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장 힘이 되었던 칭찬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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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힘이 되었던 칭찬 한마디
  • 유병옥
  • 승인 2021.05.0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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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유병옥 /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글쓰기반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는 “사람들은 칭찬보다는 지적한 글을 더 많이 기억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에 대해 지적한 글은 나쁜 점이 개선되는 쪽으로 가기보다는 부정적 에너지가 더 쌓이는 결과가 되기 쉽다. 그러므로 나는 날카로운 비판 보다는 주로 우리가 놓쳤던 장점을 찾아 이야기하려 한다.”라고 했다.

칭찬은 사람을 의욕적으로 만들고 자존감을 높게 만든다.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듣는 칭찬은 그 업무수행으로 얻는 경제적 사회적 보상과 같이 성취감, 도전 정신, 안정감 등 내재적 보상이 되어 동기 부여가 된다.

나는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도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받아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내가 초등학교 때에 담임선생님께서 내게 해 주신 칭찬 한마디는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도 내 마음속에 남아 있었고 그것은 마치 남몰래 감추어 가지고 있는 귀중한 보석처럼 나를 든든하게 지켜 주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였던 어느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질문하셨다.

“사람들이 옷을 입으면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

처음에는 많은 아이가 손을 들었다. “춥지 않아요” “예뻐요” 여러 가지 좋은 점을 발표하는 동안 손을 드는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 때까지 이름이 불려지지 않던 나는 끝까지 손을 들었고 드디어 선생님은 나를 지명하셨다. 나는 “바지를 입고 넘어지면 아프지 않아요”라고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아! 그래, 바지를 입고 넘어지면 별로 아프지 않지, 병옥이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찾아냈구나”,라고 그 때 선생님은 나를 크게 칭찬해 주셨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찾아낸 나!” 그때부터 선생님의 그 칭찬의 말씀은 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게 되었고 그것은 나의 든든한 자존감이 돼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꾸중을 듣거나 칭찬을 받은 기억이 별로 없다. 또 나 자신도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사랑해요” “고맙습니다” 와 같은 말을 하며 살갑게 굴지도 못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부모님이 나를 많이 사랑하고 계셨다는 증거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는데 그때는 왜 그걸 사랑으로 느끼지 못하고 그저 무덤덤하게 지냈을까? 어리석고 둔했던 그 때의 나를 떠올리면 부모님께 새삼 죄송한 마음이 든다.

대학을 다니던 딸아이가 어느 날 내게 “엄마, 할머니가 너는 엄마만큼만 하면 된다고 하셨어.” 그 이야기를 들을 때는 ‘어머니는 별말씀을 다 하셨네’라고 흘려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씀은 어머니가 나에게 주신 칭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또한 나에게 두고두고 큰 힘이 되었다.

어머니의 사람에 대한 평가가 정확하다는 사실은 그 때까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내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말씀은 나에 대한 어머니의 최고의 칭찬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너는 엄마만큼만 돼라”는 어머니의 나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은 그 이후 나의 언행을 바로 잡아주는 자동 길잡이 역할을 했고 초고령이 된 지금까지도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모범이 되게 하는 준거가 되었다. “엄마만큼만 돼라” 하신 어머니의 칭찬은 그때의 어머니보다 더 나이가 많아진 지금까지도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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