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동네책방 책방지기들이 권하는 추천도서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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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동네책방 책방지기들이 권하는 추천도서 5권
  • 인천in
  • 승인 2021.01.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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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은 죽지 않아》 - 딸기책방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 책방시점
《시작하는 비건에게》 - 나비날다책방
《조선잡사》 - 우공책방
《진짜 내 소원》 - 책방산책

[인천in]은 지난해 3월부터 인천에서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책방지기들이 말하는 동네책방 이야기를 [작은책방, 그 너머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지난해 1기 필진 5명이 연재를 마쳤고, 현재 2기 필진 5명이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축년 새해를 맞아 1기 필진 5명이 독자들에게 권하는 책 1권씩을 선정해 [인천in]에 보내왔습니다. 새해, 일을 시작하고 맞는 첫 주말입니다. 동네책방 책방지기들이 권하는 책을 보며 코로나와 강추위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1기 필진은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의 책방지기 5명입니다.

 

◇ 딸기책방 추천도서 : 《눈사람은 죽지 않아》, 티에리 드되 지음, 박언주 옮김, 딸기책방

내리는 함박눈을 맞으며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듭니다. 눈도 찍고 코도 붙이고 입도 그려줍니다. 만드는 새 흠뻑 정이 든 눈사람이지만 오래가지 못해 녹아내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어디 눈사람뿐일까요? 사람은 결국 언제나 이별하기 마련이잖아요. 작가는 누구든 무엇이든 그리워하면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얘기해 주고 싶은 것 같아요. 그게 참말이건 거짓말이건 이별을 견뎌내도록 도와주는 상상력입니다.

길이 많이 미끄럽습니다. 길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책방시점 추천도서 :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김익록 엮음, 시골생활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 사랑은 또 왜 이래”

가수 나훈아씨가 소크라테스를 소환해 큰 화제였죠. 독특한 노랫말보다 그만큼 녹록지 않은 우리네 삶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기 때문이겠죠? 우리가 책을 접하는 까닭 중에도, 거는 기대 중에도 이런 마음이 있지 않을까요?

해가 바뀐다고 없던 희망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삶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그간 우리는 새해마다 참 많은 소원을 빌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일까요? 올해는 해가 바뀌었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새 아침을 맞았습니다.

코로나도 심하고 손님도 없어 책방은 1월 말까지 휴식기를 가질 계획입니다. 이 기간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해봤습니다. 문 닫기 하루 전 고른 책은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이야기를 묶은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입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마다 자주 꺼내 읽던 책을 다시 선택했습니다. 꼬일 대로 꼬인 마음을 때로는 따끔한 죽비로 일깨우고, 때로는 인자한 이웃집 어른처럼 보듬어줄 테니까요. 그중 언제나 눈에 들어오는 말씀이 있습니다. “개문류하” 문 열고 아래로 흐르라는 이 말씀은 갇힌 사고, 머리에서만 머무는 생각을 경계하라는 의미입니다. 그 말씀처럼 살아야겠다고 또 스스로를 속여 봅니다.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시작하는 비건에게》, 최태석 꽃사미로, 수작걸다

매년 새해가 되면 다짐을 하게 됩니다. 작심삼일이 될 줄 알면서도 새로운 계획과 결심을 하게 되지요. 담배를 끊는다, 커피를 줄인다, 운동을 한다 등등 올해도 어김없이 계획들을 세우고 있을 겁니다. 저는 ‘잘 놀자’가 올해의 목표입니다. 일 중독에 빠져 놀이도 일로 만들어 버리는 습관이라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신년 계획 중 이제 막 채식과 비건을 시작하려고 결심하신 분이 있다면 이 책 읽기를 권합니다.

빵도 만들고 요리도 하는 최태석 셰프는 32년째 채식을 하고 있으며, 7년 차 비건 생활자로 소박한 삶을 지향합니다. 비건을 하겠다는 것은 삶의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존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며, 내 몸을 스스로 돌볼 수 있으며, 요리의 과정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비건 비기너들의 질문에 대해 최 셰프가 오랜 경험과 식당을 하셨던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며 아주 쉽고 맛깔나게 답해주고 있습니다.

두부가 지겨운 날, 얼큰한 국물이 그리운 날, 술맛 돋우는 안주가 필요한 날, 쫄깃한 식감이 떠오르는 날, 길거리 간식이 떠오르는 날 등 비건인들이 생활하며 겪게 되는 고민뿐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입맛을 돋우는 조리법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은 벌써 재래시장으로 달려가 채소 하나하나를 골라 요리를 해서 멋진 식탁을 꾸미는 상상을 합니다. 저의 올해 계획은 ‘잘 놀기’에서 ‘잘 먹고, 잘 놀자’로 바꿔야겠습니다.

덧붙여, 새해 첫날, 집단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 중인 LG청소노동자들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 반입을 막으며 엎어버리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사는데 기본인 먹는 것을 막는 행위,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내 배를 채우는 데 급급한 대기업의 횡포가 치사하고 비윤리적인 밥그릇 뺏기였습니다. 부당한 집단해고에 맞서 오늘도 추위 속에서 싸우고 계실 LG청소노동자들을 응원합니다. 잘 먹고, 잘 싸우기를 응원합니다.

 

◇ 우공책방 추천도서 : 《조선잡사》, 강문종 외 3인, 민음사

어떤 일을 직업으로 삼고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사람은 일을 하고, 일을 찾고, 또 다른 직업을 갖기 위해 애씁니다. 일을 좋아서 하는 사람도 있고, 일이니까 마지못해 하는 사람도 있고,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도 있겠죠. 어쨌든 현대사회는 참으로 다양한 직업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어떤 직업들이 있었을까요? 이 책은 조선시대 ‘잡(job)의 역사, 잡(雜)스러운 역사’를 다뤘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양반도 아니고 선비도 아닌, 보통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일합니다. 모두 7부로 나뉘어져 일하는 여성들, 극한 직업, 예술의 세계, 기술자들, 불법과 합법 사이, 조선의 전문직, 사농공‘상’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직업도 꽤 많습니다. ‘매분구, 화장품 판매원’, ‘착호갑사, 호랑이 잡는 특수 부대’, ‘화장, 조선의 플로리스트’, ‘거벽, 과거에 합격시켜 드립니다’, ‘집주름, 부동산 중개업자’ 등등 67개의 직업이 나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먹고살기 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새해 벽두, 내가 하는 일을 생각해 봅니다. 여전히 만만찮지만, 그래도 어차피 하는 일이라면 이왕지사 즐겁고 재미있으면 좋겠죠.

 

◇ 책방산책 추천도서 : 《진짜 내 소원》, 이선미 지음, 글로연

아이가 호리병을 문지르자, 소원을 들어준다는 지니가 나타나 세 가지 소원을 말하라고 한다. 첫 번째 소원으로 아이는 공부를 잘 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1등을 하게 된 사람은 다름 아닌 엄마. 두 번째 소원으로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하자, 이번에는 아빠가 새 차를 산다. 첫 번째 소원도, 두 번째 소원도 아이의 진짜 소원은 아니었다.

지니는 진짜 네 소원을 말하라고 하면서 너에 대해 잘 알아야만 진짜 네 소원을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좋아하는 꽃, 색깔, 음악 또는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자신에 대해 알게 될 것이라고….

아이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자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세 번째 소원은 일 년 뒤에 말하겠다고 하는데, 일 년이 지난 뒤 아이는 세 번째 소원을 말하려 지니를 부르고… 새해가 되어 소원 성취하라는 말을 덕담으로 건네고 듣다가 가만히 내 진짜 소원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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