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도 도시재생에서 공공-민간 교류의 도시재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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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도 도시재생에서 공공-민간 교류의 도시재생으로
  • 나인수
  • 승인 2021.09.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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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과 인천의 미래]
(5) 나인수 / 인천대학교 교수

 

올해로 도시재생법이 제정된 지 9년에 접어들었고, 2014년 13곳의 도시재생선도지역 지정을 시작으로 2021년 현재 전국에 450여 곳의 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인천시의 경우 2016년 개항창조도시와 강화읍을 시작으로 현재 20여개의 재생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이전 정부의 도시재생이 물리적,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활성화를 포괄적으로 천명했다고 하면, 2017년부터 추진된 오늘날의 도시재생뉴딜은 기존의 재생에 소규모 정비를 적극 가미하고, 주거복지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한편, 사업유형을 5가지로 세분(경제기반형, 중심시가지형, 일반근린형, 주거지지원형, 우리동네살리기형)하면서 보다 다양하고 특화된 재생사업들을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도시재생 현장에서 사업의 과정과 결과에 있어 많은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과정을 보면 재생사업에 국비 등 공공지원기간인 3~6년은 이른바 마중물사업 기간으로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단초로 부여되는 것임에도 현장에서는 기간 내 예산을 집행하고 사업들을 실행하다보니 마치 그 기간만이 재생사업의 전부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공공지원 또한 공적자금으로 집행되다보니 공공의 의사결정과 회계시스템을 반드시 거치도록 되어있어 실제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쉽지 않거나 여러 가지 복잡한 행정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의 참여가 어려운 상황도 비일비재하다.

사업의 결과 측면에서 보면, 복합문화공간 조성, 가로환경 및 노후주택 정비 등 눈에 띄게 개선되는 부분도 관찰되고 있으나, 다른 한편 주민공동이용시설이나 공공복합청사 등 커뮤니티시설로 조성되는 공간들의 조성 후 관리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미흡하거나 운영주체를 발굴하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아, 본래 취지인 공동체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아직까지 의구심이 많은 상태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과연 제도권의 재생사업으로 우리가 원하는 재생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 무엇보다 정부의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통해 재생으로 통합되고 본격화된 것은 그간 부처별로 분산되고 분리되며 중복되었던 사업들에 비하면 확실히 진일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내항재개발을 비롯하여 많은 재생사업 현장들은 여전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며, 정부지원 이후의 재생을 과연 주민들이 스스로 계속해서 끌고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아직 이른 것 같다. 그러다보니 어쩌면 아직까지 우리의 재생은 주민참여와 주민주도보다는 공공주도의 성격이 짙은 것이 아닌가 할 때도 있다.

그런가하면 최근 인천에서 일어나고 있는 제도권 밖의 도시재생이 화두가 되고 있다. 싸리재길을 중심으로 한 개항로 프로젝트, 가좌동 화학공장들을 대상으로 한 코스모40, 강화도의 조양방직 등 정부의 지원 없이 순수 민간의 힘으로 새롭게 인천을 대표하는 명소들이 탄생하고 있다. 이들은 오랜 극장과 노포들이 가득했다가 쇠락한 길거리의 재탄생, 공장과 한옥을 포함한 일단의 블록에 대한 재창조, 버려진 산업유산의 재배치 등 저마다 규모별로 용도별로 제각각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제는 인천보다도 전국에서, 멀리 해외까지 알려지고 있다.

 

제물포구락부에서 열린 도시마을동네 토크콘서트
제물포구락부에서 열린 도시·마을·동네 토크콘서트

 

또한 얼마 전 자유공원 인근에 새롭게 재탄생한 제물포구락부에서는 인천시 독립 40주년을 기념하여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특히 도시・마을・동네 토크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3-40대들이 모여 인천의 다양한 얘기들과 최근 인천의 변화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이 곳에 참여한 분들은 각기 개항로 프로젝트 기획자, 도시재생 협동조합 소장, 도시공간문화칼럼니스트로 모두 인천 출신의 이른바 ‘플레이어’들이었다. 그들은 저마다 인천에서 자라고 뿌리를 내리는 활동들을 하면서 여전히 인천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진성 인천인들이었다.

이러한 인천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들을 가보고, 활력넘치는 플레이어들과 인천다움과 인천의 재생을 얘기하다보니 우리가 고민했던 여러 가지 고민들, 정부지원 이후의 도시재생은 누가 이끌어가는가, 인천 도시재생의 미래상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작은 실마리를 풀 수 있었다. 이러한 자리와 기회를 마련한 인천시의 기획에도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지원해줄 수 있는 민간과 공공의 교류에 의한 도시재생을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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