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책 속 세상
상태바
마법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책 속 세상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5.18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시 리뷰]
‘더 매직, 팝업북의 세계’ 6월 12일까지 서구문화회관에서 열려
세계 최초 작품부터 거장 쿠바스타 작품까지 팝업북 100여권 선보여
‘더 매직, 팝업북의 세계’ 전시장 모습

“책을 넘기는 순간, 작은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다.”

1236년 최초의 팝업북 ‘볼 벨 Volvelle’부터 팝업북의 거장 쿠바스타의 작품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더 매직, 팝업북의 세계’가 5월 13일부터 6월 12일까지 서구문화회관 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팝업북은 시인 배용태, 성미정이 16년간 수집해온 것으로 약 400권의 수집품 중 엄선된 100여 권이 전시된다. ▲'팝업북의 역사' ▲'팝업북의 거장 쿠바스타' ▲'현대의 팝업북 vs 주제별 팝업북' 등 3개 섹션으로 나눠져 있어 팝업북의 발전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다.

팝업북의 시작부터 최근까지 순서대로 감상 가능하다. 로타 메켄도르프, 루이스 기로드, 해럴드 렌츠, 제랄딘 클라인 등 팝업북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주요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팝업북에 대한 설명을 통해 감상의 깊이를 더한다. 전시된 팝업북은 각각 그림이 돋보이는 각도로 고정되어 있다.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에 관람객은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최초의 팝업북 ‘볼 벨 Volvelle’

입구에 들어서자 19세기 천재 작가 로타 메켄도르프의 ‘인터내셔널 서커스’가 관람객을 반긴다. 링을 통과하는 곡예사와 입장하는 관객, 간식을 파는 상인 등 서커스의 광경을 종이 6장에 담아낸 입체 파라노마 북이다.

살아있는 디테일에 마치 서커스장에 방문한 듯 착각을 일으킨다. 메켄도르프의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며, 1887년 처음 발매된 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출판되며 사랑받고 있다.

왼쪽에는 팝업북의 역사가 간략히 작품과 함께 정리돼 있다. 1236년 영국 수도사 매튜 패리스가 회전하는 원반을 붙여 최초의 움직이는 종이인 ‘볼 벨’을 제작했다.

이후 몇 세기 동안 잠잠했던 팝업북의 첫 부흥기는 1880년이 되자 찾아온다. 많은 거장이 출현하며, 정교한 장치가 더해진 책들이 다수 출판된다. 앞서 소개한 메켄도르프도 첫 부흥기를 이끈 작가 중 하나다.

 

해럴드 렌츠의 팝업북
루이스 기로드의 팝업북

팝업북이라는 용어는 두 번째 부흥기인 1930년대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 시기 대표 작가는 루이스 기로드와 해럴드 렌츠다.

다양한 연출로 사랑받은 루이스 기로드의 작품은 현대 팝업북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뻣뻣한 마분지를 사용했지만, 질 낮은 종이에 그려진 원색 그림은 어느새 그만의 개성으로 인식됐다.

해럴드 렌츠는 팝업북 분야에 단 3년만 종사했지만, 미국에 팝업북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으며, 팝업북이라는 용어가 그의 ‘피노키오 팝업’에서 처음 등장한다.

 

제랄딘 클라인의 팝업북

1940년대에는 최초의 여성 팝업 작가 제랄딘 클라인이 등장해 커팅 팝업 기법을 활용한 ‘졸리 점프 업’ 시리즈를 통해 인기를 얻는다. 이 시리즈는 당시 미국인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생활을 주제로 한다.

별을 닮은 카루셀 북은 1950년대 탄생한다. 극장식 팝업의 20세기 버전으로 책을 360도 완전히 펼쳐서 보는 게 특징이다.

 

쿠바스타 '크리스토퍼 콜럼부스'

쿠바스타는 체코의 건축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다. 그의 팝업북은 전 세계 24개국 언어로 번역돼 3,500만 부 이상 팔렸다. 팝업북 컬렉터들에게 주요 수집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주요 시리즈로 ‘팁 탑 탭’, ‘페어리 테일’, ‘미니 숫자 팝업북’ 등이 있다.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크리스토퍼 콜럼부스’였다. 실로 연결된 배 한 척이 책 중앙에 정박한 모습에 감탄만 나온다. 오른쪽 아래를 보면 스타벅스의 상징을 닮은 인어도 그려져 있다.

 

코트니 왓슨 맥카시 '달리'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현대 팝업북을 만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본격적인 페이퍼 엔지니어가 출현해 홀로그램, 미러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된다.

최근에는 단순히 전래동화만을 다루지 않고 패션, 건축,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주제로 제작된다. 달리의 대표작 ‘기억의 지속’과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등이 팝업북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팝업카드 만들기 체험

전시된 팝업북을 촬영할 순 있지만, 만지는 건 금지된다. 직접 팝업북을 펼쳐보고 싶은 관람객을 위한 체험형 도서관이 운영된다. 이곳에 있는 팝업북은 마음껏 읽어볼 수 있다.

또 직접 팝업카드를 만들어 보는 체험도 진행된다. 사전 예약 후 방문하면 컬러링 엽서를 1인당 1장씩 받을 수 있다. 준비된 도구를 이용해 색칠 후 오려 카드에 붙이면 된다.

관람은 네이버 예약, 엔티켓을 통해 에약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1950년대 등장한 카루셀 북
로버트 사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키스 무에백 '니만 마커스 100주년 기면 팝업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