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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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8)
  • 작은책방 책방지기
  • 승인 2020.11.1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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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필진 1기의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건축가, 빵집에서 온 편지를 받다》,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 건축주 진 도모노리가 함께 씀/ 더숲

이 책은 ‘처음 뵙겠습니다’로 시작되는 홋카이도 맛카리무라에 있는 시골 빵집주인(진 도모노리)의 손글씨 설계의뢰 편지에서 시작됩니다. 편지를 받고 감동한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흔쾌히 의뢰를 받아들이며 주고받게 된 편지글을 읽다 보면 마치 읽는 이가 함께 집을 짓는 구성원이 된 느낌입니다. 밀을 빻고 장작을 패고 가마에 불을 지펴 빵을 굽는 요란하지 않는 빵가게를 갖고 싶어하는 마음은 건축가를 설레게 합니다. 건축가가 설계 비용의 반을 빵집주인인 건축주에게 빵으로 받는 훈훈하고 재미있는 머리말과 함께 책을 읽는 내내 아늑한 빵집에서 갓 만들어진 빵 냄새가 느껴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꿈꾸는 집을 설계해 줄 진 도모노리와 같은 건축가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건물이 설계자의 손을 떠나 사는 사람의 손때가 묻으면서 살기 편하게 변해가는 모습은 건축가에겐 기쁨이죠.”

집이 부동산이며, 부의 상징으로 움직이는 이 시대에 ‘나에게 집이란?’ 질문을 다시 해보게 됩니다.

 

 

◇ 딸기책방 추천도서 : 《세 강도》, 토미 웅게러, 시공주니어

무시무시한 강도 일당을 박애주의자 집단으로 만든 비밀병기는 동심입니다. 동심은 눈치 보지 않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용기를 갖습니다. 잃을 것도 없는 우린 어째서 매일 눈치만 보는 건지… 이 책 읽고 동심 탑재하자구요~!

 

 

◇ 책방시점 추천도서 : 《80년대생들의 유서》, 홍글

3포세대였다가, 밀레니얼 세대였다가, 낀 세대(젊은 꼰대)였다가… 1980년대생들은 각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세대로 호명됩니다. 어느 세대로 호명되는 걸 떠나 가장 왕성하게 사회 생활을 하고 있을 30대 청년이 죽음과 유서를 이야기한다니 의아하시죠? 만약 며칠 뒤 내가 죽는다면 오늘 내 삶은 어떠해야 할까요? 열네 명의 80년대생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유서를 모은 이 독립출판물은 ‘왜 사는지’에 대한 고민과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모색을 담고 있습니다. 이들은 유서를 통해 한결같이 이야기합니다. ‘남 눈치 보지 말 걸, 하고 싶은 걸 할 걸.’ 죽음을 통해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볼까요?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할 훈수 대신 말이죠.

 

 

◇ 우공책방 추천도서 : 《식물의 사유》, 루스 이리가레·마이클 마더 지음, 이명호·김지은 옮김, 알렙

이 책은 페미니즘 철학자와 식물성의 철학자가 열여섯 개의 주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편지로 주고받은 것이 뼈대를 이룹니다. SNS와 이메일이 아닌 우편 편지로 일 년 남짓 동안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 자체가 식물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식물처럼 언제든지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 과정을 밟아갑니다. 싹을 틔우고, 성장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식물의 시간을 빼닮았죠. 두 철학자는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공유하는 맥박과 침묵의 언어에 한 발짝 다가갑니다. 그러고는 우리가 무감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는 식물 세계에 대해 섬세하고 확장된 감수성으로 일깨워줍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 현재 자연과 생명이 처한 상황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죠. 두 철학자는 식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 책방산책 추천도서 : 《상자 세상》, 윤여림 지음, 이명하 그림, 천개의바람

오늘도 번개쇼핑 택배 기사는 수백 개의 택배 상자를 가득 싣고 배송을 시작합니다. ‘띵동, 택배 왔습니다.’ 누군가의 집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배달되었어요. 힐끔 문을 열고 주변을 살피던 남자는 쓱 택배 상자를 들고 집으로 들어옵니다. ‘드디어 왔구나!’ 잔뜩 기대감에 찬 남자는 택배 상자를 열어 주문한 물건을 확인해요. 헬멧 모양의 자동칫솔! 남자는 더이상 상자가 필요 없는 상자를 밖으로 휙 던져 버립니다.

휙! 툭! 슉! 뻥! 아파트 각 층, 각 호에서 버려진 택배 상자들은 쌓이고… 쌓이고… 쌓입니다. 어느새 아파트보다 더 높이 쌓인 상자들. ‘배고파!’라고 외치더니 갑자기 상자들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우적우적, 쩝쩝, 와구와구 먹어 치우기 시작합니다. 과연 세상을 집어삼킨 상자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상자에 집어 먹힌 사람들과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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