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주도로 추진되어야할 인천내항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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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주도로 추진되어야할 인천내항 재개발
  • 박창호
  • 승인 2021.08.0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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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과 인천의 미래]
(2) 인천내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박창호 / (사)한국수상레저안전협회 회장
인천 내항
인천내항

 

- 과거

인천 최초의 무역항은 백제 근초고왕 27년부터 개로왕 21년 웅진 천도 전까지 약 100년간 백제의 수도 항만으로서 대중국 교역 거점이었던 능허대 한나루(大津)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고려조에는 3강(예성강, 임진강, 한강) 하구 개경 맞은 편에서 지역세력을 형성한 인천의 인주이씨는 고려 문종에서 인종에 이르는 7대 동안 왕실과 외척관계를 형성하여 인천이 7대 어향이라 불리기도 하였으나 조선시대에 와서는 한양의 마포와 영등포 등이 활성화되면서 인천의 교역거점 기능은 쇠퇴하였다.

중국과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과 체결된 강화도조약에 의해 1883년 제물포항이 개항되면서 인천항의 역사는 새롭게 시작되었다. 특히 일본 기술에 의하여 1918년 탁포 앞바다 매립으로 건설된 인천항 제1갑문은 인천항 최대 문제였던 조수간만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최초의 항만시설이 되면서 항만 기능이 제물포에서 신포로 옮겨 오게 되었고 인천항의 신포동 시대가 시작되었다.

인천항 배후지에 각국 조계지가 형성되어 국제도시 면모가 갖추어짐으로써 제물포구락부 등 이국적인 건축물과 풍물로 인하여 인천항 주변은 우리나라 낭만파 문학의 배경이 되었으며 카프카 문학의 본산지이었다.

인천항의 신포동 시대는 1974년 지금의 인천내항 갑문이 완공되면서 절정을 이루게 된다. 제1부두에서 제8부두까지 8개 부두에 48선석을 갖춘 인천내항은 국제무역항으로서 부산항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큰 항구였으며, 몰려드는 무역선들로 인하여 입항을 기다리는 배들이 인천 앞바다를 가득 메우기도 하였다.

1981년 직할시로 승격된 인천시의 시청사가 1985년 구월동으로 이전하고 인천신항이 건설되면서 인천내항과 배후도시의 기능은 현저히 약화되었다.

 

- 현재

본선에 하역장비를 갖춘 총톤수 5만톤의 파나막스급 이하의 선박에 적합한 인천내항은 총톤수 5만톤을 초과하는 포스트파나막스급 선박은 인천내항에 출입할수 없게 되었으며 육상하역장비의 발달로 본선하역장비가 필요없게 됨으로써 입출항이 불편한 갑문항인 인천내항의 기능은 약화되고 개방형 항만인 인천신항을 중심으로 하는 외항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 인천내항은 항만으로서의 기능이 급속히 쇠퇴하면서 내항의 재개발을 통한 시민친수공간 조성이 추진되기에 이르렀다.

인천광역시장과 해양수산부 장관이 공동으로 2019년 2월 인천내항을 재개발하여 인천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선포식을 거행하면서 인천내항의 미래 모습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인천내항 주변 주민과 상인들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내항재개발 논의는 2016년 해양수산부, 인천광역시, 한국토지공사(LH), 인천항만공사(IPA)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본격 사업화 되었으나 사업화방안에서 사업시행총괄자로 지정된 한국토지공사가 사업참여 철회를 선언함으로써 사업의 추진에 혼선을 초래하였으며, 이후 인천항만공사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항만과 도시의 동반성장을 위한 제3차(2021∼2030) 항만재개발기본계획”에 따르면 인천항(내항 1∙8부두) 8부두의 4선석 중 2선석, 1부두의 10선석 중 5선석을 폐쇄하고 잔여 선석은 현재 운영 중이나, 향후 폐쇄 예정에 있으며, 항만재개발 유형은 부산항(북항 1단계와 2단계)과 동일한 “원도심 활력제고”형이다.

사업 목적은 개항역사(130여년 전 개항하여 조선의 무역거점, 일제강점기 수탈, 인천상륙작전, 산업화시대 수출기지 등 우리 모습을 담은 역사 공간)와 함께한 인천내항의 노후 항만공간을 활용하여 공공문화∙예술 등 복합문화 도시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주요 도입시설은 공원(센트럴파크), 문화관광(전시 및 관람시설) 등이며, 사업면적은 453,281제곱미터(수역 29,465제곱미터 포함)이고 사업비는 5,003억 원이다.

여기서 문제는 인천내항재개발이 인천광역시의 도시계획이 아니라 해양수산부의 국가계획인 항만재개발기본계획에 의하여 항만재개발이 추진된다는 점이다.

