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을 마무리하는 퇴임 전시회… 수묵화 대작을 선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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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을 마무리하는 퇴임 전시회… 수묵화 대작을 선보이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8.19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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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대 사람들] 서권수 제9대 인천예술고등학교 교장
교편 잡고도 붓 놓지 않아… "학생들에게 희망 전하려 전시회 기획"
서권수 제9대 인천예술고등학교 교장

“작품을 통해 학생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습니다.”

예술가의 손짓을 따라 종이에 깊게 그리고 엷게 먹이 스며든다. 흐트러짐 없는 붓질로 마침내 수묵화 한 점이 완성된다.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진 거대한 자연이 눈 앞에 펼쳐진다.

지난 2019년 인천예술고등학교 제9대 교장으로 취임한 서권수 작가는 오는 30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35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 짓는 퇴임 전시회 ‘먹으로 그리다’가 8월 9일부터 29일까지 인천예술고등학교 '갤러리 온(ON)'에서 열린다.

서 작가는 낮에는 교직 생활에 충실하고 밤에 작업을 펼치며, 양립하는 삶을 지켜나갔다. 이번 전시에는 10호부터 150호까지 여러 크기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150호의 대작을 여러 점 준비했다. 전시를 통해 거대한 그림도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내린 결단이다.

인천예술고등학교는 특수목적고등학교로 ▲음악과 6개 반 ▲미술과 6개 반 ▲무용과 3개 반 총 15학급이 운영된다. 전통예술을 추구하며, 아이들은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퇴임을 앞둔 서권수 작가와 만나 퇴임 전시회 소감과 새싹이 자라나고 있는 인천예술고등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교직 생활을 마무리 짓는 ‘퇴임 전시회’

서권수 작가는 예술가이자 선생님으로 35년간 교편을 잡고 아이들과 함께했다. 이제 자신의 작업에 더욱 집중할 시간이 다가왔다. 그는 제9대 인천고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오는 30일 퇴임한다.

아쉬움을 달래는 퇴임전시회 ‘먹으로 그리다’가 오는 29일까지 인천예술고등학교에서 개최된다. 오프닝 행사도 오는 24일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다. 전시장은 1층부터 지하 1층까지 이어진다. 작품들은 전시장뿐만 아니라 계단에도 빼곡하게 자리를 잡았다.

대작을 중심으로 서권수 작가가 일생 그려온 작품 55점을 전시한다. 초기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통해 소재나 표현기법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수묵화의 등장에 학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한동안 매료됐던 자작나무와 강한 먹색의 바위산이나 계곡, 야생화 등 조화로운 자연을 그린 수묵화가 펼쳐진다. 먹으로 나타낸 자연은 흑백사진처럼 따뜻한 정감을 전달한다.

“학생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어요. 교장 선생님도 끝까지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본보기가 되어 주고 싶었습니다. 굉장히 고맙게도 학생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니 기쁜 마음입니다.”

'갤러리 온'은 인천예술고등학교 내 전시관에 있다. 주요 관람객은 학생들이지만, 외부인도 관람할 수 있다.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8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된다.

 

■ 새싹 예술가들이 자라나는 인천예술고등학교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인천예술고등학교는 1997년 개교한 특수목적고등학교다. 대중예술보다는 전통예술을 추구하고 있으며, 개교 이래 ▲음악과 ▲미술과 ▲무용과 3개 과를 운영 중이다.

음악과와 무용과의 경우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해서 입학한다. 미술과는 1학년 때 ▲한국화 ▲서양화 ▲디자인 ▲조소 등 공통 4개 전공을 배운 뒤, 2학년이 되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한다. 최근 많은 미술과 학생들이 디자인을 전공으로 선택하고 있다.

“예술 활동은 끝까지 자기 전공을 살려 나가기 길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견디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어요.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고 전공을 열심히 갈고 닦아 좋은 예술가로 다시 만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인천예술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재능을 알리기 위해 각양각색의 전시와 정기공연을 준비해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제25회 무용과 정기공연이 오는 24일 오후 2시 30분 예술관 2층 인아트홀 공연장에서 열린다. 무용과 학생들의 구슬땀이 담긴 발레와 현대무용 13작품을 선보인다. 무더운 여름을 잊게 만드는 춤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 앞으로의 계획

최근 수묵화 전시를 만나보기 힘들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만큼 수묵화를 전공으로 하는 예술가들이 줄어들고 있다.

서권수 작가는 개인전 9회, 아내 최명자 작가와 함께 부부전 11회 그 외 다수의 단체전을 진행하며, 쉬지 않고 수묵화를 그려왔다. 그는 퇴직 후에도 바쁘게 움직일 예정이다. 중구 개항장 거리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아내와 함께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교직 생활 중에도 붓을 놓지 않은 이유는 제가 ‘미술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 핑계를 대고 안 하기 시작하면 계속 미루게 됩니다. 퇴직 후에도 활동하려면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습니다.”

퇴임 전시회를 마치고 오는 9월 소품전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전시는 김민자 관장이 운영하는 KMJ아트갤러리(인천 남동구 문화로115번길 43)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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