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정골에 피어난 마을 아카이브 & 커뮤니티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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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정골에 피어난 마을 아카이브 & 커뮤니티 공간
  • 정혜진
  • 승인 2022.03.3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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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37) 독정골 '독정거실'과 김경희 대표

인천 미추홀구 용현3동 용현시장에서 독정이고개로 이어지는 마을 한켠에 주민이 참여해 만든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폐허로 방치되온 빈집이 마을 주민의 노력으로 70~80년대 주민의 삶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공간이자 커뮤니티 공간으로 다시 탄생한 곳이 독정거실이다.

용현동에 조성된 독정거실 외부
미추홀구 용현동에 조성된 독정거실 외부

독정거실은 2019년 인천시 저층주거지 개선 사업의 하나인 희망지 사업에 신청하며 시작되었다. 희망지 사업은 주민들이 모여 마을에 대해 고민하고 직접 마을의 문제를 진단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행해 나가는 사업으로 주민이 직접 마을주민들을 만나고 설득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양한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야 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은 사업이다.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김경희 대표는 “마을에 회관이나 주민들이 안아서 이야기 할 공간이 하나도 없었어요. 방치된 집에 계속 쓰레기를 가져다 버리기도 하고, 어두워지면 더 음침해 지기도 해서 지역 주민들도 걱정이었고요. 이 두 가지 마을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라며 시작하게 된 동기를 이야기 하였다.

독정거실은 2020년에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예비사업('정다운 독정골 이야기')에 선정되어 이해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마을이야기 책을 만들었다. 2021년부터 공간 디자인 워크샵, 리모델링, 공간 컨셉 기획 등을 거쳐 이해 11월26일 문을 열었다. 집 주인이 무상으로 임대를 해주었고 80년대 거실을 재현하는 컨셉에 따라 지역주민들의 생활물품들을 기증받아 공간을 꾸몄다.

(좌) 민주아사무국장과 김경희 대표가 독정거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 독정거실 내부에서 활동가분들과 함께
(좌) 민주아 사무국장과 김경희 대표가 독정거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 독정거실 내부에서 활동가들과 함께

"예전에 여기는 시장 부근으로 굉장히 벅적벅적하던 곳이었어요. 주민들의 삶이 따뜻하고 정겨운 곳이었어서 공동체 이름을 정겨운 독정골이라고 짓고 활동하기 시작하다 ‘독정거실’이라는 이름을 지었지요" 라며 김 대표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주신다.

"우리 집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이 거실이잖아요. 이곳이 지역 분들이 누구나 오셔서 편안하게 이야기 하고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서 독정골과 거실이란 단어의 합성어로 독정거실이라 한거죠.”

독정거실 1층은 마을 전시관과 아카이브 실로 조성되었고 2층은 프로그램이나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 낡은 전화기와 카세트테이프 라디오등 독정거실에는 지역주민들이 사용하던 오래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마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취재하고 영상으로 제작하기도 하였고, 아카이브 책으로도 출판하여 주민들이 살아온 시간과 삶을 기록, 전시하였다. 우리의 삶이 언젠가는 역사가 되는 일이기에 김 대표와 민사무장은 진심을 다하였다.

독정거실 내부
독정거실 내부

김 대표는 “50년 이곳에 살았어요. 요즘은 아파트나 이런 곳으로 떠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마을을 사랑하고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무엇인가 하고 싶었고, 소규모 공동체 활동으로 시작 하여 지금의 독정거장이 되었습니다.”라며 그간 활동을 정리해 이야기했다.

독정거실은 안전한 마을, 성장하는 마을, 이야기가 있는 특화마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정거실은 현재 김 대표와 활동가 몇몇이 자원봉사로 문을 열고 운영하고 있다.

"레트로적 느낌으로 인테리어를 해놓고, 마당이 있어 그런지 지나가다 젊은 분들이 사진을 찍고 가시기도 하고 지역 어르신들이 지나가시다 차를 마시러 들어오시기도 해요. 힘들 때도 많지만 이렇게 찾아 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이 나고 감사함을 느낍니다.” 라고 김 대표는 전하였다.

“행정적인 것이나 서류적인 것을 혼자 했으면 아마 못했을 거예요. 민주아 사무국장이 제 딸인데.. 딸이 옆에서 다양한 걸 도와줘서 이렇게 운영할 수 있었어요.”라며 애정과 감사를 전하였다.

마을에 선한 영향력이 대물림 될 때 마을이 더 활기차 지고, 성숙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은 누군가의 노력이 더해져 현재를 편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선조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세상을 이루어졌듯, 어떻게 가꾸어 물려줄지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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