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와 사회적경제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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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서비스와 사회적경제의 필요성
  • 송영석
  • 승인 2022.04.2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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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칼럼]
송영석 /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코로나가 끝을 향해가고 있다. 아직은 짙은 안개 속을 통과하는 기분이지만 안도감은 있다. 마스크를 제외한 모든 것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고통에서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직 두려움이 남아있지만 일상을 회복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코로나와 같은 재난의 피해는 대부분 취약계층에게 집중되어 나타난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3월 3주 사망자 중 60대 이상이 94.3%(1,846명)으로, 80대가 62.9%(1,232명), 70대가 21.1%(413명), 60대가 10.3%(201명)로 연령이 높을수록 사망자가 많았다고 한다.

인천지역은 고령화율이 15.2%로 7개 특별·광역시 중 낮은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도시지만 급속한 고령화를 경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2045년에 고령화율은 36.3%로 138.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사회를 맞이하는 비교적 젊은 도시 인천은 미래를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재난 피해는 물론 일상에서도 존엄한 돌봄을 할 수 있는 촘촘한 사회서비스망을 구축해 가야한다.

사회서비스는 인권의 문제이다. 정부는 취약계층을 두텁고 안전하게 보호하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작동해야 한다. 지역사회는 사회서비가 존엄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공적 기능을 수행할 준비가 되야한다. 이러한 사회서비스를 경쟁중심의 시장 원리에 맡긴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돌봄을 시장 기능에 맡기는 것은 맨몸으로 정글에 내던져지는 것과 같다. 자본주의가 급속히 발전한 우리나라는 공동체 기능이 무너진지 오래다. 공동체의 보호기능을 찾기 어렵고 가족의 기능도 변화한 것도 한몫을 한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개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노인 돌봄 문제는 개인에서 사회로 다시 넘어오고 있다. 이제 노인돌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중심의 시스템을 갖추고 준비해야 한다.

“삶의 가장 젊은 날인 바로 이 순간, 오늘을 행복하게 기억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새로운 희망의 기억을 만드는 치매카페'로도 불리는'기억마루'의 이야기다. 치매카페 기억마루는 나이든 치매 어르신과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공간에 만나 새로운 기억을 쌓을 수 있는 장소다. 지역사회 치매 어르신들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이 여전히 많이 남았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결과물이기도 하다. 치매안심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민간에서 운영 중인 커피숍의 장소와 재료, 기술 등을 제공받아 치매 어르신이 직접 커피 주문부터 서빙, 정리까지 담당하는 공간이다. 이러한 사회 활동을 통해 치매 어르신에는 우울감을 극복하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유도한다고 한다. 확장된 사회서비스를 지역사회통합 모델로 만들어 낸 사례라 하겠다.

의왕시 부곡중앙남길에 위치한 기억마루까페 1호점(사진 = 의왕시 네이버블로그 의왕e야기)

사회서비스는 사회를 지탱하기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사회서비스를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된다. 지방정부와 협업을 통해 시민기업인 사회적경제가 참여해야 한다. 이탈리아 볼로냐 사례를 통해서도 사회적경제가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민관 협력을 통해 만들어가는 노인통합돌봄의 방향과 사회적경제의 참여에 대해 참고할 만하다.

카디아이(CADIAI)는 노인, 장애인, 어린이를 위한 가정방문, 거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버려진 건물에 폐허나 다름 없었던 곳을 새로 다듬어 말끔한 요양시설로 변화시켰다. 카디아이는 시의 지원요청에 따라 개인에 맞는 프로그램을 짜거나 요양시설 등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설업체도 있으나 이들 요양시설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카디아이는 단순한 노인 돌봄을 넘어 일자리 창출을 하는 것도 큰 목적중의 하나이다. 볼로냐시가 부지 및 운영비를 지원하고 협동조합들이 일정기간 운영권을 가지고 운영 후 운영기간이 끝나면 소유권은 시로 이전된다. 관에서는 필요한 소규모 사회서비스 시설을 만들고 운영을 시민기업에 맡기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은 제도를 갖추고 적극적인 민관협력이 있어서 가능했다.

정부가 원도심 도시재생지역에 소규모 노인돌봄 시설을 만들고 비영리 사회적경제 기업이 운영에 참여한다면 질 좋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미션에 기반한 정책 의지와 시민기업인 사회적경제가 함께 만들어 간다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존엄한 사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지역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갈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 자원연계가 활발해지며 지역공동체가 작동하고 협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곧 새로운 지방정부의 리더 선출이 있다. 인천의 미래와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칠 선량들이 탄생할 것이다. 부디 사회적경제의 이해와 정책의지가 높은 사람이 선택되어지길 기대한다. 사회적경제에 대한 정책의지가 높다는 것은 시민의 삶의 질이 나아지고 지역사회 안전망이 탄탄해 지며 지역에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가 지역에 촘촘히 뿌리내려 노인들이 존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송영석 센터장
송영석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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