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은 빛의 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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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은 빛의 연주회
  • 전갑남 객원기자
  • 승인 2022.11.04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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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창단 10주년 정기콘서트
11월 2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열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연주회 모습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연주회 모습

가을이 어느새 뒷걸음치는 11월 초이틀.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거리 가로수길을 멋들어지게 장식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날,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의미 있고 감동적인 연주회가 열렸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연주회가 그것이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는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혜광오케스트라는 2008년 혜광학교 고등부 관악부 창단이 모태가 되었다. 연주자 전원은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이다. 그렇지만 2011년 창단공연부터 꾸준히 정기연주회를 가지면서 실력을 다져왔다. 2012년 조수미 콘서트 협연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연주회를 통해 앞을 볼 수 없는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기쁨을 승화해오고 있다.

광명브라인드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연주. 창단 10주년 정기연주회 모습
광명브라인드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연주. 창단 10주년 정기연주회 모습
오케스트라와 발레. 김순정 발레단의 '꽃의 왈츠' 공연
오케스트라와 발레. 김순정 발레단의 '꽃의 왈츠' 공연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가수 김혁관과 소프라노 이선옥의 열창하는 모습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가수 김혁관과 소프라노 이선옥의 열창하는 모습
부평구립소년소녀합창단의 축하공연
부평구립소년소녀합창단의 축하공연

이번 연주회는 인천국제고 교사인 박기화 지휘자 아래 '라이언킹' 메들리'로 문을 열었다. 오케스트라 선율과 함께한 김순정 발레단의 '꽃의 왈츠' 순서는 관객들을 무대 속으로 바로 빠져들게 하였다. 가수 김혁건과 소프라노 이선옥이 부른 '넌 할 수 있어'라는 곡은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부평구립소년소녀합창단의 축하공연도 귀엽고 깜찍했다. 특히 '다 잘 될 거야'라는 합창곡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소리꾼 오정해가 오케스트라와 국악이 만나는 감동 어린 공연을 펼쳤다.
소리꾼 오정해가 오케스트라와 국악이 만나는 감동 어린 공연을 펼쳤다.
오정해가 '배 띄어라', '홀로 아리랑' 등을 열창하는 모습
오정해가 '배 띄어라', '홀로 아리랑' 등을 열창하는 모습

영화 '서편제' 배우로도 잘 알려진 소리꾼 오정해의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다. 오케스트라와 국악의 만남! 그녀가 열창한 '배 띄어라', '홀로 아리랑'은 좀처럼 대하기 어려운 멋진 연주였다. 관객들의 힘찬 박수로 앙코르곡 '진도아리랑'을 들을 땐 어깨춤이 들썩였다. 어려운 환경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실어주기 위해 재능기부로 멋진 공연을 펼친 국악인 오정해는 참 아름다웠다.

무대와 객석 모두 불이 커진 상황에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하여 큰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였다.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어둠 속 공연 순서였다. 무대와 객석 모두 불이 꺼진 상태에서 오케스트라는 인천 혜광학교 고준형 군의 바이올린 협연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운총)'를 연주하였다.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무대와 객석에 불이 다시 켜질 때는 놀라운 은총이 하늘에서 빛으로 쏟아지는 느낌을 받아 울컥하였다.

마지막 무대는 영국이 낳은 그룹 '아바'의 경쾌한 메들리로 끝을 맺었다. 귀에 익숙한 연주가 흘러나와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가 10년 동안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뎌 만들어낸 이번 연주회는 장애의 벽을 넘는 아름다운 선율로 감동을 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응원 박수를 보냈다.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한 단원들에게 유정복 인천광역시 시장을 비롯한 많은 분이 축하의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었다. 어둠에 친숙했던 그들이 이제 가슴에 빛을 가득 담아 세상에 당당히 서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보았다.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가 더욱 기량을 갈고닦아 세상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연주회를 계속 들려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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