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산~국화저수지~강화읍내까지... 江都 중심을 흐르는 동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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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국화저수지~강화읍내까지... 江都 중심을 흐르는 동락천
  • 장정구
  • 승인 2022.05.0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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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구의 인천 하천이야기](49) 강화 동락천
고려산에서 시작된 동락천은 국화저수지에서 머물렀다 동쪽으로 흐른다.

봄의 고려산은 진달래로 화려하다. 산 중턱이 연두빛이 차츰 녹음으로 짙어질 무렵이면 산 빛깔이 근사하다. 아쉽게도 코로나 확산방지로 3년째 고려산 진달래축제는 열리지 않는다. 고려산은 울긋불긋 진달래와 탁 트인 사방을 바라보며 걷는 마루금길도 일품이지만 산기슭 계곡의 숲길도 좋다.
고려산은 원래 오련산이었다.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황련사, 흑련사. 장수왕 때 중국 동진의 천축조사가 고려산 정상의 연못에서 다섯 색깔의 연꽃을 발견했고 이 연꽃을 날려 연꽃이 떨어진 곳마다 절을 세웠다고 한다. 

백련사는 고려산의 북쪽기슭에, 청련사는 동쪽기슭에, 적석사는 서쪽 능선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황련사는 고려산 동쪽에 위치한 남산의 북쪽 기슭에 터로 남아 있다. 1980년대까지 보만정이라는 정자가 있었고 지금도 초석(礎石) 16개가 남아 있다.

동락천(東洛川)은 강도의 중심을 흐르는 물줄기이다. 고려산 남동쪽 기슭에서 발원하여 국화저수지에 머물렀다가 동쪽으로 강화 읍내를 지나고 선행천을 만나고 또 동으로 흘러 염하를 만난다. 『강도지』 등에 “동락천은 고려산에서 출발하여 동쪽으로 흘러 강화읍내를 관통하여 조산포(造山浦)에 들어간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산에서 북산, 견자산(현충탑)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고려산에서 노적산, 남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사이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동락천으로 흘러든다. 강화 읍내가 개발되면서 연무당 옛터 옆에서부터 강화터미널 뒤편까지 약 1.5km가 복개되었다.

강화산성 석수문

오간수교(五間水橋), 서울의 청계천이 한양도성을 빠져나가는 곳에 있던 다리이다. 동대문 부근으로 조선시대 한성의 성곽을 쌓으면서 청계천의 물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아치형으로 5개의 수문을 만들었다. 오간수문, 홍예교(虹霓橋)라고도 불렸다.
화홍문(華虹門), 정조가 도읍을 옮기기 위해 만든 수원화성 성곽의 수문이다. 광교산에서 발원한 광교천(수원천)이 화성을 관통했고 북쪽과 남쪽에 각각 수문을 만들었다. 그 중 화홍문인 북수문은 7개 석조아치로 이루어진 수원화성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강화산성에는 석수문(石水門)이 있다. 강화산성 서문 인근이다. 조선숙종 강화산성을 쌓을 때 처음 설치했는데 1900년 갑곶나루터 통로로 사용하기 위해 하천 어구로 옮겼다가 1977년 하(下)수문으로, 1993년 현재의 상(上)수문으로 옮겨 복원한 것이라 한다.

동락천이 시작되는 물줄기 중 하나는 청련사 계곡이다. 청련사에는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보호수들이 많다.

동락천 유역에는 유독 보호수들이 많다. 고려왕궁이 있었고 조선시대에서 그 중요성은 한성 다음이었기에 역사문화 유적지와 이야기를 품은 보호수들이 많다. 동락천이 시작되는 물줄기 중 하나는 청련사 계곡이다. 보물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도 있지만 수백년 수령의 보호수들이 사찰의 유구한 역사를 증명한다. 청련사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만도 느티나무 3그루, 은행나무 1그루 있다. 보호수로 충분한 느티나무들도 몇 그루 더 있다. 청련사의 사계절 풍경에 운치를 더한다. 북산 아래 고려궁지에도 보호수 회화나무와 은행나무가 있다. 강화산성 동문 옆 원불교 강화교당 앞의 느티나무 두 그루도 멋지다. 강화산성 서문과 남문의 느티나무들까지 강화산성 길을 돌며 나무들과 눈맞춤하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남산의 북쪽기슭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향나무가 있다. 도로명도 향나무길이다. 조양방직에서 커피 한잔 하고 향나무길을 따라 향나무를 만나보는 것도 좋다.

고려산 기슭 홍릉에서는 계양산과 인천시내 마천루들이 보인다.
고려산 기슭 홍릉에서는 계양산과 인천시내 마천루들이 보인다.

동락천 상류에는 왕릉도 있다. 강화는 고려시대 몽고항쟁시기에 왕궁이 옮겨왔던 곳이다. 이후부터 강화현(江華縣)을 강도(江都)라 불렀다. 강화에는 고려시대 왕릉 2기와 왕비릉 2기가 있다. 가릉, 곤릉, 석릉은 진강산 자락에 있고 홍릉은 고려산 자락에 있다. 강화읍에서 국화저수지를 지나 고비고개로 향하다 오른쪽으로 고려산 중턱에 위치한다. 홍릉은 몽고 침입 때 강화로 천도한 고종의 능이다. 최씨 무신정권이 몰락하고 1270년 원종은 40여년 만에 개경으로 환도했는데 고종은 강화에 묻혔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홍릉에 앉으면 염하의 물줄기, 한남정맥 계양산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풍물시장과 터미널 옆을 지나면서 동락천은 다시 열린다. 선행천과 만나면서 물길이 넓어지고 물총새가 난다. 왜가리와 흰뺨검둥오리, 백로들과 어우러진 저어새들의 부리질이 한가롭다. 제법 높은 제방 바깥 모내기를 준비하는 논의 저어새 한 쌍은 농부와 이미 친구인 듯하다.
금개구리들이 짝을 찾아 곧 쪽! 쪽! 거릴 것이다. 그렇게 동락천은 지금도 동쪽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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