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in> 창간 1주년을 맞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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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 창간 1주년을 맞으면서…
  • 박영일
  • 승인 2010.12.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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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영일 교수 /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 <인천in> 이사

1년 전 2009년 12월 23일 우리는 인천의 메마른 언론 현실을 직시하고 모든 권력으로부터 해방되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언론매체를 지향하는 <인천in>을 창간했다. 사회의 파수꾼으로서 정치권력-경제권력-언론권력의 유착구조에 맞서 민주적 가치와 원칙을 지켜내고 시민의 눈, 귀, 입이 되어 성숙한 시민문화 창달에 기여한다는 소명의식에서 출발했다.

한편으로 언론으로서 본연의 사명을 다 하면서 지역에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 한국 언론시장의 강고한 독과점체제와 피폐한 지방언론의 실상을 고려할 때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에 제약이 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롭게 등장하는 집단지성사회 속에서 매체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는 사회적 여건과 <인천in>을 함께 만들어갈 일꾼들을 믿었다. 참 언론의 횃불을 쳐들고자 하는 그들의 소명의식과 자신을 불사를 결의를 가지고 참여하는 그들의 헌신성을 믿었다. 그리하여 비록 왜소하지만 골리앗을 넘어뜨린 다윗의 지혜와 강인함으로 자유, 평등, 복지가 흘러넘치는 인천을 이룩하는데 큰 몫을 해낼 것을 기약했었다. 물론 참 언론을 바라는 인천시민의 성원과 동참에 대한 기대도 컸었다.  

1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초기의 불안과 두려움을 말끔하게 일소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천 in>이 명실공히 독자와 시민이 주인이 되는 인터넷신문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경영실적에 있어서는 아직도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으나 후원독자와 배너광고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증가하여 앞으로 1-2년 안에는 수지 균형을 기할 수 있을 것 같다. 

12월 20일 현재 독자 1만 명, 후원독자 1,100명, 주주 280명, 시민기자 10명을 확보하여 시민의 신문으로서 인적기반을 갖추었다. 상근 인력으로 기획국장과 기자 4명을 확보했다. 지난 11월에는 시민편집위원회(15명)와 기획위원회(8명)를 구성했으며 재정기반 확충을 위해 후원자 모임도 구성했다. 이들 위원회에는 지역의 각계각층에서 고르게 참여하고 있어 지역여론을 형성하고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로써 당초 우리가 계획한 작지만 우렁차게, 가볍지만 무게를 가지고 진실을 말하며, 현실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해석하여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고 자부한다. 이제 더 멀리 높게 뛰고자 옷깃을 여미고 창간 때 결심한 각오를 다시 굳게 가다듬는 바다.


<인천in>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꾸린 시민편집위원회 활동 모습.

인천을 평화의 도시로 만들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우리의 삶터 인천이 일촉즉발 전쟁의 공포에서 겨우 헤어났다. 우리 군은 어제 세계인, 국민, 인천시민의 우려와 만류에도 아랑곳없이 '단호하게' 그러나 '무모하게'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자위를 위해 무력으로 맞서겠다고 공언해온 북한이 일단 대응하지 않았다. 참으로 다행이다.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문제는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남북 간에 불안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무력충돌과 전쟁가능성은 되레 높아졌다.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인천은 동북아의 평화와 남북의 화해·협력이 도시 발전에 불가결한 조건이다. 인천이 높은 소득기회, 쾌적한 생활·문화 환경, 시민의 투철한 주인의식을 균형 있게 갖추고 자유, 평등, 복지가 넘쳐흐르는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평화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인천이 해양 진출의 기회를 잃고 서울의 위성도시, 수도권의 임해공업단지로 기형적으로 확장됐던 남북대결의 냉전시대와 자족적이고 균형 있는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웅비하기 시작한 남북교류협력의 탈냉전시대의 대조적인 역사가 이를 입증한다. 

어떤 명분이나 이유로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야기하고 종국에는 한반도의 폐허와 우리 민족의 전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달 23일 북한이 자행한 인천시민의 삶의 터전과 생명을 빼앗아 간 연평도에 대한 무도한 포격을 규탄한다. 동시에 북한붕괴론에 기대어 남북화해와 협력을 거부하고 갈등과 증오로 대결구도를 조성하여 북한에게 무력도발의 빌미를 제공한 이명박 정부의 무모함에도 분노한다. 사격훈련을 강행한 어제도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인천시민은 하루 종일 대피하고 불안과 공포에 떨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대결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280만 인천시민이 나서야 할 계제다. 남북 당국이 당장 군사적 모험주의를 버릴 것을 요구한다. 즉각 대화에 착수하여 민족의 화해와 협력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런 맥락에서 <인천in>은 '평화의 도시 인천 만들기 운동'을 제창한다. 인천은 남북대결에서 인천상륙작전이 상징하듯 전쟁의 볼모로 잡혀 수도권을 사수하고 전쟁주도권을 장악하는 요충지라는 치욕과 불명예를 떨쳐버리자. 대신에 동북아의 평화와 민족의 화해 협력을 견인해내는 평화도시로 다시 태어나자. 우리의 삶의 터전인 인천을 더 이상 전쟁의 발화점이 아니라, 남북협력과 민족통일을 선도하는 출발점으로 만들자. 

그 첫 단계로서 남과 북 양 정부에게 요구한다. 인천 앞바다, 서해에서 일체의 군사적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사실상 폐기해버린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조속히 실천에 옮길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의 건설이야말로 서해바다에서 긴장완화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동시에 인천의 도시 발전은 물론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인천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어린이들이 쓴 '평화와 자유'의 글귀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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