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어려운 일회용 배달 용기 - 다회용 대여·수거·세척 시스템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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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어려운 일회용 배달 용기 - 다회용 대여·수거·세척 시스템 구축해야
  • 인천녹색연합 과포화모임
  • 승인 2021.05.1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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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재활용될 것이라고 믿어왔던 쓰레기의 배신]
⑤- 배달 용기
알맹이 보다 몇배의 부피, 질량을 차지하는 과포장 상품들이 브레이크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재활용도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비대면 생활이 장기화 되며 포장용기의 사용도 증가했다. 인천in은 인천녹색연합 '과포화모임' 과 함께 '자원순환'이라는 절실한 현안 앞에 놓여진 과대포장, 재활용의 문제들을 5회에 걸쳐 격주로 연재한다.

<게재순서>

(1) 예쁜 쓰레기, 화장품 용기 (2)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종이컵 (3) 종이팩 (4) 종이영수증(감열지) (5) 배달용기
 

 

코로나와 배달 사업의 발달,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일회용 용기

예전에는 배달음식이라 하면 짜장면, 치킨, 피자 정도를 떠올리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분식, 한식, 양식, 일식, 중식, 야식 심지어는 디저트까지 거의 모든 음식이 배달 가능하다. 이는 2010년대 혜성처럼 등장한 배달 앱 덕분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사람들은 식당에서 직접 식사를 하는 것보다 집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온라인 쇼핑몰 운영 형태별/상품 군별거래액’에 따르면 2021년 1월 음․식료품 총 판매액은 1조 5,782억 4백만 원이다. 이를 최소 주문금액인 20,000원, 31일으로 나누면 하루에 약 250만 건의 배달음식이 주문되었다. 배달 한 번에 약 3개의 일회용 용기가 사용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약 750만 개의 배달 일회용 쓰레기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배달 용기, 일회용 숟가락 전부 재활용 어려움

배달 용기는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지만 소재가 제각각이다. 투명한 페트(PET) 소재가 사용되기도 하고 불투명한 용기에는 폴리프로필렌(PP) 혹은 폴리스타이렌(PS) 소재가 사용된다. 뚜껑 대신 사용되는 비닐 실링은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이 사용된다. 심지어는 여러 소재가 섞인 기타(OTHER) 소재가 사용되기도 한다.

 

뚜껑에는 PET, 용기는 PP가 사용된 배달 용기
뚜껑에는 PET, 용기는 PP가 사용된 배달 용기

 

먼저 기타(OTHER) 소재는 여러 가지 소재의 플라스틱이 섞여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다른 단일 소재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용기들도 코로나 19로 인해 배출량이 급증하게 되어 재활용 선별장에서 일일이 손으로 분류해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비닐이 실링 된 용기는 소비자가 손으로 분리하려고 해도 완벽하게 비닐과 용기가 분리되지 않아 재활용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일회용 숟가락은 크기가 너무 작아서 따로 골라낼 수 없어 재활용이 어렵다.

깨끗하게 씻지 않고 버린 용기들도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 재활용 선별장에는 배달음식에 소스나 기름기가 그대로 뭍은 용기, 심지어는 음식물을 따로 버리지 않고 그대로 담아 버린 용기가 쉽게 발견된다. 이러한 쓰레기들은 재활용이 되지 않을뿐더러 재활용 선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불쾌감과 안전의 위협을 가한다.

 

배달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어쨌든 일회용은 해결책이 아니다.

배달할 때 발생하는 일회용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달 업체에서는 우선 일회용 수저 사용을 줄였다. 기존에는 배달의민족에서 ‘일회용 수저 받지 않기’로 일회용 수저를 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더 나아가 올해 6월부터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세 업체에서 일회용 수저가 필요하다고 요청을 한 소비자에게만 일회용 수저를 제공하기로 했다.

배달의민족은 아름다운 가게와 일회용 수저, 포크를 기증받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용하지 않은 일회용 수저, 포크를 전국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 기증하면 배달의민족 쿠폰을 증정하고 기증된 일회용 수저, 포크는 사회 취약계층 도시락 배달, 무료급식소 등의 필요한 곳에서 사용된다.

 

배달의민족 일회용 수저 거절 버튼 (출처: 배달의 민족)
배달의민족 일회용 수저 거절 버튼 (출처: 배달의 민족)

 

하지만 여전히 일회용 용기에 대한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는 모두 배민상회, 요기요 알뜰쇼핑이라는 자사몰에서 일회용 용기를 판매한다. 다회용 용기를 이용한 배달 서비스에 대한 시스템은 전혀 구축하지 않은채 일회용 용기를 직접 판매해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배민상회에서는 사탕수수를 이용해 만든 생분해가 가능한 용기 등을 판매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쓰레기는 소각이 되고 생분해가 가능한 요건을 만들어줄 수 없으므로 생분해 용기는 배달로 발생하는 일회용 쓰레기를 해결할 방안이 될 수 없다.

 

다회용 용기 대여, 수거, 세척하는 시스템 마련해야

일회용 용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리디쉬’와 ‘트레쉬버스터즈’, ‘뽀득’등 업체는 표준화된 다회용 용기를 제작하여 용기를 대여, 수거, 세척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중구는 도시락배달업체인 ‘㈜바른참’, 다회용 용기를 제공하는 ‘트레쉬버스터즈’와 협약을 맺어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도시락을 다회용 용기로 배달했다. 도시락 업체에서 제공된 다회용 용기 도시락을 배달하면 이용자들은 먹은 그릇을 씻어 내놓고 다회용 용기를 제공하는 업체에서 이를 수거, 세척하여 다시 도시락 업체에 용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중구는 434명에 달하는 대상자들에게 제공되었던 일회용품을 절감했다.

 

식사지원서비스에 활용되는 다회용 도시락 출처: 경향신문
식사지원서비스에 활용되는 다회용 도시락 (출처 경향신문)

 

배달 용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회용 없는 배달이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이 불편과 부담을 소비자의 실천으로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일회용 없는 배달이 가능하고 편리한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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