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動物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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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動物權)
  • 김정희
  • 승인 2011.01.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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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김정희 / 시인


계양구 다남동 '유기동물보호소'

  화석이 증명하는 바에 의하면 개가 인간과 함께해 온 역사가 만년이 훨씬 넘는다. 상호간에 협력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장구한 시간을 넘어온 것이다. 그런 관계를 이어온 개가 수년 전부터는 반려동물로 인식되면서 친밀도가 더욱 높아져 인간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 그런 반면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없는 인간들 때문에 고통 받는 개들도 많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미디어에서 개 관련 소식들이 이따금 '핫뉴스'로 되곤 한다. 길에 쓰러진 주인을 개들이 감싸서 교통사고를 막았다는 즐거운 이야기도 있지만 대개는 개들이 인간에 의해 고통당하는 이야기다. 이번에도 양주지역 고등학생들이 '재미삼아' 동네 개들을 훔쳐 잔인하게 연쇄도살해왔다는 뉴스가 있었다. 아연실색하는 사이 서너 달 전에 접했던 기사 하나가 불현듯 그 위로 중첩되었다. 애견번식농장에서 태어나 강제 교미로 10년 내내 새끼를 낳으며 주인의 지갑을 불려주다가 병들어 죽은 말티즈 이야기였다. 생식기와 다리는 이미 만신창이로 되어버렸고 욕창으로 썩어가는 몸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던 말티즈는 한 주민에 의해 구조되었으나 이틀 뒤 이승을 뜨고 말았다. 도대체 인간들의 배금주의(拜金主義), 이기심, 가학성, 잔혹성, 배타성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사람들은 개를 반려(伴侶)동물이라 말하면서도 너무 쉽게 반려라는 말의 의미를 저버리고 책임을 회피하기 일쑤다. 웃음을 나누던 개가 병들었다고, 늙었다고, 싫증났다고, 이사 간다고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유기동물보호소는 늘 만원이다. 거기에 갇힌 개들은 동물보호법에 의해 10일 안에 주인이 안 나타날 경우 입양되거나 그렇지 못하면 안락사 당하는데, 그 열흘이라는 생명 유예기간은 동물복지 조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이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동물생명윤리에 별 관심이 없고, 정부나 지자체들은 동물의 생명보다 돈벌이에 눈이 어둡다. 종견 육성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농가들에게 개 번식사업을 권장하면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개를 팔아 수입 증대를 꾀하라고 부추기는 행태를 벌인다. 동물자유연대가 진돗개 선진화사업으로 잉여 존재가 되어버린 진돗개 일부가 개 식용산업에 바쳐지고 있음을 밝힌 바 있듯이, 이 사업은 개들의 생명권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개 육성사업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을 위한 일일 뿐이다. 따라서 애견번식판매업의 확산으로 유기견이 양산됨에 따라 비참하게 생을 마치는 개들이 증가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농민들에게 '강아지 공장'(대규모로 강아지를 번식해 파는 농장)을 차리라고 한다는 건 수많은 '말티즈'들의 탄생을 예고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미국에서도 강아지 공장의 무분별한 번식으로 유기견 문제가 사회화하자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나서서 'STOP PUPPY MILLS'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는 걸 모를 리 없을 텐데 말이다.

  개도 인간과 똑같은 생명체다. 독일 의회는 2004년 동물에게 인간과 같은 헌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동물에게도 '동물권(動物權)'이 있음을 명시했다. 따라서 독일에서 개를 분양받으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분양기관에서 개를 입양할 가정의 사육 여건을 조사하여 선별하고, 입양 허락을 받은 개 주인은 개와 함께 훈련 과정에 등록해서 수료해야만 비로소 개를 기를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영국은 한 사람당 개 2~3마리까지 의료보험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종(種)의 경계를 넘어 사람이 아닌 대상까지도 복지의 대상으로 여기는 큰 뜻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애견인구가 7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제라도 동물복지에 눈을 떠서 생명의 존엄성과 존재가치를 생각하면서 동물을 받아들이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의 삶이 풍요로워진다. 개는 인간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사물이 아니라 인간의 동반자로서 만년 이상의 시간을 공유해 온 존재이고, 앞으로도 인간과 더불어 살아갈 지구 생태계의 구성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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