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에 담긴, 역사의 현장을 살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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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에 담긴, 역사의 현장을 살피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19.12.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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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역사박물관, 지역 학술총서 '부평 화랑농장 : 상이용사의 보금자리' 발간


부평역사박물관이 지역의 소규모 생활문화권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모습을 담은 학술총서 <부평 화랑농장 ⅰ·ⅱ : 상이용사의 보금자리>를 발간했다.

이번 학술총서에 그려진 조사 지역은 산곡 3동 소재 ‘화랑농장’으로 조선시대에는 마장면 장끝말에 속했고, 일제시기엔 인천육군조병창에서 노역하던 이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시간이 흘러 이 장소에는 한국전쟁 이후 발생한 상이용사(전투나 군사상의 공무 중에 부상을 당한 용사)들이 모여 협동농장(집단농장)을 형성하게 된다. 이후 윤락여성의 재교육 기관 협성여자기술교도원이 설치되기도, 중랑천 철거민들이 대규모로 이주해오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해당 지역은 ‘화랑농장’이라는 통속지명으로 불리운다. 그러나 지명과 관련된 실체, 즉 농장으로서의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옛 지명을 버릴 때가 됐다’라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라고 하겠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박물관은 화랑부지에 쌓여 온 ‘역사’와 그때 그 사람들의 ‘의지’, 또 현재 부평의 도시발달에 이 곳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에 주목했다.

아픔을 가진 이들의 보금자리이자 불모지를 농장으로 개척할 만큼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점이었고, 아직까지도 그들의 가족이 남아있는 곳. 이것이 박물관이 바라본 ‘화랑농장’의 의미다.

박물관은 약 2년(2018.4-2019.11)에 걸쳐 해당 지역을 조사했다. 더욱 내실있는 조사와 결과를 위해 그간 진행해왔던 당해 내에 조사와 총서 간행을 이루는 것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완성된 총서 1권에서는 화랑농장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주민사(역사·건축·민속·르포)를, 2권에서는 현재에서 바라본 화랑농장의 모습을 그림·사진·다큐·구술·자료 등으로 담아냈다. 

조사에는 신동욱 부평역사박물관장을 비롯한 손민환·이임하(역사), 이연경(건축), 문상범(민속), 한재연(르포), 이진우(그림), 홍승훈(사진), 정우람(다큐), 오정윤(구술), 이유진(자료) 등 사회의 학교 및 단체, 시 위원들이 폭넓게 참여했다.

부평역사박물관은 지난 2014년부터 학술총서를 발간해왔다. 이전 총서로는 ▲부평 산곡동 근로자주택 ▲이주민의 마을, 부평 신촌 ▲미쓰비시를 품은 여백, 사택마을 부평삼릉 ▲장수산 맑은내 마을, 부평 청천동 ▲열우물마을, 부평 십정동 ▲부평 도심의 재발견, 만월산과 경인가도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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