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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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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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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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도상학 : 식민지 시기 파시즘과 시각 문화》 《뱀파이어 소녀 반다》
《What’s your enemy?》 《유원》 《나의 단발과 단발 전후》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필진 '딴뚬꽌뚬' '마쉬책방' '동네책방 시방' '서점 안착 '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 책방지기 5분입니다.

 

딴뚬꽌뚬 추천, 《권력의 도상학 : 식민지 시기 파시즘과 시각 문화》, 한민주, 소명출판

《권력의 도상학》, 제목이 무척 어렵고 무거워 보이지만, 사실 아주 흥미진진한 그림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흔히 그림이라고 했을 때 떠올리게 되는 예술작품들이 아니라, 구 일본제국에서 대중 ‘교육’을 위해 생산된 이미지들을 다룬다는 점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 이미지들은 오늘날 우리가 보기에는 낯설고, 유치하고, 심지어 불쾌하고 불편하기까지 한 것들이지만 불과 6-70년 전 한반도에 거주했던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접하던 이미지들이었습니다.

《권력의 도상학》은 폭압적이고 호전적인 군국주의 일본의 통치가 어떻게 이미지라는 ‘부드러운’ 수단을 통해 작동했는지 풍성한 자료들을 통해 차근차근 해석합니다. 이렇게 이미지들을 읽어나가면, 우리는 일본제국이 식민지 조선인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스며들게 하고자 했던 정체성, 윤리, 국가관, 세계관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이미지들이 한반도 사람들의 삶에 끼친 영향은 제국주의 일본과 함께 사라졌을까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이미지들에 담긴 메시지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70년 전 이미지에서 발견되는 뜻밖의 익숙함을 통해, 우리는 21세기 한국인들의 삶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됩니다.

 

마쉬 책방 추천,  《뱀파이어 소녀 반다》, 시우바나메네제스(김정아 옮김), 글로연

이 그림책 앞 면지에는 반다가 거미줄에 갇혀있어요. 이 면지가 무슨 의미일까? 많이 생각을 해봤지요. 반다는 뱀파이어인데, 채식주의자이고 피도 싫어해요. 남들은 다 볼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가 없어요. 반다 스스로가 남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거미줄에 가둔게 아닐까요? 여러분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나요? 무엇을 통해 자기 자신을 비춰보나요?

나를 바라봐 주는 사랑의 시선이 있기에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때로는 숨겨왔던 본 모습을 드러내고 싶기도 하고 원치 않게 들키기도 합니다. 감추고 싶은 모습까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순수하게 사랑해 주는 누군가가 있나요? 색다른 재미로 즐기는 큐티, 호러? 로맨스, 그림책 속 반다가 자신의 모습을 찾는 감동적인 순간을 그림책으로 만나보세요.

 

‘동네 책방 시방’ 추천, 《What’s your enemy?》, 유래혁 저, 독립출판

2017년 첫 번째 인터뷰 프로젝트 《What’s your motto?》에 이어 두 번째 프로젝트 《What’s your enemy?》를 펴낸 유래혁 작가.

소개하는 인터뷰 사진집 《What’s your enemy?》는 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수십 명의 낮선 사람들을 만나 ‘적’에 대한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한 후 그들을 찍은 사진과 답변을 정리한 결과물입니다.

유래혁 작가는 적이란 게 성장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이 이해는 되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며 ‘거친 바다가 노련한 어부를 만든다’ 같은 어조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지금 스스로가 궁금한 것은 ‘어부가 그 거친 바다에 어떻게 먹히지 않았는가?’였습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바랐고, 적에 대한 난해한 질문들이 쌓여갈 때쯤 어려운 서적들을 뒤적이는 대신 노트와 펜을 꺼내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말과 모습을 기록했습니다.

저마다 생각하는 ‘적’에 대한 개념과 대상이 다양했습니다. 적이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고 있거나 특정 부류를 향한 증오와 원망, 무형의 대상, 아예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등이 있으며 적에 대응하는 자세 또한 다릅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적에 대응하는 요령을 경험과 본능으로 터득하며 서로에게 흘러가며 사는가 봅니다.

시방에 입고된 독립출판물 가운데 친애하는 작품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방 추천 도서로 소개한 적 있는, 사진과 글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고 자문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특히, 인터뷰이들의 사진 속 모습은 너무나도 생생하고 현실적이라 순간의 기운이 전달되는 느낌이에요.

 

쓰는 하루 추천, 소설 《유원》 , 백온유 지음, 창비

2019년 창비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다. 언니와 이웃 아저씨의 희생을 통해 화재 사고 속에서 살아남게 된 '유원'. 그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성장소설이다.

다른 사람의 목숨과 삶을 희생한 덕에 스스로가 살아 있다고 생각한 유원은 언니와 아저씨에게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감을 느낀다. 죄책감은 쾌활했던 유원을 점점 웅크리게 만들고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한다. 어느 날, 수현이라는 조금 특이한 아이로 인해 마음을 추스리고 그 동안의 무게를 덜어내게 된다. 트라우마로 남은 기억들과 상처속에 억눌려왔던 유원이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는 담담한 격려에 귀를 기울여보자.

 

서점안착 추천, 《나의 단발과 단발 전후》, 허정숙, 두루미사상서

주세죽, 고명자와 함께 '조선 공산당 여성 트로이카'로 불린 사회주의 여성해방운동가이자 독립운동가 허정숙의 1920년~30년대 신문, 잡지, 기고 글 10편을 모아 담은 [두루미 사상서] 1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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