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운동'과 문화활동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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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운동'과 문화활동가(1)
  • 박상문
  • 승인 2021.02.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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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세상]
박상문 / 지역문화네트워크 공동대표

 

2000년대부터 문화는 사회 중심화두의 하나가 되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하는 말은 이제 문화주의적 구호가 되었고, 사회정책에 문화가 대입되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정책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현상이 뚜렷하게 전개되어 왔는데 이는 근대화와 더불어 산업사회를 거치면 인간의 기본권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회변혁 과정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사회변혁운동은 역사적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으나 1980년대 산업화시대 이후 우리나라의 사회변혁운동은 민중운동, 노동운동, 민주화운동, 시민운동 등으로 전개되어 왔다. 시민운동은 지역을 토대로 시정감시, 환경생태보존운동, 문화운동 등으로 세분되어 삶의 질을 다루는 분야로 확장되었다.

문화운동은 현재의 문화환경을 바꾸고, 문화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운동으로 지역운동이면서 시민운동인 것이다. 문화운동이 문화주의에 빠져 아름답고 고상한 문화만을 지향했다면 문화운동의 좌표를 상실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문화운동은 문화를 본질로 하는 시민운동이며 지역을 근간으로 운동을 전개해 왔기 때문에 지역사회가 시민문화단체의 역할을 기대하고 응원해 주었다.

문화운동이 지역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은 시민(지역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문화운동, 시민운동, 지역운동의 상호관계이다. 그러므로 문화운동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며 지역상황에 맞게 전개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화운동, 시민운동, 지역운동의 상호관계를 잘 이해하고 지역사회 공공선을 지향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문화운동가, 문화활동()가이다.

문화활동가는 운동가의 덕목인 실천력을 발휘하는 능력이 있어야한다. 실제로 현장성 있는 실천행위가 지역을 문화적으로 변화시킨다. 그동안 각 지역에서 사회변혁운동을 보다 문화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아름다운 상상을 하고 머릿속에서 그려본 것들을 지역에서 실행해보고자 지역의 예술가와 시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이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문화예술 활동들은 각 지역의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였다. 그래서 문화활동가는 생각을 행동으로 풀 수 있는 사람이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책을 매개로 동네 작은 책방들이 최일선에서 시민 문화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책을 매개로 동네 작은 책방들이 시민 문화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사진=남동구 만수동 '책방시방' 제공)

몇 년 전, 필자가 참여했던 부산문화포럼에서 주제발표자 정성훈교수(당시 서울시립대 HK교수)는 문화도시, 특히 창조도시라는 말은 그 자체로 도시 안에서 일어나는 배제와 불평등을 정당화 할 수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모든 인간을 포함하려는 보편적 인권의 이념을 함축하고 있는 인문도시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현대적 인문도시는 현대 도시의 삶을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추방하거나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떠날 수 있도록배려하는 보편적 포함의 이념을 실천해야한다고 했다. 또한 아름답게 떠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일은 다음 세대를 위해 준비해야 할 다음운동이다라고 했다.

이제 우리사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다음운동에 대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필자도 지난 해 시민(평생학습)교육과 포용사회 관련 정책포럼에 참여하면서 많은 분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우리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삶을 힘겨워하고 배제되고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교류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 낼 것인가 라는 문제를 풀어내려는 희망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모두를 위한 보편적 인권을 강화하는 일, 경제우선주의 도시정책도 좋지만 문화우선주의 도시정책, 즉 인문도시를 지향하는 도시정책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인문도시를 가꾸기 위해 공공성과 친밀성을 잘 조화하여 친밀공동체를 형성하는 일에 참여하는 문화활동가의 다음운동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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