의원들만 참여한 연평도 사격 훈련 중단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선언문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아 시의회 공식 입장으로는 채택되지 못했다.

김 의장이 "특정 정당만으로 발표한 선언문"에 유감을 표명한 뒤 정회를 선언했다. 시의회 본회의는 오후 2시30분 속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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