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바꾸자‘... 광주 붕괴사고 시티오씨엘에 불똥 튀나
상태바
'시공사 바꾸자‘... 광주 붕괴사고 시티오씨엘에 불똥 튀나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01.17 1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단지 분양 계획 불투명... 분양 일정 줄줄이 차질 가능성
입주 예정자들 ‘분양 포기 고려’, ‘집값 걱정’ 등 우려 쏟아내
시민단체들, HDC현산 모든 사업장 전면 실태조사 요구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엿새째에 접어든 16일 오전 붕괴 현장인 화정아이파크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엿새째에 접어든 16일 오전 붕괴 현장인 화정아이파크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광주 학동 참사에 이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순항하던 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지구 1블록 시티오씨엘 조성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시티오씨엘 시공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연이어 대형 사고를 내 기업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분양 계획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7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올 1~2월 중에 예정됐던 ‘시티오씨엘 6단지’ 분양 일정은 사실상 불투명한 상황에 빠졌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함께 광주 아파트 붕괴 사태 여파가 맞물리면서 시티오씨엘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시장의 관심이 시공사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티오씨엘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티오씨엘 조성사업에는 HDC현산과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시공사 3곳이 참여하고 있으나 HDC현산의 지분이 40%(현대 30%·포스코 30%)로 가장 높다.

 

시티오씨엘 조감도. (사진=DCRE)
시티오씨엘 조감도. (사진=DCRE)

지난해 시티오씨엘을 분양받은 수분양자들과 입주를 희망하던 소비자들의 반응도 심상찮다.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시공사를 바꿔야 되는 게 아니냐’, ‘또 사고가 날까봐 무섭다’, ‘시티오씨엘 지원할 생각이었는데 피해야겠다‘, ’나중에 집값에 영향을 줄까봐 걱정이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HDC현산이 기존에 지은 일부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이파크‘ 브랜드를 떼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이날 ’HDC현산 안전사고 비대위‘ 출범을 선언하고 ”HDC현산은 인천에서 진행하는 모든 사업을 중지하고 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HDC현산은 지난해 분양된 시티오씨엘 3단지의 시공을 맡아 공사중이다. 이 단지는 최고 46층 높이의 아파트 3단지 6개 동과 오피스텔 2개 동 규모로 터파기와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다.

HDC현산은 인천에서 아파트뿐만 아니라 연수구 인천신항 1종 항만배후단지 개발과 서구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HDC현산이 참여하는 지역 내 사업장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전제로 한 안전점검이 절실하다”며 “이번 참사의 재발 방지에 인천시민이 직접 나선만큼, 관계기관의 협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이 지난 13일 HDC현대산업개발 공사현장을 찾아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 미추홀구)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이 지난 13일 HDC현대산업개발 공사현장을 찾아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 미추홀구)

인천시는 지난 12일 군‧구 10개에 모든 공사 현장을 지도‧점검하라는 긴급 공문을 내리고 14일까지 1차 점검을 벌인 상태다.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은 13일 직접 시티오씨엘 건설 현장을 찾아 겨울철 콘크리트 공사기준 준수 여부와 거푸집, 흙막이 등 가설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를 살폈다.

인천시는 지역 군‧구 10곳과 협력해 조만간 정밀 안전점검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시티오씨엘 분양 관계자는 “올해 첫 분양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계절적 비수기와 구정 설 연휴 등 문제로 연기됐을 뿐 이번 사태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HDC현산이 시공하고 있던 아파트의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실종됐다. 그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은 찾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9일에는 HDC현산이 재개발 시공사로 있던 광주 동구 학동4구역의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이날 광주 아파트 외벽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시티오씨엘은 OCI 자회사인 DCRE가 옛 동양화학 공장터인 미추홀구 학익동 587의 1 일원 및 인근부지 154만6,747㎡에 사업비 5조7,000억 원을 투입해 1만3,000여 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개발차익이 수조원로 추산돼 인천지역 역대 최대 개발차익사업으로 불린다.

지난해 분양이 시작돼 3단지(1,879세대), 1단지(1,131세대), 4단지(764세대) 등 3개 단지가 잇달아 1순위 청약에서 완판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