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토막에 깡통전세, 전세사기까지... 미추홀구 아파트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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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토막에 깡통전세, 전세사기까지... 미추홀구 아파트의 ‘굴욕’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09.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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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익동 ‘대동1' 전용 42㎡ 1억4천만→7천만 절반 '뚝'
’주안파크자이더플래티넘‘은 마피너스 피로 거래돼
깡통전세 비상에 집단 전세사기 의혹까지 악재 잇따라
인천 기계산단과 주거 단지 일대 모습. 사진=인천 미추홀구
인천 기계산단과 주거 단지 일대 모습. 사진=인천 미추홀구

인천 미추홀구 일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상치 않다.

일부 단지는 집값이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폭락한 데다 분양권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등장했고 깡통전세 위험, 집단 전세사기 의혹 등 각종 악재까지 겹친 모습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2주(이달 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미추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34% 하락했다.

이는 지난주(-0.26%)보다 하락폭을 확대한 것이자 2012년 11월 12일(-0.50%) 이후 9년 10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올 5월 23일(–0.02%)부터는 17주 연속 내림세다.

이번 주에는 그동안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던 연수구(-0.30%)까지 앞지르고 지역에서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인천 전체 하락률은 –0.29%였다.

이 지역은 용현동과 주안동을 비롯해 지역 전역에서 하락 거래가 속출하는 모습이다.

미추홀구 학익동 ‘대동1’ 전용 42.72㎡는 이달 들어 7,400만원(6층)에 직거래됐다. 직거래를 감안하더라도 올 4월 최고가(1억4,200만원·1층) 대비 절반 수준으로 폭락한 가격이다.

지난달 직전 거래가인 1억3,900만원(3층)과 비교하면 불과 1달 만에 6,500만원 하락했다.

도화동에 있는 ‘동아’ 전용 84.95㎡는 이달 들어 실거래가가 2억8,250만원(16층)까지 미끄러졌다. 지난해 10월 신고가(3억5,000만원·13층) 대비 6,750만원 하락했다.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동아' 전경. 사진=카카오맵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동아' 전경. 사진=카카오맵

지난해 10월 4억600만원(10층)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숭의동 ‘한화꿈에그린’ 전용 84.3677㎡는 이달 3억7,500만원(5층)에 거래돼 4억원 선이 무너졌다.

용현동에 있는 ‘용현동아’ 전용 84.56㎡도 이달 2억1,000만원(9층)에 거래돼 직전 달 거래가인 2억4,500만원(3층)보다 3,500만원 빠졌다.

주안동 ‘월드스테이트’ 전용 84.975㎡는 지난해 10월 최고가(6억원·2층) 대비 1억원 가까이 하락한 5억1,000만원(9층)에 이달 거래됐다

분양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피까지 등장했다. 마피는 분양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것으로 통상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칠 때 나타난다.

주안동에 있는 '주안파크자이더플래티넘' 전용면적 59㎡ 분양권은 최근 4억35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분양가 4억2,350만원보다 2,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해당 아파트는 2,000세대가 넘는 브랜드 대단지로 분양 당시에는 평균 경쟁률 12.2대 1, 최고 6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이었다.

현재 마피 매물은 거래가 이뤄졌으나 비슷한 평형대에서 무피(무 프리미엄)나 분양가 수준의 급매물도 상당수 나온 상태다.

가파른 집값 하락세로 깡통전세와 이에 따른 보증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토부가 전날 발표한 지역별 전세가율 자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6~8월) 미추홀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8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미추홀구청과 일대 주거 단지 모습. 사진=인천 미추홀구
인천 미추홀구청과 일대 주거 단지 모습. 사진=인천 미추홀구

인천 전체 전세가율(73.6%)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자 10개 군·구 가운데 유일하게 80%를 넘은 것이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의 비율로, 통상 전세가율이 80% 이상일 경우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본다.

경매에서 한 번 유찰되면 감정가의 80%로 최저입찰가가 설정되는 만큼 경매로 청산 절차를 밟을 경우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는 게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지난 한 달간 발행한 보증사고는 53건(사고율 21%)으로 인천 전체(170건·7.2%)의 3분의 1 수준에 달했다.

실제 최근 미추홀구 일대에서는 1~2개 동으로 이뤄진 아파트나 오피스텔 건물이 통째로 법원 경매에 넘어가면서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잇따랐다.

이들 건물은 세대마다 적게는 1억원 초반대에서 많게는 1억원 중반대까지 전세금을 웃도는 근저당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추홀구는 최근 ‘전세사기 피해 지원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법률적 지원과 대응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전세 사기 관련 고소 100여건을 접수한 이후 부동산 중개업소와 임대업자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미추홀구 원도심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는 “금리 인상에 전세 사기, 집값 하락 등으로 지역 부동산 시장 흐름이 좋지 않다”며 “호가는 내려가고 있으나 거래로 이어지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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