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인천유치를 위해 시민사회의 중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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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인천유치를 위해 시민사회의 중지를...
  • 서주선
  • 승인 2021.05.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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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서주선 /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이건희 컬렉션 중 이중섭의 대표작 중 하나인 1950년대작 '황소'
이건희 컬렉션 중 이중섭의 대표작 중 하나인 1950년대작 '황소'

 

고 이건희 삼성회장의 소중한 컬렉션을 유족들이 국가에 기증하였는데 이러한 문화적 자산이 국가 전체의 발전과 문화적 가치 향상에 쓰인다면 고인의 뜻에 부합하고, 기증 문화의 정착으로 많은 문화적 자산들이 공익적 자산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기증한 미술품은 1만1천여건, 2만3천여점으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1393호)' 등 국가지정문화재만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이다.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은 물론 모네, 피카소, 르누아르 등 국내외 근·현대회화 거장들의 명작들이 대부분이어서 실로 어마어마하다.

이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지정문화재 60건을 포함해 고미술품 2만1천600여점이 소장되며,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외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 1천600여점을 소장하게 된다.

그 가치는 수조원대라고 하지만 문화적 자산을 우리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새로운 미술관을 짓거나 기존 미술관에 특별전시실을 만들라고 지시하였는데 그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지자체에서 유치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부산시장과 창원시장은 직접 나서서 유치를 희망하고 있으며 의령군과 수원시는 각 인연을 앞세우며 유치의 뜻을 보이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을 21점이나 대구미술관에 기증 받은 대구시는 물론 광주시, 대전시 등이 유치를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은 청와대 청원도 넣어서 1,00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에서도 이건희 컬렉션 유치를 위한 운동의 일환으로 청와대 청원을 해보자는 법무법인 안다 대표인 조용주 변호사의 제안으로 청원을 하며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효과를 낳게 된 것이다.

인천은 미추홀구 학익동에 ‘인천뮤지엄파크’라는 명칭으로 50,809㎡ 규모 안에 미술관, 박물관, 예술공원 등을 조성 중에 있다. 인천은 대도시중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는 문화 불모지였으나 이번에 300만 대도시의 규모에는 미흡하지만 미술관을 신축하게 된 것이다.

인천은 그동안 서울의 변방으로 취급되면서 특히 문화예술 분야 등에서의 독자적인 콘텐츠 부재가 오랫동안 이어져왔으며 예술분야의 수준이 매우 낮은 시대를 지내왔다 할 수가 있으며 시립미술관은 물론 좋은 예술대학도 없는 상태였으며 공연이나 전시 등의 공간이 부족하였다.

그러나 인천은 매년 2000만명의 외국인들이 오가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있으며, 음악공연 공간인 대규모 오페라하우스도 공항 가까이 송도에 건립 중에 있으니 미술관까지 만들어져 이건희 컬렉션과 같은 수준 높은 작품들이 상시 전시된다면 접근성이 좋은 인천으로 관광하러 오는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이 많이 찾게 되는 관광도시는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도시가 될 것이다.

인천시립미술관에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이 행정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인천에 국립근대미술관의 설립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나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만 존재하고 있는데 그 소장품 중에는 근대미술품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국립근대미술관 설립을 주장하는 의견들이 미술계로부터 많이 제시되어 왔었다. 더불어 그동안 인천 시민사회에서도 국립근대미술관 유치를 위한 많은 토론과 요구가 있었음을 보면 오늘의 상황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프랑스에서 박물관 역할을 루브르박물관이, 현대미술관 역할은 퐁피두센터 내 현대미술관이 하고 있으며, 근대미술관으로 오르세 미술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국립근대미술관 역할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 일정 부분 하고 있으나 기능적인 면에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영국도 영국박물관은 고대 유물, 내셔널갤러리는 르네상스 이후 근대 이전을 다루고 있으며 테이트브리튼은 영국의 근대 작품, 테이트모던은 영국과 해외 현대미술을 전문적으로 전시한다.

일본은 국립박물관, 국립서양미술관, 국립근대미술관, 우에노 현대미술관, 도쿄 현대미술관 등을 두고 장르와 소장품을 연대별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 추세 속에 최근 우리 미술계 인사들은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주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삼성가 기증 근대미술품 1000여점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000여점을 기반으로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새 미술관 입지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정부서울청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 집중화를 막기 위해 정부기관들도 세종 등 지방으로 분산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국립근대미술관 역시 서울이 아니면서도 입지적 조건이 가장 좋은 인천에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강한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매년 2,000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서 오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관문이며 2,500만명의 수도권 인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요 거점 도시 인천에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한 후에 귀중한 문화적 자산인 이건희 컬렉션이 소장될 수 있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효과를 낳음은 물론 인천의 문화적 수준 향상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이건희 컬렉션이 인천 미술관에 소장될 수 있도록 청원에 동참한 후 지속적인 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해 국립근대미술관 건립 부지의 기부 등으로 유치가 확정된다면 인천 문화사의 새로운 역사가 이룩될 것이다. 주변에 널리 알려서 인천의 문화 예술분야 발전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

 

필자 서주선
필자 서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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