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 "인천시장 출마로 청년 정치인 나설 수 있는 판 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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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별 "인천시장 출마로 청년 정치인 나설 수 있는 판 깔아"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2.05.31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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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재산 0원 인천시장 후보의 고군분투... 31일 유세까지 선거운동 완주
김한별 기본소득당 인천시장 후보가 31일 남동구  모래내시장 인근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6·1 지방선거 인천지역 출마자 중 가장 독특한 후보는 김한별 기본소득당 인천시장 후보다.

28세 청년인 그는 역대 인천시장 선거 최연소 후보이자, 재산이 0원인 무일푼 후보이기도 하다.

거대 양당 후보가 치열하게 대결하는 인천시장 선거판에서 고군분투하며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유세를 이어왔다.

노동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31일 남동구 모래내시장 인근에서 가진 유세에서도 0세~29세 및 65세 이상 인천시민에게 월 10만원의 인천형 기본소득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확고한 소신이라고 밝힌 그는 당선 가능성과 별개로 앞으로 청년 정치인들이 인천에서 활동할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것에 출마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모래내시장 유세를 마친 김 후보를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났다.

 

21일 기본소득당 김한별 인천시장 후보가 옹진군 영흥면 십리포 해변에서 수중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김한별 후보 캠프
김한별 후보가 지난 21일 옹진군 영흥면 십리포 해변에서 수중연설을 하고 있다.

 

◆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인천시장 선거에 나선 이유가 무엇인가

- 지난 대선에 출마한 기본소득당 오준호 후보가 전 국민 기본소득 지급을 공약했는데 안타깝게도 기본소득이 선거의제가 되지 못했다. 기본소득당이 대선과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기본소득 개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서울·경기·인천·대구·광주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기로 해 출마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전 시민을 대상으로 직접 김한별이라는 청년 정치인을 알리고 인천형 기본 소득 도입의 논의를 확산시키고자 출마를 결심했다.

◆ 정치 활동을 언제부터 시작했나

- 정치인으로서 살려고 했던 건 아니고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 인천에서 나고 자랐고, 노동문제를 경험하게 된 시기는 2000년대 초반 대우자동차(한국GM의 전신) 정리해고 때였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됐고, 그중에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는 해고된 후 어머니와 함께 시위에 참여해 다시 복직하기까지 오랜 시간 투쟁을 하셨다. 기성 정치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10대 때 알았다.

20대 초반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았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인천지부 만들어 노동운동을 시작했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 등으로 일했다. 아직도 나는 노동운동가라고 생각한다. 노동운동을 통해 기본소득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 재산 신고액이 0원이던데

- 다른 광역단체장 후보의 재산이 몇십억대여서 비교가 됐는데, 재산 1,000만원 이하는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하지 않았다. 재산이 없는 만큼 기탁금과 선거비용 걱정도 컷는데 후원을 통해 마련할 수 있었다.

 

유세 현장에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한별 후보

◆ 당선 가능성에 대한 본인 판단은

- 당선은 어려울 거다. 그걸 알고서도 출마한거다. 28살 청년 후보라 사람들을 만나면 '너무 젊다', '어린 나이에 뭘 할 수 있겠냐' 같은 비아냥 담긴 시선들이 좀 있다. 한편으로는 이해된다. 이번에 제가 출마했으니 다음에도 저와 비슷한 후보들이 출마할 것이란 생각이 있다. 청년 정치인들이 나설 수 있는 판을 깔았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 청년이자 소수정당 후보로서 느낀 점이 많았을텐데

- 생각나는 상황 하나가 있다. 저와 민주당 박남춘 후보, 정의당 이정미 후보가 참석한 청년정책 토론회 자리가 있었다. 공통 질문을 받는데 첫 질문이 ‘후보에게 청년 시절은 어땠습니까’였다. 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두 사람을 위한 질문이었던 거다.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인천시장 후보는 4명인데 언론에서 2파전 혹은 3파전으로 보도하고, 토론회에도 거의 초청받지 못했다. 소수정당 후보로 느낀 아쉬움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거대 양당 후보가 아니면 후보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구도에서 정치개혁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묻지않을 수 없다.

◆ 출마 목표는 달성했다고 보나

- 출마 자체로 목표의 반은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반은 득표율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득표율로 저 자신과 기본소득당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향후 활동 방향과 계획을 고민하겠다.

◆ 인천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유세에서 '별 볼일 있는 변화를 불러일으키겠다'고 말씀드리고 있다. 변화라는 단어는 모든 정치인이 다 얘기한다. '새시작', '새변화' 등의 얘기를 모두 하는데 진짜 변화가 무엇인지 이야기 드리고 싶다.

진짜 변화는 기본소득에서 시작된다. 일을 하지 않으면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기존 관념을 깨는 것이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고 새로운 정치가 새로운 인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다. 당선과 거리가 있지만 기성 정치의 틀을 깨고자 하는 정치인 김한별을 선택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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