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 채식 식단으로 생활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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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만 채식 식단으로 생활해보면
  • 이현주
  • 승인 2022.10.21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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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박사의 채식이야기]
(2) 채식의 분류와 유형
건강과 환경을 위한 저탄소 식단, 채식이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채식을 시작하려고 하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다. 건강하고 맛있는 채식 식단은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채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바꾸려면 어떤 루틴이 필요한지 [채식연습] [30일간의 간헐적 채식]의 저자 이현주 박사(한방채식 기린한약국 원장, 한국고기없는월요일 대표, 생명다양성재단 이사)로부터 듣는 채식 이야기를 매주 연재한다. 채식 레시피 영상도 함께 연재한다.

 

우리가 채식을 시작하기 위해 채식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채식의 단계’ 혹은 ‘채식의 유형’에 관한 분류이다.

최초의 채식주의자협회는 1847년 영국에서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삶과 순수한 음식, 인도주의적 이상 및 엄격한 도덕적 원칙 등을 추구하였다. 이후 1908년에 창설된 국제채식인연맹(IVU. International Vegetarian Union)이 만들어지면서 고기, 생선, 달걀, 유제품 등을 식단에 포함시키느냐의 여부에 따라 채식의 유형을 분류하였다.

1944년 8월, 영국 채식주의협회의 몇몇 회원들은 비 유제품 채식주의 그룹을 따로 분류하길 원했고, 도널드 왓슨(Donald Watson)과 도로시 모건(Dorothy Morgan)에 의해 비건 소사이어티(Vegan Society)가 만들어지면서 처음 ‘비건(Vegan)’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역사적으로 채식주의는 종교적 또는 윤리적 이유에서 금욕적인 삶의 방식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채식주의 또는 채식 식단에 접근하는 방식은 환경적 이유와 먹거리 시스템에 대한 불신에 의해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선택되기 시작했다. 식단을 선택하는 문제에 있어 도덕적 잣대를 내려놓고, 환경과 건강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채식을 다루게 된 것이다.

또한 미국의 과학자들과 의사 그룹에 의해 강력한 건강 식단으로 추천되면서 더 많은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영양학자였던 콜린 캠벨(T.Colin Campbell) 박사의 ‘중국 연구(The China Study)’가 뉴욕타임스에 소개되면서 그동안 강조되어왔던 동물성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의 건강상 해로운 점들이 폭로되었다. 또한 베스킨라빈스의 상속자였던 존 로빈스(John Robbins)이 쓴 [새로운 미국을 위한 다이어트(Diet for New America)][음식혁명(The Food Revolution)] 제레미 리프킨(Jeremy Refkin)의[육식의 종말(Beyond Beef)] 과 같은 일련의 먹거리 혁명을 주장하는 책들에 의해 육식의 건강상의 폐해와 반환경적인 측면이 부각되었다.

콜린 캠벨 박사(Colin Campbell. Ph.D. )의 중국연구(The China Study)

채식 식단의 유형을 고기, 생선, 달걀 및 유제품으로 단순하게 구분하는 방식과 별도로, 채식 지향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새로운 신조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채식을 하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고기를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채식 자체가 목적이기보다는 고기 소비를 덜 하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리듀스테리언( Reducetarian)’ 등이 자주 인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내가 진행하고 있는 ‘고기없는월요일(Meat Free Monday)’과 같이 정기적으로 날을 정하여 채식 식단을 실천하는 ‘간헐적 채식인(Intermittent Vegetarian)’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영국의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비게뉴어리(Veganuary)’는 매년 1월 한 달 동안 사람들이 완전 채식에 도전하도록 장려하는 챌린지 프로그램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의 참여 인원은 매년 두 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 2020년 1월에는 40만 명이, 2021년에는 51만 3천여 명이 1월 한 달 동안 비건 채식에 도전했다. 이러한 도전에 대하여 2019년 워싱턴포스트는 46%가 건강상의 이유로, 34%가 동물 학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12%가 기후 위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한 달간의 채식으로 바뀌는 것들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1월 ‘비건리셋(Vegan Reset)’이라는 이름으로 1월 한달간 채식에 도전하는 챌린지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한 달간의 채식으로 무엇이 변할까?

나는 지난 10년 이상, 한달간 채식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식단을 바꾸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변화를 체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한 달 만에 만성통증이 사라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자기 자신과 삶을 대하는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 달간의 여정을 통해 건강한 자궁을 되찾아 임신에 성공한 이들도 여러명이다.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대사성 질환은 노력 여하에 따라 매우 호전반응이 빠르다. 한달간 배부르게 채식을 하면서 뱃살이 쏘옥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강좌가 끝날 때마다 듣는 소리이다. 실제로 스스로 한 달만 완전히 채식 식단으로 생활해보면 몸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지 알 수 있다. 둔하고 무거운 느낌이 사라지고, 정신도 맑아질 뿐 아니라, 피부가 아이처럼 고와지는 것을 거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식단을 바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하여 매번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확신하게 된다. 채식의 영양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은 것은 제대로 실천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거나 너무 극단적으로 자신을 몰아부쳐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잃어버린 식단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영양의 균형을 살려 차린 채식밥상을 꾸준히 한달만 실천하면 오래된 몸의 지병이 호전될 뿐 아니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더 평안해지고, 피부가 좋아지고 젊어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채식을 통해 긍정적 변화를 경험했다 할지라도, 모든 이들이 한 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비건 채식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각자 삶의 조건 안에서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으면서 자신의 가치에 맞는 최적화된 식단을 찾기를 원했다.

일상 속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채식유형을 선택해보자. 건강도 돌보면서 지구와 동물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후위기 시대의 걸맞는 식단으로 이제 변화해보자.

 

[비건레시피]

가지템페구이

 

재료

[가지템페구이]

가지 1개

템페 100g

홍고추 1개

마늘 3쪽

다진생강 1 작은술

 

[양념]

양조간장 2 큰술

발사믹식초 3 큰술

참기름 2 작은술

다진마늘 1 작은술

조청 1 큰술

 

[토핑]

다진쪽파

옥수수

통깨

파슬리가루

비건클래스 10강 가지템페구이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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