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릇한 자연에서 느끼는 힐링… 반디치유농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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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릇한 자연에서 느끼는 힐링… 반디치유농장에 가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2.2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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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농업기술센터, 지난해 ‘치유농업 시범사업’ 1개소 선정
총사업비 7,000만원 투입… 96㎡ 규모 온실 조성 및 직장인 대상 치유농업프로그램 개발
이경미 반디치유농장 대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곳에 치유가 있다”

지난 22일 오후 1시 중경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반디치유농장(인천시 남동구 도림북로19번길)에 방문하자 꼬끼오 우는 닭 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먼저 반겼다. 반디치유농장은 ‘2021년 치유농업 육성 시범사업’에 선정된 농가다. 오전에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오후에는 어른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경미 반디치유농장 대표와 치유농업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았다.

15년 전, 이경미 대표는 숲 치유, 농업 치유, 어린이도서관을 기반으로 치유농업에 발을 내디뎠다. 현재 놀이 치유를 중점으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나무를 이용한 흔들다리, 그네, 목공놀이터 등을 조성했으며 정원에는 계절별로 피어나는 꽃과 열매를 맺는 나무들이 심겨 있다.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서 풋내음를 맡으며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렇게 가까운 곳에 치유농장이 있다는 사실에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이 놀란다”며 “아이들이 산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웃음꽃을 피우니 부모들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반디치유농장은 하루 평균 50가정, 주말에는 150가정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좋으며 재방문율도 높다. 지난해 5월부터 성인과 어린이 모두 평일 4,000원, 주말 6,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또한 간단한 먹거리와 음료를 구매할 수 있는 카페도 건물 1층에 마련되어 있다.

이 대표는 반디치유농장에서 아이들에게 규칙을 강요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도 규칙에 얽매이며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에게 편안한 장소로 남길 바라는 마음에 내린 결단이다. 야외에서 아이들은 직접 흙을 만지며 물웅덩이에 텀벙텀벙 뛰어들기도 한다. 자연과 교감을 통해 아이들은 치유를 얻는다. 치유 프로그램은 일회성에 그치는 체험 프로그램과 달리 다회차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반디치유농장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10회차 프로그램을 3번 운영했다.

치유농업을 위해 주변 농가들이 합심해 도움을 주고 있다. 덕분에 이 대표는 다양한 농업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계절별로 오이, 감자, 토마토 등을 수확해보며 직접 맛보고 이를 활용한 장이나 즙을 만들 수도 있다. 이 대표는 농업·농촌 자원을 활용한 놀이 프로그램을 직접 구상하고 있으며 이를 엮어 놀이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지난해 인천시 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 컨설팅을 받았으며 온실이 지어졌다. 올해는 자비로 원예치유정원 옆 부지에 산림치유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치유농업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운영하는 만큼 더 나은 환경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반디치유농장 온실 내부

 

■ 우울증을 감소시켜주는 ‘치유농업’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울증 및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현대인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농업·농촌 활동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찾아주는 치유농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치유농업은 농사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 회복의 수단으로 농업을 이용하며 화훼, 채소, 과일뿐만 아니라 가축과 산림 자원도 포함한다.

지난 2020년 농촌진흥청이 경증치매 노인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해 객관적 인지기능이 19.4% 증가했으며, 우울감이 68.3% 감소해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는 결과를 얻었다.

1950년대부터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선진국에서는 국민복지 증진을 위해 치유농업을 도입했으며, 국가 차원에서 치유농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2020년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이 제정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처음 2급 치유농업사가 선발됐다.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2급 치유농업사 국가자격시험에 전국에서 400여 명이 응시해 95명이 합격했다. 2급 치유농업사 양성기관은 전국에 11곳이 있으며 치유농업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뒤 1차 객관식 시험, 2차 단답형 및 논술 시험을 통과해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1급 치유농업사는 2급 치유농업사 자격을 취득한 후 치유농업 관련 업무에서 5년 이상 경력을 쌓으면 응시할 수 있다.

 

반디치유농장
반디치유농장

 

■치유농업 활성화에 나선 인천시

인천시는 소비자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치유농업 기반 조성을 목표로 지난해 치유농장 1곳을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인천시 농업기술센터는 총사업비 7,000만원(국비 3,500만원, 시비 3,500만원)을 투입해 96㎡ 규모의 온실 조성과 직장인 대상 치유농업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했다. 또한 5년간 실태조사를 연 1회 진행하며, 3년간 기술지도와 성과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다.

선정된 농가는 지난해 11월 직장인 14명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 ‘반딧불정원 만들기’를 시범 운영했다. ‘반딧불정원 만들기’는 농장에 조성된 치유정원을 거닐며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나만의 작은 반딧불정원을 직접 만들어보는 등 업무 현장에서 겪는 관계갈등 및 직무 스트레스 완화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프로그램 시연에 그친 상태로 지속적인 프로그램 운영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새롭게 조성된 온실에는 바나나, 파파야 등 흔히 볼 수 없는 열대과실수를 심어 치유농업 프로그램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천시 농업기술센터는 ▲원예치유정원 운영 ▲치유농업 교육과정 개설 ▲치유농업사 양성과정 추천 등 치유농업 흐름에 발맞춰 나아가고 있다.

인천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올해 치유농장이 지속적으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치매 센터와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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