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오른 만큼 빨리 떨어지나... 심상치 않은 인천 아파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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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오른 만큼 빨리 떨어지나... 심상치 않은 인천 아파트시장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02.05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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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파트값 2년5개월 만에 하락 전환... 8개 구 중 7개 구 하락
서울, 경기보다 하락률 커 대세 하락장 오면 급락 가능성
매수세 끊겨 거래 급감, 매물 쌓여... 송도·청라도 실거래 '꽁꽁'
인천 원적산에서 바라본 서구 주거 단지 일대 (사진=인천in)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올랐던 인천 아파트값이 상승을 멈추고 2년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2년 1월5주(3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4%로 하락 전환됐다.

인천 아파트값이 하락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8월19일(-0.01%)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인천은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뛴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로 무려 24.51% 상승했다.

서울과 경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개설 등 교통 호재로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특히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 검단신도시 등 신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붙으면서 신혼부부나 젊은 무주택자 사이에서는 이른바 ‘패닉 바잉’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치솟은 아파트값으로 고점 인식이 확산된 데다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각종 악재가 겹치자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이번주 인천 아파트값 하락률이 서울(–0.01%), 경기(–0.03%)보다 크다는 점에 주목해 대세 하락장이 본격화할 경우 집값이 이들 지역보다 빠른 속도로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업소들. (사진=인천in)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업소들 (사진=인천in)

이번주 인천 아파트값은 8개 구 가운데 계양구를 제외한 7개 구가 하락을 기록했다.

서구, 부평구, 남동구, 미추홀구, 중구 등 5개 구가 하락 전환됐고, 지난주 하락 전환된 연수구, 동구 등 2개 구는 하락폭이 확대됐다.

교통 및 개발 호재로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연수구, 서구, 남동구 등 투기과열지구의 낙폭이 눈에 띄게 나타나며 인천의 전체적인 시세 하락을 이끌었다.

연수구는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4%로 하락폭이 확대됐고, 서구와 남동구는 각각 –0.04%, -0.05%로 하락 전환됐다.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더 짙어져 급매물 정도만 거래가 이뤄지는 상태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거래 월별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 인천 아파트 거래는 1,527건에 불과했다. 2013년 7월(1,402건)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인천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 3월 6,475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12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거래가 끊기면서 매물은 계속 쌓여만 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매 물건은 1만8,796건으로 3개월 전(11월4일) 1만5,572건보다 20.7% 늘었다. 지난해 8월4일(1만1,302건)과 비교하면 66.3%(7,494건) 증가한 수치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 서구)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서구 청라국제도시 등 신도시 지역 주요 아파트 단지 거래도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송도국제도시는 지난달 15일 이후 2주일 넘게 신고된 거래가 없었고, 청라국제도시는 지난달 1일 이후 지난 4일까지 전체 매매 건수가 8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거래가 이뤄진 일부 매물은 실거래가가 1억원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 ‘베르디움 더퍼스트’ 전용면적 84㎡ 1층 매물은 지난달 8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같은 면적 매물이 9억8,8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1억원 넘게 빠진 것이다.

청라국제도시 ‘청라 웰카운티 1차’ 전용 84㎡ 15층 매물은 지난달 6억250만원에 팔려 지난해 9월 최고가인 7억500만원보다 1억250만원 하락했다.

중구 영종국제도시에서도 ‘영종 힐스테이트’ 전용 83㎡가 지난해 10월 신고가 5억6,800만원(23층) 대비 1억7,800만원 하락한 3억9,000만원(1층)에 지난달 거래됐다

남동구에서는 구월동 ‘구월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83㎡가 지난해 8월 7억원(9층)으로 신고가를 썼는데, 올해 1월 5억6,000만원(26층)으로1억4,000만원 하락했다.

송도국제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시장 전반에서 대세 하락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매수자들의 관망 심리가 강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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