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시대, 책 읽기 - "혼자 말고 토론하며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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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시대, 책 읽기 - "혼자 말고 토론하며 읽어요"
  • 정혜진
  • 승인 2021.12.3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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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34) ‘인문학 네트워크’ 조용만 대표를 만나다 - 정혜진 / 마을교육 공동체 ‘파랑새’ 대표

각종 미디어에 둘러 쌓여 살아가고 있는 요즘, 지역 곳곳에서 독서와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가 화두다. 다년간 지역에서 독서와 토론을 중심으로 인문학 네트워크를 이끌면서 '주민자치 민간 지원관' 활동도 펼치고 있는 조용만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인문학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네트워크 조용만 대표
인문학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인문학 네트워크 조용만 대표

 

조용만 대표는 자신이 이끄는 인문학 네트워크 작업을 '다양한 생각을 엮어가는 일에 흥미를 가지고 살아가며, 사람들이 만나 토론하고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걸 돕고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를 위해 그는 철학 독서, 청소년 토론, 퍼실리테이션, 인문학 축제모임 등을 통해 실행하고 있다.

 

Q. 주로 어떤일을 하시는지요. 작년과 올해 하셨던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A: 하나는 생각하는 사회 안에 책 읽기였습니다. 독서철학, 토론, 퍼실리테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읽기가 다양한 분들과 진행되었습니다. 퍼실리테이션과 독서를 연결해서 8강에서 1년까지 한권을 읽고 무엇을 해야 하는 건지?’, ‘? 해야 하는 건지?’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했고, 과거에는 철학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강좌도 진행했습니다. 또 하나는 주민자치 민간 지원관 활동을 하면서 주민들 곁에서 볼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서 보고, 듣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소년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2013년부터 인천 지역의 중고등학생들 데리고서 청소년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 전과 후, 활동의 장단점을 꼽으신다면.

A: 코로나 전의 장점은 역시 대면활동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고 생각돼요. 저는 코로나 후에 역시 사람을 만나야 돼.’란 말을 그렇게 많이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될 줄 몰랐고, 우리가 이렇게 밥을 많이 먹는 민족인지 몰랐습니다. 그렇게 밥 같이 먹자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단점은 시간을 맞추는 것이 어렵다.’라고 생각됩니다. 그때는 여러 사람 시간 맞추기가 정말 어려웠거든요.

비대면상의 단점은 집중이라곳 생각합니다. 누군가 얘기 할 때 듣지 않으면 그 순간 다 놓치니까... 그리고 그걸 누가 가르쳐 줄 수도 없고, 가르쳐 줄 시간도 없다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비대면의 장점이라고 하면 온라인상에서 시공간을 따지지 않고 만날 수 있다는 것과 흩어지는 맛을 좀 배우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 합니다. 지금 우리는 너무 몰려서 살아서 문제 되는 세계를 살고 있다고 생각 하거든요. 대한민국의 50%가 수도권에 살고 있는 이 모습에 대해서 아마 성찰의 흐름들이 적어도 생겨나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왼) 오프라인 청소년 토론회 우)온라인 청소년 토론회
(좌) 오프라인 청소년 토론회 (우)온라인 청소년 토론회

 

Q. 인문학 네트워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두 가지 단어가 섞인 거예요. 인문이라고 하는 단어하고, 네트워크라고 하는 단어를 섞은 건데 두 가지가 다르게 저한테 태어났죠. 첫 번째는 다양한 활동을 하며 굉장히 다른 사람들이 서로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인문학적으로 갔으면 좋겠다.’ 생각 했습니다.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그 다음을 고민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거든요. 네트워크라는 말이 요즘은 많이 퍼졌는데 안타갑지만 지금의 네트워크는 자기랑 비슷한 사람들을 만드는 네트워크라 생각해요. 하지만 네트워크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다르다는걸 인정하고 함께 소통하는 거라 생각 하거든요. 그런 네트워크를 꿈꾸며 시작 하게 되었습니다.

 

