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3동 문화사랑방, '청청극장'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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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3동 문화사랑방, '청청극장'에서 만나요
  • 강영희
  • 승인 2021.10.19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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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문화공간]
(7) 서구문화화관 건너편 주택가 골목 - 색다른 청년들의 문화공간
도시의 일상에서 쉼과 활력이 되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생활 속 문화예술공간을 찾아갑니다. 작은 공간의 의미를 나누고 그 공간을 지켜나가기 위해 애쓰는 공간지기와 그 공간이 마을에서 잘 활용되어 서로 상생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응원하고자 합니다. 공간 계약기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태도와 용기를 지지하며 이 연재를 시작합니다. 자주 가는 공간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연락바랍니다. (필자 010-7389-0857)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이 내리는 금요일 오후 ‘청청극장’을 찾았다. 소리로 들었을 때는 부평구 청천동에 있던 ‘청소년놀이마당-청천극장’을 떠올렸다. 연락한 곳은 서구에 있었고, 청소년문화공간도 아니었다. 아! ‘청청’이었네?

검색해보니 주택밀집지역의 작은 건물의 지하에 마련된 공간이다. '아! 이런 공간을 알려야지' 싶어 연락하고, 검색하니 꽤 체계가 잡힌 사회적기업의 기획이었다. ‘가치 value 사업’의 하나로 마련된 공간으로 서구문화회관 건너편 주택가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청청은 ‘청년이 請하다’로 청년들이 바라는 일, 꺼리를 만드는 다양한 일을 해보자는 뜻으로 만들었다.

 

서달로 179번길@

 

마을의 생활문화공간이 스스로의 힘으로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자신의 수익사업(직장이나 자영엽)을 하면서 ‘개인의 의지’로 공간을 마련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소소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근근히 활동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리고 개인의 비용으로 공간을 유지하며 지원사업을 받아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오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왠지 뒷배가 있는 마을공간이라니 마음이 든든했다.

 

청청극장은 서구 서달로 주택가 한 골목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청청극장’은 오래된 상가건물에 있었는데 우연히 이 골목을 접한다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아무래도 2년 차인 ‘코로나19’에 한 주 내내 비가 내리고 있어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환한 파란색에 눈에 들어오니 왠지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계단을 내려가니 로비공간이었고, 내부로 활동공간, 녹음공간 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창고 공간에서 기재자를 꺼내 공연지원을 간다는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다소 휑한 느낌은 들었지만 지하공간 특유의 퀴퀴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이다.

 

로비공간에는 고양이가 살고 있어요_원주인은 엄마 고양이@

 

가정3동 마을회관-청청극장

어려서 사물놀이로 예술활동을 시작하고,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한 최재학 대표는 자신이 만든 단체인 타투(두드리는 승부사라는 뜻)의 연습실로 활용하다가 다들 떠나고 연습실로 활용이 안되면서 개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연습실 입구인 지금의 로비가 회사 사무실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좁기도 하고, 연습실이 안쪽에 있다 보니 업무에 지장도 많았다. 고민하던 차에 시민에게 공간을 ‘개방’할 의도가 있는 공간에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사무공간을 분리하고 지금의 공간으로 마련했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갔지만 극장 1층-2층에 있던 중국집이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는 걸 보며 ‘문화사랑방’처럼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로비공간은 카페처럼 만들어 주민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공간으로 하고자 했는데 지난해 초 감염병 발생으로 막 시동을 걸었던 청청극장 활동이 멈춰진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공공시설이 코로나로 활용할 공간이 없어지다보니 많은 동아리와 단체들이 많이 활용했지만 지난 겨울 대확산 이후 인원 제한이 생기며 올해는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나 비대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길냥이가 살던 지하 공간이라 사무실로 쓸데도 아이들이 거리낌 없이 들어와 고양이를 보러오곤 하던 공간이었던 터라 리모델링 공사 중에도 많은 주민들이 스스럼없이 들어와 보곤 했다.

하우스 콘서트를 하기 위해 무대와 객석, 조명을 만들었고, 원데이 클래스를 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지원을 받아 예술가들에게 공연비를 제공하고 주민들은 무료로 관람하고 있는데 수준 있는 공연에 호응이 좋았다.

아트기획사를 배경으로 운영하고 있어 다양하고 수준 있는 공연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고, 주민들 속에 이 공간에서 ‘뭔가 하는 곳’으로 인식되며 많은 이들과 함께했다. 월 1회 공연으로 기타, 보컬, 건반, 4인조 연주, 뮤지컬 갈라쇼, 바이올린연주회, 마술쇼 등을 진행해왔는데 관람한 주민들이 이 동네에서 이렇게 수준높은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많은 격려를 받았다.

