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권력(대통령)에 이어 인천 지방권력도 국민의힘으로 교체돼
4년 전 민주당이 싹쓸이했으나 정치 지형 바뀌면서 정반대 현상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6.1 지방선거)에서 인천은 국민의힘이 압승하면서 중앙권력(대통령)에 이어 지방권력도 확실하게 교체됐다.
2일 인천의 선거 결과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이 시장, 10곳의 기초단체장 중 7곳, 40석의 광역의원(인천시의원) 중 과반인 26석을 차지했다.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촛불혁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여세를 몰아 인천시장, 10곳의 기초단체장 중 9곳, 37명의 인천시의원 중 34명을 싹쓸이했던 정치 지형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으로 역전되면서 정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와의 재대결에서 4년 전의 패배를 설욕함으로써 재선 광역단체장에 올랐고 김정헌 중구청장, 김찬진 동구청장, 이영훈 미추홀구청장, 이재호 연수구청장, 박종효 남동구청장, 강범석 서구청장, 문경복 옹진군수 등 7명의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냈다.
무소속 유천호 강화군수도 사실상 국민의힘 후보이기 때문에 10곳의 기초단체 중 8곳을 휩쓴 셈이다.
국민의힘은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4.13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중 유일하게 승리했던 강화군수 자리를 무(無) 공천이라는 결정을 통해 지켰고 패배했던 인천시장과 중구·동구·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서구·옹진군 등 7곳의 기초단체장 자리를 탈환했다.
김정헌 중구청장, 이영훈 미추홀구청장, 이재호 연수구청장 당선자는 민주당 소속 현직을 상대로 4년 전 패배를 딛고 승리했으며 이재호 연수구청장과 강범석 서구청장은 민선 6기에 이어 재선(민선 8기)에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남춘 시장이 재선에 실패한데다 기초단체장은 9곳 중 7곳을 국민의힘에 넘겨주고 전통적 텃밭인 부평구·계양구 2곳만 수성하는데 그치는 참패를 당했다.
차준택 부평구청장은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고 윤환 계양구청장 당선자는 3선의 기초의원(계양구의원)에서 기초단체장으로 도약했다.
참패한 민주당으로서는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가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이 후보 출마 효과인지 계양구 지역구 시의원 4명은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정당 투표인 비례대표 구의원 선거에서도 10개 구·군 중 유일하게 민주당이 국힘에 앞섰다.
국힘은 인천에서 단체장과 함께 광역의회(인천시의회)도 장악했다.
다만 시의원은 거대 양당이 26석과 14석을 나눠가져 일방적인 쏠림 현상은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천지역 6.1 지방선거 결과는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면서 참패한 민주당은 존재감을 찾기 어렵게 됐고 진보정당인 정의당 등 군소정당은 교두보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로 요약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압승하면서 독주 체제를 갖춘 가운데 군소정당은 설 자리를 잃어 다당제로의 정치개혁은 더욱 요원하게 된 것이다.
정의당은 시장, 계양구청장, 지역구 시의원(1명), 비례대표 시의원(2명), 지역구 구의원(8명) 후보를 냈으나 4인 선거구에서 구의원 1명(김종호, 동구 가)을 배출하는데 그쳤다.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1당이 독주할 경우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물론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약자를 대변하는 기능도 약화될 수밖에 없어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 정치학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져 국민의힘이 인천은 물론 호남과 제주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승리를 거뒀지만 자칫 오만과 독선에 빠지면 4년 후 엄청난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단체장들은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주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 및 야당과의 협치에 나서고 지방의원들은 소속 정당을 떠나 집행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