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용오 어민대책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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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용오 어민대책위 위원장
  • 김도연
  • 승인 2010.02.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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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할 만한 명확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는 어민대책위 박용오 위원장.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다양한 어류들의 산란터가 파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그대로 보고만 있을 어민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강화조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위한 경인북부지역 어민대책위원회 박용오 위원장의 하소연이다.

박 위원장은 조력발전소의 건설이 어류 산란터를 훼손할 것을 크게 우려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어족 자원'에 그를 포함한 2천여 어민들의 생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덕적, 연평 근해는 어족자원이 풍부한 곳이에요. 최고의 어족자원 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데 강화에 조력발전소가 들어서면 해수의 흐름이 바뀌게 되고, 그러면 모래나 퇴적물 등으로 인해 해저 지형도 변해 결국 물고기들의 산란터가 없어지는 거예요. 그러니 우리 어민들에게는 큰 위기죠."
 
물고기 산란터가 없어지면 자연히 어족자원이 줄어들고, 그러면 물고기를 잡아 생활하는 어민들의 생계가 당장 위협받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판단이다.
 
"현재 강화도 일대에는 어항이 모두 20여개 돼요. 그런데 조력발전소가 건설되면 모두가 사라지고 달랑 1개 정도만 남을 거예요. 공사기간을 포함해 새로운 해저 환경에 새로운 어장이 형성되려면 20년 이상 걸릴 텐데, 그동안 우리 어민들은 손가락 빨고 기다릴 수만 없잖아요."
 
물고기를 잡아 생활하는 어민들에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장소가 없어진다는 것은 삶을 포기하라는 이야기와 같다는 지적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배를 타며 살고 있습니다. 제 아들 녀석도 여기서 공부하고 있고 아마 배를 탈지도 모르지요. 조합에 가입한 어민들만 1천600여명이에요. 아마 전체 어민들을 따지면 2천여 명에 이를 겁니다. 그런데 조력발전소가 들어서 어류들이 없어지면 90% 이상이 떠날 거예요. 수십 년의 세월을 바다를 벗 삼아 터 삼아 살아오던 그들인데,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으니 떠날 수밖에요."
 
박 위원장의 말에는 조력발전소 건설이 단순히 생계수단을 잃는 것이 아닌, 생계를 이어갈 터전 자체를 잃는 것이라는 위기감이 그대로 배어 있다.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애를 쓴다고 하는데, 오히려 우리나라는 그 반대네요. 강화 남쪽의 갯벌이 얼마나 좋아요. 그 모든 것이 없어질 판이잖아요. 인천시와 강화군이 개발병이 들었나봐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어요. 정말 심각합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을 포함한 어민들의 피해 외에도 자신들이 살아온 강화지역의 환경 변화를 걱정한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켜온 곳이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해야 겠지요. 인천에 필요하고 대한민국에 필요하다면 어민들의 피해나 환경 피해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 겠지요. 다만 누구나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정확한 조사를 거쳐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달라는 겁니다. 거짓말하지 말고요. 어민들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입니다. 그렇게 쉽게 생각하지 말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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