 

연습장이었던 공간은 무대와 관람석을 꺼내면 공연장이된다.@
@사진제공_더원아트코리아_청청극장
@사진제공_더원아트코리아_청청극장

 

예술가들이 합리적인 수준의 대우를 받아야 하지 않아요?

국악을 전공한 최재학 대표는 다양한 강좌를 다니며 만나게 된 제자들이 졸업하고 할 것이 없는 상황을 보며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특출난 재능이 있는 이들은 알아서 먹고 살테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으니 그들이 졸업하기 전에 기반을 만들어보고자 사회적기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졸업하고 활동을 시작해도 몇 년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상황... 단체를 만들어도 먹고 사는 일이 어려워 현장을 떠나고, 단체가 와해 되는 것도 보면서 ‘먹고’ 살고, ‘활동’하며 살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전통예술 매니지먼트(경영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방향을 잡고, 2016년 ㈜더원아트코리아를 설립했다.

전통예술을 바탕으로한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며 문화예술분야로 인천형 예비사회적 기업에 선정되었다. 다양한 공연과 콘서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인정받은 기획력을 바탕으로 활동하면서 문화예술위원회 전문인력 지원사업 등에 선정되기도 하며 자리를 잡았다. 2019년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최재학 대표@
최재학 대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어요

하고 싶은 일-전통예술공연, 가치사업 등- 을 하며 돈을 벌고 싶었지만 전통예술 영역이 워낙 좁기도 하고 그 안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관련 수익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로 하고 지역축제, 기업행사, 방송 제작 등의 행사대행업과 공연투어 진행 등의 매니지먼트 활동 등의 수익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가치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청청극장’도 그중 하나다. 같은 해에 시작한 ‘우리문화나눔 – 함께가다’도 제자 70여 명과 각종 공연에서 만난 전문예술가들이 재능지원을 해 가정동에서 축제처럼 펼치고 있다.

지원사업 공모를 통한 활동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자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을 만들기로 하고 웹드라마 제작도 했다. 전통예술 영역의 숨은 고수들, 실력자들을 발굴해 쇼케이스 ‘ㅊㅊ하다(청춘이 춤추다)’ 등을 펼치며 티켓을 판매했는데, 4일간의 유료표를 완판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런 기획을 인정받아 올 11월 22일-28일 국립극장에서 무용, 기악공연과 전통예포럼을 펼치고, 내년에는 세종문화회관을 대관해뒀다.

그는 이런 활동으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가정동에서 지속적인 가치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사진제공_더원아트코리아
@사진제공_더원아트코리아 
원데이클래스를 진행중이다@사진제공_더원아트코리아_청청극장

 

서구문화대학에서 진행하는 생활문화축제-서구문화대동제가 문화원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쉽다. 서구문화회관 공간을 활용해이 대동제와 ‘더원아트코리아’에서 진행하는 ‘풍물놀이 - 함께가다’를 결합해 가정3동을 중심으로 한 축제로 키워가고 싶다.

 

예술가도 먹고살고, 주민도 즐거운 공간이 되길@

 

관 주도의 축제는 한계가 있는데 민간 차원의 축제를 펼치면 조금 더 자유롭고 풍부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본다. 행정의 협조와 지원을 이끌어내고, 주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 지역화폐처럼 축제화폐를 만들어 활용하는 방식을 만들어보고 싶다.

다양한 예술인들의 조직을 만들고, 지역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이런 고민들을 논의하는 공간으로, 모이는 공간으로 청청극장을 생각한다. 가정3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인, 생활예술인들이 이 공간을 활용하며 전기세라도 내며 자체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삶의 여유를 갖고 사시면 좋겠습니다. 먹고 사는데 너무 매몰되지 마시고 주변을 돌아보며 사시면 어떨까요?

아이들이 주민들이 어디서 볼까? 어디서 모일까? 할 때 ‘청청극장!’ 하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애들 어디있어? 하고 물으면 거기 있을걸? 하는 거기- 청청극장이 되길 바랍니다.

 

 

[청청극장] https://cheongtheater.modoo.at

- 인천광역시 서구 서달로179번길 6-10 상가지하/ 문의 070-7500-7190 / 여는 시간 - 매일 00:00 - 24:00 

- 오시는길 : 지하철 : 인천 2호선 가정중앙시장역 1번출구에서 도보 5분 버스 : 서구문화회관 정류장 에서 도보 5분 [721번, 592번, 1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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