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오스모스’ - 미디어 아티스트 이소영, 작품세계 해설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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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오스모스’ - 미디어 아티스트 이소영, 작품세계 해설집 출간
  • 인천in
  • 승인 2022.02.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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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로 드러나는 바위의 뿌리, 극적으로 드러나는 숨은 면모"
혼돈 속 질서로 안내하는 카오스모스(chaosmos)의 미학 설파

 

이소영 미동 Micromotion 3, 40x75cm, digital print, 2016
이소영 미동 Micromotion 3, 40x75cm, digital print, 2016

 

인천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이소영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해설집 ‘디지털 카오스모스’(DIGITAL CHAOSMOS, 도서출판 다인아트)가 출간됐다. 카오스모스는 카오스(Chaos, 혼돈)와 코스모스(Cosmos, 질서)의 합성어다. ‘혼돈 속의 질서’를 뜻한다.

사람들은 무질서한 혼돈의 세계에서 결과를 예측하고 통제하여 질서를 부여함으로 심리적 안정을 보상받으려 한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아는 대로 생각하고 익숙한 것을 선택한다.

그러나 우주의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가운데 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는 늘 그대로인 것 같지만, 기류는 끊임없이 이동한다. 우리는 한시라도 박동하는 심장을 제어할 수 없으며, 피부조차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무수한 땀구멍을 통해 내부와 외부가 끊임없이 소통한다. 나아가, 나의 생각 또한 완전히 나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결국 자기가 속한 시대와 관점으로부터 벗어나 익숙한 것을 의심하고 질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작가의 작품에는 낯설게 배치된 이미지들이 우리의 관찰과 감각, 사유를 미묘하게 불일치시켜 어긋나게 한다. 우리가 명료함 가운데 지각하고 있다는 믿음을 흔들어 놓는다. 불안한 상상의 모험 속으로 슬쩍 밀어 넣는 것이다. 인간의 불완전한 지각 능력으로는 미처 닿지 못하는 영역으로.

그렇지만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듯, 온몸으로 마음으로 보고 들으면 세상은 아주 또렷한 모습으로 그 신비로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매 순간 살아 있는 것들이 보내는 신호와 전파들이 얽혀있는 세계 속에서 어떤 느낌의 순간이 생겨나기를 예술은 고대하고 기다린다. 여러분들은 일상의 호흡을 잠시 멈추고 그 새로운 지각 경험 속으로 진입하면 된다.

이소영 솟아오름 Soar 2, 160x120cm, Lenticular, 2014
이소영 솟아오름 Soar 2, 160x120cm, Lenticular, 2014

‘디지털 카오스모스’는 4편의 비평문(주영중, 김대신, 신혜영, 김준기)과 3편의 작가 논문으로 구성됐다. 비평문 사이 사이로 작가의 작품들이 다수 멋스럽게 차지해 깊이있는 각성과 감상의 시간을 갖게 된다.

주영중 대구대 교수(문학평론)는 ‘불가해한 지각의 카오스모스:이미지-운동’ 제하의 비평에서 이소영의 작품(‘셈세한 지각’ 시리즈)에 대해 “움직이는 이미지는 단단히 고정된 프레임을 뚫고 바깥으로의 질주를 감행한다”며 “이미지와 이미지의 낯선 충돌과 연쇄로부터 이미지의 역동성이 비롯되며 이것이 부여한 낯설고 신선한 지각이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벡터를 꿈꾸게 한다”고 했다.

이소영 위대한 탄생 Great birth 3, 166x300cm, digital print, 2015
이소영 위대한 탄생 Great birth 3, 166x300cm, digital print, 2015

또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인 ‘위대한 탄생’ 시리즈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바위가 바다 위에 떠서, 바다 위로 뿌리의 잔영을 흩뿌리고 있다. 작가는 평소에는 볼 수 없던 바위의 뿌리를 우리에게 극적으로 전시함으로써, 잊었던 바위의 이면과 대상의 숨은 면모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새가 그 주위를 날고 있다. 바위와 새의 시간... 새는 바위의 비상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처럼 각인된다. ‘새가 바위를 지탱하며 바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혹은 ‘바위는 새와 함께 비상하고 있다’라고”

현재 대구대학교 교수로 있는 이소영은 이화여대와 동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국민대학에서 ‘다중적 기능세계를 구현하는 카오스모스 공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국립현대미술관, 인천문화재단, 인천시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으며 2021년 7월에는 북으로 간 미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조선화의 거장展’을 총감독하였다.

이소영 라퓨타 견문록 The Travels in Laputa, 168×110cm, digital print, 2006 Lenticular, 2012
이소영 라퓨타 견문록 The Travels in Laputa, 168×110cm, digital print, 2006 Lenticular, 2012
이소영 미지의 대지 Land of the unknown 1, digital Print, 60x108cm, 2014
이소영 미지의 대지 Land of the unknown 1, digital Print, 60x108cm, 2014
이소영 위대한 탄생 Great birth 1, 62x100cm, digital print, 2015
이소영 위대한 탄생 Great birth 1, 62x100cm, digital print, 2015
이소영 라퓨타 견문록-시간 The Travels in Laputa-time, 143×110cm, digital print, 2009 Lenticular, 2012
이소영 라퓨타 견문록-시간 The Travels in Laputa-time, 143×110cm, digital print, 2009 Lenticular,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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