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폐해 심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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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폐해 심각하네요!"
  • 이병기
  • 승인 2011.03.28 16: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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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회룡포서 'Save Our 4riverS' 퍼포먼스 열려


자연 그대로 모습을 간직한 낙동강 회룡포. 강변에 모래사장이 넓게 퍼져 있다.


경천대에서 바라본 4대강 공사가 진행중인 낙동강 상주보 건설현장.
강변 모래사장은 줄어들고 강폭은 증가한 모습이다.  

취재: 이병기 기자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

"우리나라 국민이니 당연히 4대강 사업에 관심은 있었죠. 하지만 아이가 물어보면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쉽지 않았어요. 직접 눈으로 보여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와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꽤 크더라구요. 회룡포 모래강변은 참 아름다웠는데, 4대강 공사가 진행중인 상주보처럼 될 수도 있다니 끔찍합니다."

10살난 아들과 함께 참여한 송왕제(39, 부평구 산곡동)씨는 아이에게 4대강 사업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싶어 참여했다고 한다. 이날 인천지역에서 모인 70여명의 시민 중 대부분은 4대강 사업이 진행중인 낙동강 방문이 처음이었다. 거대한 자연의 훼손 현장을 직접 목격한 그들은 주변 지인들에게 4대강 사업의 우려를 전파하는 '전도사'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1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위험에 처한 4대강을 살리기 위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26일 낙동강 회룡포에서 열린 이번 'Save Our 4riverS' 행사는 지난 22일 물의 날을 기념해 마련된 것으로, 시민들이 직접 우리 강의 본모습을 알고 강의 소중함을 느끼는 자리가 됐다.

인천지역에서는 가톨릭환경연대와 인천녹색연합, 인천시민연대,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푸른생협의 5개 단체에서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회룡포로 이어지는 첫 번째 '뿅뿅다리'

오전 7시 인천시 중앙도서관 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10시 반께 낙동강 회룡포에 도착했다. 회룡포를 한 눈에 보기 위해서는 전망대에 올라야 하는데, 대형차들은 전망대 근처 주차장까지 올라가지 못했다.

따로 출발한 인천푸른생협 조합원들을 제외한 50여명의 참가자들은 약 40분 간 가파른 산길을 올라 회룡포 전망대에 도착했다.

회룡포는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용이 비상하는 것처럼 물을 휘감아 돌아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은 높이 190m의 비룡산을 350˚ 되돌아 흘러가는 '육지 속 섬마을'이다. 전망대에 오른 시민들은 맑은 물과 백사장이 어우러진 장관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우리나라 강들이 대부분 사행천이기 때문에 회룡포와 비슷한 지형은 다수 있지만, 이곳처럼 물이 완전히 돌아나가는 곳은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또 백제 시조 온조가 남하할 때 마한 최후의 보루인 이곳 원산성을 점령한 후 백제를 세웠다고도 전해진다. 삼국사기에는 상당기간 백제의 요새로 삼국이 충돌한 장소라고 기록돼 있기도 하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감상한 참가자들은 잠시 후 본격적인 행사 준비를 위해 강변으로 내려갔다.


두 번째 뿅뿅다리. 회룡포 전망대에서 내려온 참가자들이 행사 준비를 위해 다리를 건너고 있다.

강 안쪽과 바깥쪽을 이어주는 다리는 공사장에서 발판으로 쓰이는 철제 판으로 놓여 있다. 사람들은 철제 판에 동그란 구멍이 나 있다고 해서 '뿅뿅다리'라고 부른다. 2곳의 뿅뿅다리가 강 안과 밖을 이어주고 있다. 

강변에 모인 참가자들은 주최측에서 미리 그려놓은 SOS 모양에 맞춰 자리를 잡았다. 준비해온 도시락과 주최측이 준비한 막걸리로 행사 전까지 이야기꽃을 피운다. 아이들은 모래사장이 신기한 듯 맨발로 뛰어놀거나 흙장난을 한다. 아직 찬바람이 남은 강가임에도 누구하나 찡그리는 표정을 찾기 힘들다. 

집은 경기도 일산이지만 경인교대 재학 시절 인천녹색연합과 인연을 맺었다는 황고운(25)씨는 새벽부터 먼 거리를 달려와 인천지역 사람들과 함께 낙동강을 찾았다.

고양시 일산구 한내초등학교에서 선생님으로 근무하는 그는 송왕제씨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4대강 사업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려고 찾았다고 한다.

황고운씨는 "아이들에게 환경에 대해 알아오라고 하면 다른 지역 강 이야기를 하면서 1~2명씩 4대강을 물어보곤 한다"면서 "하지만 뭉뚱그려 설명했지 아이들의 마음에 와닿도록 말해주지는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와서 보니 많은 사람들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걸 알게 됐다"면서 "학교에 돌아가면 자료를 찾아보고 어떤 방향으로 아이들에게 얘기해줘야 할지 가닥이 잡힌다"라고 말했다.


김정욱 교수의 성악 한 자락

얼추 사람들이 차고 식사도 마무리될 무렵 본격적인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4대강 사업 반대운동 정점에 있는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짧은 노래 한자락과 180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찾은 전교조 서울지부 부지부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어 SOS 모양으로 자리잡은 1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생명의 강 되살려라', '자연 앞에 겸손하라', '4대강 복원 선언' 등을 외치며 만세를 불렀다. 한편에서는 현수막 퍼포먼스도 함께 진행됐다. 이들이 외치는 모습은 비룡산 정산에 위치한 회룡포 전망대에서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소래포구 어민이자 해양환경감시단장을 맡고 있는 민연식(57)씨는 "수 백년, 수 천년 동안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환경을 돈 때문에 개발하려고 한다"면서 "당장만 생각했지 후손들에게 물려줄 환경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민씨는 "소래포구 역시 예전에는 흔하게 있던 '싸죽조개'나 동죽도 지금은 찾기 힘든 실정"이라며 "이익 때문에 자연을 훼손하면 언젠가는 그 댓가를 인간이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짧지만 알찬 퍼포먼스를 마친 참가자들은 단위별로 활동을 이어갔다. 인천지역은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경천대 상주보 답사에 나섰다. 현재 4대강 사업이 진행중인 곳으로 회룡포와 비슷한 지형이지만, 강변의 모래를 퍼낸 이후 수심은 깊어지고 폭도 넓어진 상태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4대강 사업의 문제점들을 자연이 보존된 회룡포와 상주보를 직접 보고 비교하면서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늘이 스스로 내렸다고 해서 '자천대'라고도 불린 경천대는 경북 상주시에서 '낙동강 제1경'이라고 칭송받던 절경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포크레인과 모래를 실어나르는 덤프트럭으로 예전의 모습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인천지역 참가자들은 경천대를 끝으로 이날의 낙동강 답사를 마무리했다. 왕복 7시간이 넘는 짧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직접 체험하고 느낀 소중한 경험은 피로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4대강 사업 중단하라!


다문화가정 참가자들도 함께했다.


인천푸른생협 생산자와 조합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상주보 건설현장에서 이동중인 덤프트럭


회룡포 도착 전 잠시 들른 용궁양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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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진 2011-03-29 13:05:39
이병기 기자님 푸른생협 생산자와 함께 찍은 사진 원본을 받을 수 있을까요
생협활동 자료로 보관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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