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근대성을 살린 도시정비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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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근대성을 살린 도시정비가 답이다
  • 전영우
  • 승인 2021.04.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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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의 미디어 읽기]
(69) 중구 풍광 살리기 - 불법 주차 없애고 노면 전차 운행하기
중구 중구 신포동
인천 중구 신포동

 

자유공원 벚꽃이 소담스럽게 피었다. 코로나로 인해 일주일 가량 아예 공원을 봉쇄하고 비 소식도 있고 하여 벚꽃이 떨어지기 전에 한번 구경할 겸,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산책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신포동 일대는 참으로 정감 있고 정취 있는 동네이다.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나지막한 건물들, 요즘 건축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디자인과 장식이 멋들어진 근대 건축물들 사이로 걷노라면 푸근한 기분이 든다. 중구 주민이 갖는 특권이다.

공원길을 넘어 내려와서 중구청 앞을 지나 청실홍실 쪽으로 걷다 보면 한국에서 이런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인천 중구가 유일하다고 느낀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장점을 십분 살리지 못하는 지역의 부족한 역량이 늘 아쉽다.

인천 중구가 가진 최대 장점이자 자산은 근대 건축물이 즐비하고, 오래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특유의 분위기에 있다. 최근 들어 많이 정비가 되었다고 하지만, 그런 독특한 정취를 잘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망쳐버린 구조물들을 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중구청과 아트플랫폼 인근은 그래도 비교적 정비가 되었고, 가로등도 거리의 풍광과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설치가 되어 있지만, 조금만 벗어나서 신포시장 쪽으로 나오면 도시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잡한 온갖 설치물들이 뜬금없다.

특히 가로등은 거리 분위기를 망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래된 역사가 있는 곳인데,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의 가로등을 설치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중구청 앞길과의 통일성을 살려서 교체하는 것이 맞다. 마찬가지로 배다리 쪽 개항로 거리를 포함한 중구 일대의 구조물은 전체적으로 근대풍 디자인으로 통일했으면 좋겠다. 최근에 새로 단장하고 오픈하는 민간 업소들은 비교적 중구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데, 이런 민간의 노력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공공기관의 설치물이 풍광을 해치는 일은 최소한 사라져야지 않겠는가.

중구의 풍광을 해치는 또 다른 원인으로 주차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좁은 거리가 불법 주차 차량으로 너무 혼잡하여, 거리 본연의 정취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부족한 주차장이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엄격한 단속이 없으니 관행처럼 다들 불법 주차를 하고 있다. 

불법 주차는 행정기관의 의지만 있으면 해결 가능한 일이다. 신포동의 좁은 도로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유럽 도시를 보면, 차량 한 대만 통행할 수 있는 일방통행길 양쪽으로 세련되고 얇은 철제 봉을 촘촘히 세워서 불법 주차를 원천 봉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신포동을 보면 일방통행길 양쪽에 화단을 듬성듬성 배치한 곳도 있는데, 차량이 화단 사이를 비집고 주차하기도 한다. 유럽처럼 불법 주정차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불법 주정차가 없어지면 신포동의 정취도 훨씬 보기 좋게 살아날 것이다.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조금 먼 곳에 주차를 하고 찾아올 것이니 상권 활성화에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상인들 입장에서는 불법 주차를 전면 금지시키면 당장 매상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할 수도 있겠으나 긴 안목으로 보면 불법 주차를 없애는 것이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 맞는 방향이다.

인천시에서 최근 도심 트램을 설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중구 일대에는 개화기 모습을 살린 고풍스런 노면 전차를 설치, 운행하는 것을 강력히 건의한다. 노면 전차는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관광과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인천역, 차이나타운, 중구청, 신포 문화의 거리 등 주요 볼거리를 관통하여 순환하는 고풍스런 노면전차를 운영한다면 관광객들이 외곽에 주차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편하게 찾을 수 있고, 신포동 일대의 주차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가 가능할 것이다. 

트램은 교통수단의 기능만을 수행하지만, 중구에 놓인 근대풍 디자인의 노면전차는 교통수단인 것과 동시에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한 전차와 같은 노면전차가 개항장 일대를 운행한다면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다. 지금도 이곳에는 근대풍 복장을 대여해 입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은데, 노면전차는 이런 트렌드를 확실하게 살려줄 관광 자원이다.

중구가 갖고 있는 중요한 특성 즉 근대성을 간직한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 정비하는 것이 올바른 발전방향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처럼 일관성도 찾을 수 없고, 철학도 부재한 중구난방식 정비가 아니라, 근대성을 일관된 콘셉트로 정비를 해서 중구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린다면, 한국에서 가장 핫한 도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렇게 훌륭한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중구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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