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천과 학익천의 복원 - 도시 활력 불어넣고, 공동체 살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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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천과 학익천의 복원 - 도시 활력 불어넣고, 공동체 살리는 길
  • 김민지 인턴기자
  • 승인 2021.11.17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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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시민로드(하) - 문화가 있는 도시]
(6) 미추홀의 자연환경 - 장정구 / 인천 환경특별시 추진단장

인천in은 올 상반기 이어 11월 2일부터 학산문화원이 진행하는 지역인문강좌 ‘미추홀 시민로드 – 문화가 있는 도시를 꿈꾸다’ 중 <미학>과 <생태자원>편을 각각 4회씩 8회에 걸쳐 요약해 싣습니다. ‘문화시민을 위한 미학’은 ‘천하의 잡것이 되어라’를 주제로 임지연 생명정치재단 상임이사가, ‘문화와 생태자원의 회복’은 ‘학익천맹꽁이의 회복’을 주제로 장정구 인천 환경특별시 추진단장이 진행합니다. 11월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전 각각 강좌를 열고 오후에 인천in에 게재됩니다.

 

하천 구분하기

법적 개념에서 하천은 크기와 길이에 상관없이 하천 관리 주체가 어딘지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국가하천’ ▲시·도지사가 관리하는 ‘지방하천’ ▲군수·구청장이 관리하는 ‘소하천’ 등 3종류로 나뉜다.

하천의 용도는 인문사회학적, 형태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문사회학적으로는 주변 토지 이용에 따라 도시하천, 농촌하천, 산지하천으로 구분된다. 도시에서는 침수공간, 농촌에서는 농업용수로 사용한다. 형태적으로는 규모, 하상재료, 하천경사, 하천 종단 위치별, 흐름의 지속성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하상재료에 따라 하천 관리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자연적으로 하천의 하류부는 S자 형태로 발생하는 것과 달리 인천 하천 대부분은 직선 형태다. 갯벌을 매립해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물 빠짐이 잘 이루어지도록 조성됐기 때문이다. 홍수 조절용으로는 좋을지 모르지만, 자연적 하천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도심하천은 도시 온도와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며 공기가 순환되는 바람길이 된다. 또한, 생물이 찾아오는 서식지로 기능한다. 현재 인천의 하천 상당 구간이 복개된 상태다. 만약 인천에 물길이 흐른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인천의 물줄기는 한남정맥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산줄기와 물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산자분수(山自分水)를 알아야 한다. 산자분수를 쉽게 해석하자면 ‘산은 분수령이다’라는 의미다. 산줄기에 의해 물줄기가 나뉜다. 인천의 산줄기는 한남정맥이다. 인천은 300m 이내의 낮은 산지에 의해 생활권이 남북방향으로 발달했다.

인천의 물줄기는 국가하천 2개와 지방하천 30개로 구성됐다. 대체로 유로연장(하천 시작점부터 유역 출구까지 본류하천의 길이) 10km 내외인 작은 하천이다. 인천 하천의 특징은 ▲5대 하천 살리기 사업 추진 ▲낮은 지하수위와 좁은 유역면적으로 상류지역 건천화 진행 ▲대부분 하천의 중상류구간 복개 ▲하천의 변형 심각 ▲갯벌 매립으로 하천 조성이다.

 

 

미추홀구에 흐르는 승기천과 학익천

승기천은 인천 대표 하천으로 발원지가 수봉산, 문학산, 승학산 등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물길의 확인은 어렵다. 상류 대부분은 복개됐으며 하류는 남동공단 등 갯벌 매립 과정에서 하천 형태로 조성됐다. 복개된 신기사거리~승기사거리 구간은 저지대로 구월펌프장이 있지만, 감당할 수 없는 폭우가 내리면 침수된다.

