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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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한 단상
  • 김천권
  • 승인 2021.09.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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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김천권 / 인하대 명예교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메이저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많은 언론사에서 편향된 ‘언론관’을 드러냈다며 비난이 무성하다. 언론매체에서는 요즘 미디어 현장을 모르는 무지에 더하여, 마이너 언론을 무시한 편향적 사고를 가졌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은 언론 뿐만 아니라 그가 품고 있는 사회 전반에 대한 사고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 다고 판단된다. 즉, 이 한마디 말 속에 그의 사회관과 품성이 드러난 것은 아 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 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 말고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하라”는 발언의 문제는 언론과 매체에만 관련된 것이 아니고, 마이너와 소수집단 전체에 대한 편향적 사고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마이너와 소수집단에 속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법고시를 9번 만에 합격하였다고 하니, 아마 그 시절에는 본인도 8번 낙오자라는 마이너 집단에 속했었다고 변명할 수는 있겠다. 그런데 법조계에 입문하려는 사법 고시생, 그것도 서울 법대 출신의 사법고시 응시생을 마이너의 사회적 약자집단이라고 부를 수 있겠나?

세상은 힘센 사람들 만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반국민·소시민이 모여 사회와 국가를 만든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는 지금까지 힘이 약한 소수집단에 속해 본 적이 없고, 마이너에 대한 포용과 배려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데서 이런 말과 행동이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윤석열 후보의 사고에 의하면, 사람도 서울과 대도시에만 살아야 하고 마이너 소도시에 살면 대접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과연 소시민과 소수집단, 마이너들이 공정하게 정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불과 얼마 전에 그는 "노동자가 주당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서 해명에 곤혹을 치뤘다. 그리고 다시 "프리드먼은 (단속) 기준보다 아래는, 완전히 사람이 먹으면 병 걸려 죽는 거면 몰라도,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는 말을 해 또 구설수에 올랐다. 그런데 이와 같은 반복된 말 실수에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마이너, 소수집단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힘없는 노동자 집단이고, 두 번째는 빈곤층이며, 세 번째는 바로 마이너 언론 - 2 - 매체이다.

그래서 윤 전 검찰총장의 말 실수를 정치 초년생이 겪는 단순한 경험 부족의 문제로 돌릴 수만은 없는 것이다. 한 번 실수는 말 그대로 실수이지만, 두 번 실수는 습관이 되고, 세 번 실수는 품성을 보여 준다는 말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노동자 집단과 빈곤계층에 이어 마이너 매체에 대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을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 갈 수 없는 이유이다.

현 사회는 휴마트 씽킹(thinking)과 휴마트 리더(leader)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휴마트(humart)는 인간성이 살아 숨 쉬는 착한 스마트를 의미하는 말로, 휴머니티(humanity), 스마트(smart) 그리고 예술(art)이 융합된 합성어이다. 휴마트 씽킹은 자신이 속한 집단과 공동체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동체적 사고방식을 의미하고, 휴마트 리더는 똑똑한 스마트(smart)에 더하여 휴머니티(humanity)의 인간성과 예술의 아트(art)가 결합된 품성을 갖는 리더를 의미한다.

이런 휴마트 리더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똑똑하지만 바르지 못한 성품을 가진 리더로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사람이 바로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이다. 히틀러는 타고난 언변으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비상한 재주를 가졌지만, 일그러진 성품으로 결국 독일을 전쟁과 유대인 학살로 몰고 가는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그래서 필자는 ‘고발 사주 의혹’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중요하지만,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갖는 기본적인 품성 또한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선 후보자로 활동하기에 앞서 자신의 사고와 품성에 문제는 없는지를 냉철하게 돌아보기를 권한다. ‘고발 사주 의혹’이 정치 공작인지 아닌 지는 글쎄 공수처가 밝히겠지만, 나라의 리더가 되겠다는 사람이 어떤 품성을 가진 사람인지를 잘 인식해서 판단하는 것은 오로지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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