항만재개발기본계획에서도 밝히고 있지만 재개발 대상인 인천내항 1∙8부두는 항만기능이 폐쇄되고 도시계획구역으로 편입되는데 항만계획 주체인 해양수산부가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모순을 안고 있어 주객이 전도되어 있다.

특히 재개발 대상이 육역에 국한되어 있으며, 1부두의 절반만 해당됨으로써 최초의 갑문이 반쪽만 재개발되는 황당한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후쿠오카(福岡)현 미이케(三池)항의 갑문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2015. 7. 4)되어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으며, 요코하마항 미나토미라이의 미쓰비시조선소 도크는 원형을 살려 시민친수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그리고 재개발 추진 주체로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가 인천항만공사 단독이어서 그러한 의심은 더욱 깊어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여기서 더욱 놀라운 점은 인천광역시가 이에 대하여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천광역시의회를 중심으로 내항뉴딜정책연구회와 내항공공재생시민참여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으나 인천광역시의 대안을 제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일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일본 요코하마항 미나토미라이

 

-  미래

어떠한 형태로든 인천광역시의 주도로 인천내항재개발이 추진되어야 하며, 인천광역시가 재개발의 주체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여야 한다.

부산광역시의 수영비행장 매매계약의 사례를 보면 1996년에 부산 수영비행장 부지 29만평의 매매대금 3,352억에 대하여 국방부와 부산시 간에 5년간 10회 분할로 납부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때 매입한 수영비행장 부지에 부산광역시는 센텀시티를 건설하여 도시 성장의 거점을 형성하였다.

부산 센텀시티
부산 센텀시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인천광역시가 인천내항 토지를 매입하여 인천광역시 주도로 내항재개발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마땅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동안 인천내항은 수도권 관문항이라는 국가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소음과 분진, 지역 단절 등 수많은 지역주민의 고통과 피해를 야기하였으며 지금도 내항 수질오염 등의 환경피해와 도시 교통 방해 등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국가적 목적이었던 무역항 기능이 폐쇄되고 도시구역으로 편입된다면 인천시민과 지역주민을 위한 도시 기능으로 재생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천내항재개발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역항 기능을 폐쇄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친수공간을 조성한다면서 인천항만공사의 사업계획서에 내항수면을 활용한 친수공간계획이 결여되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친수공간 계획은 물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친수공간은 일상생활공간, 경제활동공간, 여가활동공간 등으로 구분된다. 인천내항의 수면을 중심으로 이러한 기능이 적절히 배치되어야 한다.

지난 주에 인천광역시의회에서 내항재생뉴딜정책연구회 주최로 개최되었던 “마리나 유치를 통한 내항재생 활성화”학술대회에서 ‘내항재개발의 방향 및 마리나 효과’의 발표자는 인천내항에 3,000억 원을 투입하여 2,500척 계류 가능한 마리나를 건설하자는 제안을 하였다.

인천내항은 8개 부두 48선석을 기준으로 5만톤급과 1만톤급 갑문에 의해 입출항이 통제되므로 마리나선박의 출입 효율성 등 실행 가능성을 좀 더 고려해 보아야 하겠으나 그 발상에 놀라움을 느끼며 찬사를 보낸다.

그동안 인천내항 재개발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으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천항만공사의 인천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 계획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이 너무나 많아 인천내항재개발의 첫단추가 제대로 끼워지고 있는지 의문스러울 따름이다.

영욕의 긴 세월을 겪어 온 인천내항의 역사를 담고 해양도시 인천 원도심재생의 원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인천광역시와 중구청, 인천시민들과 내항주변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인천내항의 바람직한 재개발은 내항주변지역의 지역회생뿐만 아니라 인천지역 도시 발전을 선도하는 인천시민의 자랑스러운 친수공간이라는 인식을 공감하고 인천시민의 염원을 담은 내항재개발이 이루어지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첫째, 충분한 지역 담론을 통한 해양도시 인천의 역사성 및 특성 복원

둘째, 현행 내항재개발 사업 구역에 1부두 전체와 2부두까지 포함한 사업구역 추가 및 최초 제1갑문 구역 복원 및 활용대책 수립

셋째, 무역항 기능을 대체할 새로운 도시항만(City port)과 친수공간 조성 및 해양레저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인천내항과 주변지역의 베이플랜(Bay Plan) 수립

넷째, 내항과 원도심의 상생 발전을 위한 해양수산부와 인천광역시의 콜라보로 내항재개발 추진

다섯째, 서해안 최상의 정온 상태인 내항의 수역을 적극 활용한 친수공간 및 레저항(Leisure Port) 조성

여섯째, 인천내항공공재생시민참여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활성화하여 지역 주민과 시민들의 내항재개발 공감대 형성 및 적극 참여

일곱째, 인천내항 1단계 개방에 따른 거버넌스체제 구축

인천내항재개발을 통한 지역회생(Regeneration)이 이루어져서 인천 원도심이 새로운 희망의 도시로 재탄생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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