 

 

학익천은 동양제철화학 등 공업지역 갯벌 매립 과정에서 물길이 형성됐다. 대표 발원지는 문학산으로 추정된다. 용현갯골수로와 연결됐으며 일부가 매립이 진행 중이다. 동양제철화학 부지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20여 년 전부터 폐석회 처리에 관한 지역사회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폐석회 하부에 생활폐기물도 매립된 상태라 토양오염이 심각하다. 학익천 발원지인 문학산에 24개 미군 유류 저장시설 있던 걸로 추정되며 기름 유출로 미추홀구 학익동, 연수구 옥련동이 오염됐었다. 2020년 정화가 완료됐지만, 정화 가능 부지를 중심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주변 지역에서 또 오염이 발견될 수도 있다.

복개된 승기천과 학익천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복개된 구간 이용 상황 ▲물길이 지나는 인접 지역 토지 이용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현재 두 하천의 복개된 구간은 대개 도로와 주차장으로, 주변 토지는 근린생활시설로 사용 중이다.

 

 

하천 복원… 도시 활력 되찾기

하천 복원은 물길을 여는 것뿐만이 아닌 공동체 복원을 통해 도시의 활력을 되찾는 것이다.

인천은 도시화가 진행되며 사람들이 모이자 하천을 복개해 상부에 도로나 주차장으로 조성하고 하부에 박스형 하수도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일거양득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방향이 아니었다. 도시 기온을 낮추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하천 복원의 필요성이 게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도시화가 되기 전 부평에 실핏줄처럼 흐르던 굴포천은 활력을 주는 공간이었다. 과거 부평은 농업 중심이었고 굴포천은 중요한 젖줄이었다. 하천은 아낙네들이 모여 빨래하며 소통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자 아이들이 모이는 놀이터였으나 복개되며 주차장이나 도로로 변해 소통의 기능을 상실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소통 공간이 있지만, 자연적 공간에 비하면 한계가 있다. 공동체 복원을 위해서는 하천의 복원이 고민되어야 한다.

승기천 복원은 굴포천 복원과 차이가 있다. 복개된 구간이 굴포천은 대개 주차장이었지만, 승기천은 주간선도로이기 때문이다. 승기천 복원을 위해 인주대로 일부분을 뜯어내면 필연적으로 교통체증 발생할 것이다. 복원 전, 교통체증 문제 해결방안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하천을 복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례로 청계천이 있다. 반대도 많았지만. 청계고가의 안전 문제로 결국 복원이 결정되고 서울 도심을 흐르는 대표적인 하천이 됐다.

‘차 없는 거리’를 통해 하천 복원 공감대를 형성해 단기적으로 주민 여가 공간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물길을 복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양서류와 촉촉한 땅에서 살아가기

하천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모인다. 최근 미추홀구 용현동 드림촌 부지에서 멸종위기2급 양서류인 ‘맹꽁이’가 발견됐다. 인천의 맹꽁이 주요 서식지로는 계양산, 굴포천변, 부영공원, 청라지구, 서창지구, 남동공단 등이 있다. 이번에 드림촌 부지에서 맹꽁이가 발견되어 학익천변도 포함될 수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복개된 상태라 물길이 없어 지속 가능한 서식지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맹꽁이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예정이다. 문학산에서는 산개구리가 발견됐다.

미추홀구는 안정적인 양서류 서식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드림촌과 문학산 사이는 도로가 포장되어 맹꽁이와 산개구리가 만날 수 없다. 하천이 복원된다면 생태계가 교류하며 안정적인 서식지로 기대된다.

양서류는 환경지표종이다. 양서류가 살 수 없는 공간은 장기적으로 인간도 살 수 없는 공간이 된다. 맹꽁이와 산개구리가 발견되는 건 아직 메마른 공간이 아니라는 중요한 신호다. 미추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메말랐지만, 다시 촉촉해질 수 있다. 문학산이 있으며 일부 물길이 남은 학익천과 복원 논의가 진행 중인 승기천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 미추홀구 아이들이 살아갈 땅은 발전과 복원 어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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