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도시 생활의 변화
상태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도시 생활의 변화
  • 이범훈
  • 승인 2020.05.26 0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범훈 / 인천대학교 도시과학연구원 연구중점교수
연수구립관악단 발코니 연주회
연수구립관악단 발코니 연주회

최근 칼럼의 대부분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이다. 연관검색어로 살펴보자면 #코로나19, #COVID-19, #사회적거리두기, # 팬데믹현상, #생활속거리두기, #K방역, #포스트코로나, #Howwillcoronaviruschange, #흑사병-종교개혁-르네상스, #인천102번확진자 #1일1깡 등이 있다. 전 세계적인 유행병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점과 방식의 차이점이 있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이러한 열풍에 필자도 편승하고자 한다. 다만 거시적이고 담론적인 차원이 아니라 지극히 작고 평범한 관점에서 말이다.

기존의 코로나19가 도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정리하자면 먼저, 기후변화 운동의 재인식과 확산, 그린뉴딜 정책의 부상, 스마트도시 진화 등 기존의 세상과는 다르고 더 나은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열쇠이며, 둘째, 더욱이 세계의 모범으로 꼽힐만큼 훌륭히 대처한 한국의 경우, 사회가 한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셋째, 재택근무나 원격수업 등이 일반화되어 현 도시건축 구조나 형태를 지하물류시설 중심으로 재편성하자는 등이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신중하게 선택한 주장과 근거들로 유익하다.

나에게 있어 코로나19 이후 실제로 일어난 도시 생활의 변화는 첫째, 평일에 저녁 시간이 늘어났다. 우선, 퇴근 시간 이후 저녁 식사를 하고 퇴근하거나 술자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자연스레 집으로 가서 아이와 목욕을 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일들이 빈번해졌다. 또한, 책, 운동, 언어, 장보기 등 평소 주말에만 할 수 있던 것들을 평일에 하기 시작하였다. 무엇보다도 예전보다 체력적으로 나아지고 있는 기분에 다음날 업무 능률이 오른 느낌을 받았다.

둘째, 주말에 소단위의 문화 이벤트가 열렸다. 이는 구청에서 주말마다 진행한 ‘발코니 음악회’ 였는데, 연주단이 매주 여러 아파트 단지에서 연주를 하고 주민들은 각자 발코니나 베란다 등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방식이었다. 주로 봄을 느낄 수 있거나 친근한 연주곡들로 봄의 소리 왈츠, 벚꽃엔딩, 시네마천국 ost 등으로 구성하였다.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하자면 파리의 지하철 연주회나 뮌헨 마르엔 광장의 거리공연 만큼 따뜻하였고, 어느 유럽 선진 도시들이 부럽지 않았다.

셋째, 마을과 동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다. 5월초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집콕, 방콕만이 아닌 혼산, 혼낚 등 야외활동이 나타나고 있다. 필자 또한 그동안의 억눌림과 답답함을 분출하고자 밖으로 나가기 시작하였다. 다만 낯설거나 장거리 여행은 부담되고 주변의 산책로, 공원, 먹자골목 등을 걸어서 찾아다니고 있다. 우연히 발견한 곳들은 예상외로 즐겁고 맛있으며 멋있는 체험이 가능하였으며, 이들의 공통점은 취향이 분명하고 고유하면서도 친근하다는 점이었다.

한편, 우리는 도시의 행복이란 물질적이고 환경적 측면의 번영도 필요하지만 가장 즐겁고 안전한 생활 또한 이를 구성하는 요소임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결국 도시의 행복은 평일과 주말, 동네와 마을 등 도시 생활의 개선에 있으며, 이는 일상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있다. 결국, 사람이나 도시 모두 내적이고 외적인 균형을 가져야 지속가능하다. 코로나 19 이후 도시가 변화한다면 편리하고 빠르고 성장하는 내일보다는 건강하고 성실하며 즐거운 오늘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