Q. 미디어가 장악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향후 예측되는 문제점이나 예측 가능한 상황, 더불어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저는 문제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문자의 시대를 살았고, 지금은 미디어 시대에 도래 했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디어 시대는 어떨지 몹시 궁금하고, 미디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떻게 아이들을 교육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책을 읽고 생각했던 세대이기 때문에 인터넷과 휴대폰을 보면서 친구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 문화적으로나 경향적으로 우리가 잘 이해하고 있는 걸까?’ 조차도 사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간 독서토론활동을 할 때 경험을 조금 말씀드리자면, 독서 토론만 할 때와 독서와 미디어를 접목해서 활동할 때가 차이가 있습니다. 독서 토론 활동만 할 때는 학생들이 쭉 잘 따라 왔다면, 미디어를 접목해서 사용할 때 아이들이 이해를 더 잘 할 꺼라 생각 하고 준비했는데 정작 미디어를 본 아이들의 생각이 멈추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시 개개인의 생각을 끄집어내고 토론을 진행하기가 더 힘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Q. 제가 학교에 강의를 나가 친구들을 만나서 최근 느낀 것이 코로나 전, 후 동일 학년에서 언어적 표현 차이, 글쓰기적 표현 차이가 많이 줄었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어떻게? 교육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말씀대로 언어력 내지는, 표현력 또는 문장 해석력에 대한 부분이 다운되고 있다는 말들은 듣죠. 책 읽는 연령대가 내려가고 있는 건 확실해요. 입시를 준비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책을 읽는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는 거죠. 과거에는 고등학생 정도 되면 책을 안 읽다가 특목고가 생기면서 중학교부터 입시를 준비하며 초등학생까지는 책을 읽는데 그 이후에는 안 읽는 현상들이 발생하는 거죠. 지금은 제가 볼 때 한 3~4학년 때부터 미디어적인 걸 굉장히 빠르게 접촉하다보니 그때부터 책을 안 읽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책을 안 읽으면 문장 독해력이 밀리는 건 확실한 거예요. 그리고 책을 읽는 과정에서 단어에 대한 이해력이 생기거든요. 단어 이해력과 문장 이해력을 통한 문장 해석력 등 맥락에 대한 것들은 문제가 되고 있을 거라고 생각돼요. 그것이 부족하면 시험지에 있는 문구를 감각적으로 바로바로 해석하는 힘이 부족지고, 나중에 가면 읽어도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아이들은 문자가 아닌 미디어로 크고 있는데, 아이들을 평가하는 것은 문자로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들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 됩니다.

 

Q. 미디어의 시대라 표현하셨는데 그렇다면 책도 양질의 독서가 중요하다이야기하듯 미디어 시대 아이들에게 양질의 미디어가 중요하다생각 되는데 현재 사회는 그렇지는 않잖아요. 아이들에게 양질의 미디어나 양질의 네트워크가 제공 되려면 어른들은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A: 미디어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세상에 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드디어 생겼다는 거예요. 거기에서 좀 출발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 연결을 통해서 상호 연관성들이 생기는 거고, 상호 연관성 속에서 네트워크나 양질의 무언가가 만들어지는 세상이 양질의 미디어와 양질의 네트워크로 가는 길이라 생각해요. 예전에 독서도 제발 혼자 읽지 말라고 이야기해요. 혼자 읽어봐야 자기 생각에 똘똘 뭉쳐가지고 더 험악한 사람이 되서 세상에 나오게 되니, 같이 읽어서 뭐가 다른지?’, ‘뭐가 좋은지?’ 자꾸 살피면서 자기 생각을 강화하든, 변화시키든지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야기 하거든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미디어적인 연결을 도와주는 것이 하나 필요하고, 미디어적인 연결 이후에는 민주적인 토론과 대화 그리고 민주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소통 능력에 대한 것들을 은연중에 문화로 만들어야 된다 생각합니다. 미디어 활용 능력을 키우고 세상 사람들과 접하게 하고, 접하면서 기획, 연출능력을 키우고, 그렇게 생산한 미디어로 민주적인 토론과 응대를 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공부하고 생각하고 생산하는 등 복합적인 흐름 속에서 메이커스들을 등장시키자.’ 그렇게 접근해 보면 좀 더 할 일이 다양하게 구성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오랫동안 활동을 하시면서 보람됐을 때와 힘들었을 때를 든다면.

A: 청소년 인문학 토론 대회가 서구 가좌동에서 첫 번째를 맞이했을 때가 2013년인데 그때 한 250명 정도 되는 사람들과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첫 회 때 살짝 울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책을 읽고 얘기할 때가 자기 안에 어떤 의미를 발견해낸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나와요 그때가 좋습니다. 힘들었을 때도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 어떻게 사람들과 이런 걸 하지? 어디서 하지? 고민 할 때 였던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 계획인가요.

A: 철학이나 독서 파트는 꾸준하게 해야 된다는 게 하나 있고, 인천에서 인문학 활동을 하는 그룹이 하나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좀 낮은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또 한 가지는 공론장 활성화죠. 2010년부터 시작했던 그 흐름에서 작은 독서 동아리, 큰 독서 동아리, 토론회. 공청회 등 이런 것들을 꾸준하게 해 온 거니까... 그런 활동들과 마지막으로는 역시 읽고 토론했으면 사람들하고 연결하는 장을 만든다 하는 개념으로 진행하는 인문학 축제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조용만 대표는 건강한 개인이 많이 태어나야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건강한 개인이란 시험문제와 교과서만 보고 자란 어른들은 아닐 것이다. 다양한 선조들이 지혜가 문자로 기록되어 있지만 미디어로 전환되지 않은 현 사회를 함께 고민하고 함께 준비하는 어른들이 많아진다면,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더 많은 아이들이 민주적 사고를 하며 자신들의 방법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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